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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일요일은 쉽니다 Jul 27. 2016

그런 날이 오기를

내가 알아, 넌 당연히 미래에 이런 마음일 거야



“그때는 그래서

그것마저 더 슬펐는데

지금은 그때 헤어져 줘서 고마워


덕분에 너무 좋은 사람 만났고

또 덕분에 지금 옆에 있는 사람이 더 소중하고 보석처럼 빛나서

그래서 감사하게 생각해


그 사람과 함께 있을 때는 내가

늘 눈치 보고, 참고

그 사람이 너무 불같으니까 무서워서

다 이해하고 받아들이고 그랬었거든

화낼 줄도 모르고, 속상해도 아무런 말도 못 하고

그러던 나였는데


근데 지금은 정말

그냥 나 그대로, 있는 모습 그대로 보여줘도

걱정되지 않고, 너무 편하고, 좋아서

속상한 일 있으면 같이 이야기하면서 풀 수 있고

오해 없이 서로 생각과 감정을 나눌 수 있고

그렇게 서로를 토닥여주고 함께할 수 있어서,

무엇보다 그 사람 앞에서 나 자신일 수 있어서

그래서 감사하더라고


내가 알아

넌 당연히 미래에 이런 마음일 거야

너도 그럴 거야”



그런 날이 오겠죠?

사실 나도

그 사람이 힘들다 하고, 지쳐갈 때마다

행여나 헤어지자고 말할까 두려워서

토닥이고, 달래고, 괜찮을 거라며

내 마음은 다 숨긴 채

내 마음도 어렵고, 힘들고, 똑같이 지치는 것은

늘 감추고 지내고는 했는데


이다음에 만나는 사람은

나 자신일 수 있는 사람이었으면 좋겠습니다

더 좋아한다는 것이 마음의 약점이 되는 것이 아니라

좋을 때도, 힘들 때도,

기쁠 때도, 슬플 때도,

그럼에도 불구하고 같이 이겨내자며

서로 토닥여주고, 손을 잡고 걸어나갈 수 있는

그런 사람이었으면 좋겠습니다


그래서 먼 훗날

아, 그때는 그 사람이 떠나 마음이 쓰라렸지만

덕분에 더 좋은 사람을 만났다고

말할 수 있기를

그런 날이 오기를


“이삭이 리브가를 인도하여 그의 어머니 사라의 장막으로 들이고

그를 맞이하여 아내로 삼고 사랑하였으니

이삭이 그의 어머니를 장례한 후에 위로를 얻었더라”

창세기 24:67





글. 문작가

@moonjakga on Instagram

사진. 홍작가

@d.yjhong on Instagra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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