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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일요일은 쉽니다 Aug 20. 2016

“우리 정말 사랑하긴 했을까”

"믿을 수가 없잖아"



카페에 앉아 컴퓨터를 켜고

새로 시작하는 작업을 위해 이것저것 찾아보다가

핸드폰에 문자가 와서 잠시 확인하고선

다시 화면에 집중하려는데


“좋았나 봐 널 많이 아꼈나 봐

다시 못 견디게 아픈 걸 보니”


어, 많이 들어본 노래인데

되게 친숙한 멜로디인데


“헤어져도 보내지 못하나 봐

네가 돌아와 줄 것만 같아서”


딱 일 년 전이었던 거 같다

너와 헤어지던 날

그리고 그로부터 몇 개월 동안

회사 가는 길, 집으로 돌아오는 길

그 중간중간 사이사이에

빈자리가 커질 때마다 그 자리를 채우려 듣던 노래



“우린 정말 사랑하긴 했을까 느낄 수가 없잖아

작고 좁은 나의 세상 속에 살던 넌 행복하긴 했을까

우리 닮은 지난 추억이 초라한 내 앞이라 더 눈부셔

너 있는 곳 너무 멀어 다가갈 수 없어”


마음이 너무 먹먹해서

뭐라도 자꾸 억지로 보고, 듣지 않으면

틈을 타 치고 들어오던 네 기억에


“우리 정말 사랑하긴 했을까 믿을 수가 없잖아

좋은 사람으로 네 가슴에 내 모습 남긴 했을까

네가 곁에 없는 나보다 내가 없는 네가 더 두려워

나를 지우고 쉽게 또 사랑할까 봐”


틈새로 자꾸 옛 생각이 나는 걸 막을 수가 없었어

조금만 틈을 보이면, 그 공간을 비집고 들어와 순식간에 나를 채워 버렸거든

마치 깨진 독을 겨우 몸으로 막고 있다가

숨 한번 들이마셨는데 그 사이로 물이 콸콸 쏟아져 나오는 것처럼


“우리 정말 사랑하긴 했을까 느낄 수가 없잖아

작고 좁은 나의 세상 속에 살던 넌 행복하긴 했을까

네가 곁에 없는 나보다 내가 없는 네가 더 두려워

다시 시작된 네 사랑이 마지막이 될까 봐”


조금만 틈을 보이면

치고 들어오던 네 기억에

가슴이 먹먹해지던걸

애써 손으로 막아보려 하던 시절


“우리 정말 사랑하긴 했을까”


그래도 그때 우리 행복했었으니까

그래 우리 진심이었으니까

그걸로 됐어


그걸로 충분해





Reference. "정말 사랑했을까," 브라운 아이드 소울

글. 문작가

@moonjakga on Instagram

사진. 홍작가

@d.yjhong on Instagra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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