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런 게 아니더라도, 그렇게 생각하게 되는
있지, 사람 마음을 참 모르겠구나 싶었던 게
그 사람이 헤어지자고 말하던 날
나도 모르게 그런 질문을 하고 있더라
지금까지의 마음이
진심이긴 했냐고
너무 흔한 흐름이잖아
나를 사랑하긴 했니 뭐 그런 질문
그런 걸 하고 싶지는 않았는데
그냥 나도 모르게 헤어지자는 말에
그 질문밖에 머리를 맴돌지 않더라고
그 친구가 다른 사람이 생겼다 한 것도 아니고
사실 별로 마음이 없었다고 한 것도 아니고
그저 점점 어려워지던 우리의 상황에
아무래도 이대로는 아닌 거 같다고 말한 것뿐인데
현재 네 마음이 헤어지길 바란다는 말에
이제까지의 네 마음조차 다시 되돌아보게 되더라
그 마음들이 진심이긴 했을까
정말 진심이었을까
생각할수록 바보 같은 질문이야
물론, 아닌 경우도 있겠지만
나는 알고 있었거든, 그 사람 마음도 진심이었다는 걸
현재 더는 그렇지 않다고 해서
과거도 모두 그렇지 않았다고 성립되는 건 아니라는 걸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의 바보 같은 마음은
나를 사랑하긴 했니
정말 진심이긴 했니만 되물었으니
사랑이 어쩌면
그렇게 슬픈 것일지도 모르겠다
끝나는 순간에
그 이전의 모든 기록을 한 번에 엎어버릴 수 있는
한순간에 do가 un-do가 돼버리는
그 한순간에 이전의 모든 순간이 없어지는
지금 나를 사랑하지 않으면
그 이전에도 나를 사랑하지 않은 게 되어버리는, 그런
그런 게 아니더라도
그렇게 생각하게 되는
끝 맛은 그렇게 허무하고, 씁쓸한
글. 문작가
@moonjakga on Instagram
사진. 홍작가
@d.yjhong on Instagra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