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오늘 행복하신가요?
있잖아요,
친구를 만나러 좀 멀리 다녀왔어요. 처음 가봤네요, 대전.
원래는 더 멀리 있는 친구인데, 지금 교환학생으로 한 학기 들어와 있거든요.
웬만해서는 집순이라 강남도 멀다고 안 가는데
특별한 친구라서 일 끝나자마자 표 예약하고 그다음 주로 바로 갔어요.
구경한다고 바쁘게 하루 종일 돌아다니다가
요즘에 새로 생긴 취미가 캠퍼스 구경하는 거라서
덕분에 대전에 있는 학교까지 찍고 널찍한 캠퍼스를 거닐며
짜장면 vs. 짬뽕보다 조금 복잡해진 이런저런 세상 사는 이야기를 나누는데
이 친구가 그런 말을 하는 거예요.
“근데 다들 취업 걱정하고, 미래 걱정하고 그러거든. 당연한 거고.
근데 나는 그냥, 하루하루를 행복하게 보내려고 해. 그래서 오늘이 감사해.
남들은 편하게 산다 그러는데, 걱정한다고 바뀌지 않을 미래라면
오늘을 행복하게 사는 것도 의미 있는 거 같아서.”
난 이 친구 멋진 건 알았어요, 작년 여름에도 감동을 막 던져주고 가서
멋진 친구인 줄은 알았는데 다시 보니까 진짜 멋진 사람인 거예요.
그거 되게 어려운 일이거든요. 오늘에 행복해하고, 오늘에 감사하는 거.
우리는 늘, 행복이 지나간 다음에야 행복이었다는 걸 알잖아요.
적어도 나는 그랬거든요. 지금까지 살면서 자주.
근데 오늘 안에서 오늘의 행복을 찾아낼 줄 안다는 게
정말 쉽지 않은 건데, 정말 대단한 건데…
나는 그렇게 생각해요. 정말 대단한 일이라고.
“항상 기뻐하라 쉬지 말고 기도하라 범사에 감사하라
이는 그리스도 예수 안에서 너희를 향하신 하나님의 뜻이니라”
데살로니가전서 5:16 -18
“Rejoice always, pray continually, give thanks in all circumstances;
for this is God’s will for you in Christ Jesus.”
1 Thessalonians 5:16-18
되게 간단한 말씀인데, 저는 저 말씀 앞에서 너무 많이 무너져 내리거든요.
기쁠 때는 기쁜데, 기쁘지 않을 때는 기뻐하지 못하고.
감사할 때는 감사하는데, 감사하지 않을 때는 감사하지 못하고.
기도하고 싶을 때는 기도 하는데,
바쁘거나, 마음이 다른 곳에 뺏겨있거나, 모든 기대가 사라지는 것만 같으면 기도하지 못했거든요.
생각해보면 나는 매일 하나님께 요구하는 것이 너무 많은데,
하는 일이 잘되게 해주시고, 걷고 싶은 길을 걷게 해주시고, 소원하는 최상의 통로들을 열어주시기를
이렇게 저렇게 내 생각대로, 내 마음대로, 내 뜻대로 까다롭게 주문을 하는데
근데 하나님은 되게 간단한 부탁을 하신 거예요.
하나님을 사랑하고, 이웃을 사랑하고,
하나님과 교제하고, 하나님을 경외하고,
오늘도 하나님이 주신 하루에 기뻐하고 감사하며 나아와 줄 수 없겠냐고.
시기 따라, 계절 따라, 형편 따라, 상황 따라 바뀌는 것이 아니라
그저 매일, 좋을 때나 힘들 때나 함께 걷자는 되게 간단한 부탁을 하셨더라고요.
자세히 보니까 하나님이 우리에게 원하신 마음은 환경과 상황에 얽매이지 않아요.
부자일 때만 할 수 있는 것이 아니고, 시간이 많을 때만 할 수 있는 것도 아니고,
유명해져야만 할 수 있는 것이 아니고, 관계가 풍족할 때만 할 수 있는 것도 아니더라고요.
내가 어떤 상황에 부닥쳐있어도 주님 앞에 나아가는 마음, 그거 하나만 있으면
그럼 언제든지 얼마든지 할 수 있는 건데
근데 우리는 그게 너무 어렵잖아요.
“나는 하루하루를 기쁘게 보내려고 해.
그래서 이곳에서 보낼 수 있는 오늘이 감사해.”
제일 좋아하는 찬양 가사 중에
“이제껏 내가 산 것도 다 주님의 은혜라”라는 가사가 있어요.
근데 그 찬양을 부르면서도 나는
이제껏 내가 산 건 내 덕이고,
이제껏 아직 얻지 못한 것만 주님의 은혜를 부어달라며 자꾸 엉뚱하게 구하고 만족하지 못했단 말이에요.
그래서 그 날, 오랜만에 만난 이 친구의 삶 속에서 되게 많은 깨달음을 주셨어요.
오늘에 기뻐하고, 오늘에 감사하는 삶,
그게 그녀의 삶 속에서 우러나서, 그녀의 삶을 통해 전해져서
나처럼 찬양할 때만 “주님의 은혜”라고 하는 게 아니라
삶 속에서 “주님의 은혜”라고 고백하는 그녀의 모습에
나무들로 채워진 그늘 아래 걸으며 20대에 누구나 느낄법한 고민들,
그리고 그 고민들에 대한 우리의 완성 못 한 결론을 나누며 정말 많은 도전이 되었던 거 같아요.
“지금이 좋아.
오늘이 참 감사해.”
난 이 친구 정말 멋진 거 같아요.
오늘에 행복해할 줄 알고, 오늘에 감사해 할 줄 알기에.
강남보다 한참 멀리 갔는데
덕분에 올해 들어 가장 뜻깊은 하루를 보내고 왔어요.
숙제하기 싫다는 것 외엔 큰 걱정 고민 없던 초등학교 3학년 때 만나
저 친구는 벌써 석사과정이 끝나간다는데
그 오랜 시간 서로 고민을 나누고, 여전히 기도 부탁을 할 수 있는 멋진 친구가 있어서
이 정도면 꽤 잘 산 거 같아요. 든든한 믿음의 동역자를 주셔서 참 감사합니다.
우리 오늘 기뻐하고, 오늘 감사해요.
이제껏 내가 산 것도, 다 주님의 은혜입니다.
있잖아요, 그 첫 번째
1. 오늘 행복하신가요?
글. 문작가
@moonjakga on Instagram
사진. 홍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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