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 나라를 위해 함께 기도하시겠습니까?
있잖아요,
몇 달 전에 한 단체의 교육을 들으러 갔습니다.
중간에 역할극을 해야 했는데 차갑게 무표정으로 지나가는 행인의 역할을 맡아
교육하시던 분이 감정에 이입할 수 있게 제일 싫어하는 정치인을 떠올리라고 하시더라고요.
그러고는 물으셨어요. 대통령이냐고.
다소 예민한 이야기를 꺼내려 하기에 마음이 무겁습니다.
최근에 일어났던 이런저런 일들을 두고 저도 혼란스럽고 무엇이 맞는지 모르겠다만
이번 사태를 보며 어느 순간부터 저에게 계속 주셨던 마음은 하나입니다.
신기할 만큼 계속해서 똑같은 마음을 주셨는데, 그것은 바로
죄 없는 자가 돌로 쳐라 였습니다.
사태가 터지고 조금씩 심각해질 즈음에 중국으로 몇 주 떠나있었습니다.
그곳에서 한걸음 떨어져서 볼 때는 처음에 주셨던 죄 없는 자가 돌로 치라는 마음을 잘 간직할 수 있었는데
귀국한 토요일 100만 명이 촛불집회를 하러 모였다는 뉴스에 흔들리더라고요, 생각이.
모든 일의 주권자는 하나님이라고 고백하면서도 숫자에 압도되어 주신 마음이 흔들리는 걸 보고
조금 무서웠습니다. 내가 얼마나 쉽게 흔들리는지를 깨닫고는.
어차피 인간은 완벽할 수 없으니 잘못을 덮어주거나 대충 넘어가자는 마음은 아닌 것 같습니다.
다만, 이 세상의 완벽한 통치자는 예수님밖에 없는데
그 예수님조차 이 땅에 오셨을 때 우리가 혈안이 되어 핍박하고 결국에는 십자가에 못으로 박았기에
하물며 인간을 그러하지 못하겠냐는 두려운 마음이 들었습니다.
누군가를 치켜세우는 것은 오래 걸리지만
누군가를 끌어내리는 것은 아주 잠깐이면 되니까요.
저는 정치에 있어 무엇이 옳고 무엇이 그른지 모릅니다.
누가 대통령을 두둔하거나 비난해도 그에 의견을 표하지 않습니다.
나의 주장을 강요할 필요도 없고, 나의 정치적인 견해가 옳다는 생각도 없기 때문입니다.
다만 제가 아는 것은 두 가지입니다.
첫째는 지도자는 (단순히 교회의 목회자나 사역자들뿐만이 아니라) 하나님이 세우신 사람이라는 것과
둘째는 갈등은 사탄이 원하는 것이지 하나님이 원하시는 게 아니라는 겁니다.
어떤 대통령이 좋은 대통령이고 어떤 대통령이 그렇지 못한 대통령인지,
추상적인 개념들은 있지만 삶으로 옮겨왔을 때 그렇게 살아내는 것이 무엇인지, 어떤 의미인지,
누가 하나님이 보시기에도 지혜롭고 마음에 흡족한 지도자라 부를 수 있는지
저는 모르겠습니다.
다만 분명한 것은 하나입니다.
우리의 손으로 택한 것 같아도 모든 지도자는 하나님이 세우신다는 것입니다.
우리의 마음에 맞든 맞지 않든 모든 지도자는 하나님이 세우신 사람이지요.
성경에도 여러 왕들이 나옵니다. 좋은 왕들도 나오고 그렇지 못한 왕들도 나옵니다.
그래서 더욱 다윗이 놀랍고 존경스럽습니다.
사울이 하나님의 뜻에서 돌아서고, 점점 악해지며, 자신의 목숨을 위협할 때도
그런 사울조차 하나님의 기름 부으신 종이기 때문에 다윗은 사울의 목숨을 쥐고 있는 상황에서도
그를 치지 않았습니다.
글쎄요, 뭐라 비유할 수 있을까요.
지금 이 상황에서 야당 대표가 나와 어떤 상황에서든 대통령을 지지하겠다는 것으로도 비교할 수 없겠죠.
적어도 목숨이 오가는 상황은 아니니까요.
분명 잘못은 있습니다. 너무 크고 깊은 잘못이라 많은 상처가 되고 혼란을 빚고 갈라놓은
결코 작은 실수로 넘어갈 수는 없는 잘못들입니다.
다만, 사울이 그렇게 악한 왕이 되어갈 때도 다윗이 사울을 함부로 죽이지 않았던 것이
참 어려웠겠고 정말 대단하다 싶을 뿐입니다.
우리 학교는 역사적으로나 오늘날에나 시위를 많이 하는 축에 속합니다.
제가 다니던 때에도 가장 대표적으로 등록금 인상 문제를 놓고 여러 차례 시위가 일어났습니다.
주립대학인데 점점 인상되는 학비에 학생들이 일어선 거죠.
평화롭게 시작되었던 시위는 늘 “총장은 사퇴하라”와 함께 경찰들과 갈등을 빚으며
다소 과격하게 마무리가 되었습니다.
그즈음에 학생 20명 정도를 초대한 총장님과의 대화에 참석한 적이 있습니다.
그 자리에서 당연히 등록금 인상 문제에 대한 이야기도 나왔지요.
총장님은 학생들이 자기들의 주장을 펼치는 것은 지지하나, 조금 아쉬움이 남는다 하셨습니다.
본인이 학생이시던 시절에는 그렇게 정부와 대립하는 상황이 벌어졌을 때 (주립대이기 때문에)
학생들이 캘리포니아의 수도는 물론 워싱턴까지 가서 정부와 적극적으로 협상하는 모습을 보였었는데
오늘날의 시위는 캠퍼스에서 소리를 크게 내는 것에 그쳐 아쉽다는 말씀을 하셨습니다.
정말 그 갈등을 해결하고 싶으면 리더들이 조금 더 적극적인 모습을 보여야 하는데
단순히 소리를 크게 내는 것으로 이슈를 끌고는 끝난다는 것입니다.
“This city is broken in some ways.
We have decided that rather than confront the disagreements and the differences of opinion,
we’ll simply annihilate the person who disagrees with us.”
Justice Clarence Thomas
옳은 이유에서 시작된 비판일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빈틈을 틈타 마귀는 교묘하게 조종하려 들기 시작할 겁니다.
가정을 무너뜨리길 원하고 공동체를 파괴하기를 좋아하는 마귀가
한 나라를 서로 갈라서게 했으니 이보다 더 기쁜 일이 어디 있겠습니까.
생각해보면 섬뜩합니다.
옳은 것을 위해 목소리를 내고 주장을 앞세워야 한다는 악의 없는 목적일지 몰라도
마귀는 어느 순간이든 빈틈을 파고들어 와 자신의 도구로 이용할 줄 아는 아주 똑똑한 적입니다.
이 상황을 보며 그런 생각을 합니다.
과연 지금 이 모습을 하나님이 기뻐하실까, 사탄이 기뻐할까.
안타깝게도 제 답은 제 답이 아니었으면 하는 답이 되어버렸습니다.
그리고 적은 이 불씨를 이용해 나라를 더욱 갈라놓으려 애쓸 것입니다.
저는 사람을 미워할 때가 많습니다. 사람 때문에 힘들어할 때도 많습니다.
그러나 그때마다 항상 기억하려 하는 말씀은 우리의 적은 서로가 아니라 사탄이라는 것입니다.
잘못한 것은 바로잡되 우리가 항상 기억해야 할 것은
적어도 크리스천으로서 그 어떠한 상황에서도
하나님이 원하시는 방향으로 일이 흘러가기를 힘써야 한다는 것입니다.
이번 미국 대선에 있어 저는 힐러리를 지지했습니다.
트럼프가 대통령이 되는 건 있을 수 없는 일이라 생각했습니다.
그래서 개표가 시작된 후 힐러리가 당선될 확률이 점점 낮아지고 최종적으로 이기지 못한 걸 본 후
놀라움과 충격에 휩싸여 아무런 말도 나오질 않았습니다.
그러나 아무리 제가 지지하지 않았던 후보라 하더라도
“Not my president”라며 시위가 일어나는 것에 대하여는 반대합니다.
그만큼 저도 트럼프가 대통령이 되는 걸 원하지 않았고 여전히 신뢰한다 할 수는 없지만,
그를 대통령으로 세우셨다면 그분에게 좋은 사람들과 팀을 붙여주셔서
우리가 생각지 못한 방법으로 일을 해나가실 주님을 기대하고 기도하는 수밖에 없기 때문입니다.
교회는 단합해야 합니다.
정치는 객관적일 수 없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교회는 단합해야 합니다.
그것이 모두가 여당을 지지하거나 모두가 야당을 지지함으로 단합해야 한다는 것이 아니라
이 나라가 갈라서지 않기 위해, 사탄의 도구가 되지 않기 위해 함께 기도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이 시점에 더욱 중요한 것은
적이 이 상황을 자신의 것으로 더는 끌고 가지 못하게 우리가 합심하여 기도하는 것입니다.
인물이나 당을 보고 행동하는 것이 아니라
이 나라가 주님의 도구로 쓰임 받아야 하지 사탄의 도구로 사용되지 않기 위해
대한민국을 위해 기도해야 합니다.
모든 일은 하나님의 섭리이고 그분이 모든 일의 주권자라는 걸 인정하기에
이곳에 말할 수 없는 탄식으로 나라를 위해 하나님께 아뢰고 기도하는 사람이 많으면 많을수록
하나님은 이 나라를 버리지 않으실 것입니다.
눈물을 쏟는 백성들이 있는 곳을 그분은
외면하지 않으시니까요.
그래서 오늘
나라를 위해 기도하려 합니다.
대한민국을 위해 기도하려 합니다.
함께 기도하시겠습니까?
있잖아요, 그 여덟 번째
8. 나라를 위해 함께 기도하시겠습니까?
글. 문작가
@moonjakga on Instagram
사진. 홍작가
@d.yjhong on Instagram
세계중보기도센터에서 온 기도 제목입니다.
1. 이번 사태가 단체나 개인의 목적을 이루기 위한 옳지 못한 계획으로 악용되지 못하게 하옵소서
2. 정치적 목적을 나라의 안위보다 우선하는 파국적 행위가 일체 중단되게 하옵소서
3. 대통령의 사과에 이어 진정성 있는 반성과 올바른 개혁으로 국정의 안정과 안보가 든든하게 회복되게 하옵소서
4. 사태의 전말에 대한 조사가 바르게 이루어지되 국가 안녕과 국가 경제와 국민의 권익이 보호되게 하옵소서
5. 무엇보다 하나님의 뜻대로 이 나라가 운영되게 하시고 사악한 흑암의 권세가 이 나라를 흐리지 못하도록 주의 의로운 빛으로 비추시고 주의 강한 손과 팔로 대한민국을 지켜주옵소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