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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일요일은 쉽니다 Jan 18. 2017

출근하는 네 모습 속에

나의 일부가 담겨있는지 알 수 없는 게



처음 간 해외 출장이었어

마지막 날 여유가 생겨서

여기저기 돌아다녔고

그러다 넥타이를 보니

네 생각이 나더라


선물하고 싶었어

얼마 안 있으면 정장을 입고 출근해야 할 테니

그때 내가 선물해준 와이셔츠에

이 넥타이를 매면 멋지겠다

그런 생각


선물이 뭐냐는 네 말에도

비밀이라며 아무런 말을 안 했지만

넌 몰랐겠지

그 넥타이 하나 고르기 위해

엄마한테 사진을 30장은 보낸 것

이게 예뻐, 아니면 이게 예뻐? 하며



근데

그 선물을 전해주기도 전에

이별을 고한 너는

내게 아직 네 넥타이가 있다는 사실을

 사이에 잊어버린 것인지

그렇게 멀어져 버렸고

그렇게 한참을 묻은 채 지내다가


너한테 직접 연락을 하고 싶지는 않았어

부담될 테니까

그래서 네 친구에게 대신 연락을 했지

내가 보낼 게 있어서 그런데

혹시 네 주소 좀 알려줄 수 있냐고


아, 그러고

오늘 내가 물어봤다는 거

너한테 말하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소포가 가려면 시간이 걸릴 텐데

그 시간 동안 네 마음이 무거울 필요는 없으니까


나는 그 친구가

나와 한 약속을 지켜줄 줄 알았는데

나중에 너에게 미리 말을 했다는 걸 듣고 나서

살짝 화가 났지만


그걸 기다리는 짧지 않은 시간 동안

넌 매일 언제 울릴지 모르는 초인종에

얼마나 불편했을까 미안하더라



아마 우리의 추억들이 담긴 소포라 생각했겠지

그랬을 거야, 그러고 넌 놀랐겠지

편지며, 사진이며, 선물이 담긴 상자 대신

얇은 직사각형 모양의 포장을 보고


글쎄

너는 그걸 받고

고맙다는 문자를 남겼지만

네 마음이 어땠을지

이제 나는 더는 알 수가 없기에


내 첫 출장 기념 너한테 선물하려고 산 거였으니까

내가 갖고 있는 것보다

혹은 그걸 다른 사람한테 선물하는 것보다

너한테 주는 게 맞을 것 같았어

우리가 아직 함께일 때 골랐던 넥타이니까

넥타이는 아무런 잘못이 없잖아


네 마음이 왜 갑자기

한쪽 끝에서 그 건너편 끝으로 변했을까

내가 다 헤아릴 수 없는 이유 때문에

마음이 아프고는 하지만


출근하는 네 모습 속에

나의 일부가 담겨있는지

알 수 없는 게


그게 더 아픈 것 같다





글. 문작가

@moonjakga on Instagram

사진. 홍작가

@d.yjhong on Instagra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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