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일부가 담겨있는지 알 수 없는 게
처음 간 해외 출장이었어
마지막 날 여유가 생겨서
여기저기 돌아다녔고
그러다 넥타이를 보니
네 생각이 나더라
선물하고 싶었어
얼마 안 있으면 정장을 입고 출근해야 할 테니
그때 내가 선물해준 와이셔츠에
이 넥타이를 매면 멋지겠다
그런 생각
선물이 뭐냐는 네 말에도
비밀이라며 아무런 말을 안 했지만
넌 몰랐겠지
그 넥타이 하나 고르기 위해
엄마한테 사진을 30장은 보낸 것
이게 예뻐, 아니면 이게 예뻐? 하며
근데
그 선물을 전해주기도 전에
이별을 고한 너는
내게 아직 네 넥타이가 있다는 사실을
그 사이에 잊어버린 것인지
그렇게 멀어져 버렸고
그렇게 한참을 묻은 채 지내다가
너한테 직접 연락을 하고 싶지는 않았어
부담될 테니까
그래서 네 친구에게 대신 연락을 했지
내가 보낼 게 있어서 그런데
혹시 네 주소 좀 알려줄 수 있냐고
아, 그러고
오늘 내가 물어봤다는 거
너한테 말하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소포가 가려면 시간이 걸릴 텐데
그 시간 동안 네 마음이 무거울 필요는 없으니까
나는 그 친구가
나와 한 약속을 지켜줄 줄 알았는데
나중에 너에게 미리 말을 했다는 걸 듣고 나서
살짝 화가 났지만
그걸 기다리는 짧지 않은 시간 동안
넌 매일 언제 울릴지 모르는 초인종에
얼마나 불편했을까 미안하더라
아마 우리의 추억들이 담긴 소포라 생각했겠지
그랬을 거야, 그러고 넌 놀랐겠지
편지며, 사진이며, 선물이 담긴 상자 대신
얇은 직사각형 모양의 포장을 보고
글쎄
너는 그걸 받고
고맙다는 문자를 남겼지만
네 마음이 어땠을지
이제 나는 더는 알 수가 없기에
내 첫 출장 기념 너한테 선물하려고 산 거였으니까
내가 갖고 있는 것보다
혹은 그걸 다른 사람한테 선물하는 것보다
너한테 주는 게 맞을 것 같았어
우리가 아직 함께일 때 골랐던 넥타이니까
넥타이는 아무런 잘못이 없잖아
네 마음이 왜 갑자기
한쪽 끝에서 그 건너편 끝으로 변했을까
내가 다 헤아릴 수 없는 이유 때문에
마음이 아프고는 하지만
출근하는 네 모습 속에
나의 일부가 담겨있는지
알 수 없는 게
그게 더 아픈 것 같다
글. 문작가
@moonjakga on Instagram
사진. 홍작가
@d.yjhong on Instagra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