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일요일은 쉽니다 Feb 15. 2017

그리고 그렇게 우연에 기대

한 번 더 마주쳤더라면



“그 날 기억나지?

네가 회사 일이 바빠서 잠도 몇 시간 못 자면서 나한테 전화했었는데,

내가 운동하러 가야 해서 통화 못 한다고 한 날.”


“그때 우리는 단순히 통화하냐 마냐에 문제였던 게 아니라

우리가 너무 다른 세상에서 살게 되어 버려서.

서로가 함께 같은 공간, 또 같은 시간 속에 공존하지 않는 한

서로를 이해하기란 점점 어려워져서.”


“전화하냐 마냐를 놓고 마음이 엇갈렸던 게 아니라,

우리의 세상을 놓고 마음이 엇갈려서,

그래서 그랬던 거야.”


“지금 돌아보면 나는 그때의 너도 이해가 가고, 그때의 나도 이해가 가고…

더 함께해주지 못해 미안할 뿐이야,

그때의 우리에게.”



만약 그때, 집으로 가는 길이

낯설던 서울이 아니라 함께 걸었던 이 길이었다면,

한 번쯤은 우연히 마주쳤을까요?


그리고 그렇게 우연에 기대 한 번 더 마주쳤더라면,

우리는 달라졌을까요…





글. 문작가

@moonjakga on Instagram

사진. 홍작가

@d.yjhong on Instagram

매거진의 이전글 그렇게 끝까지 우리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