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거진 있잖아요

있잖아요, 그 열일곱 번째

17. 사람을 살리는 사람

by 일요일은 쉽니다




있잖아요,


저는 엄마 배 속에 있을 때부터 교회를 다녔어요.

그래서 주일 및 평일은 초등부, 중등부, 고등부, 대학부, 청년부 모두 교회에서 보냈죠.

그 긴 세월 동안 다양한 사람들을 만나고, 다양한 프로그램을 하고, 다양한 공동체를 거쳐 갔는데

그만큼 또 다양한 리더를 만났어요.


근데 리더란 역할이 참, 쉽지 않아요.

말 그대로 내가 낳지도 않은, 나와 아무런 연관이 없는 사람들을

어떤 면에서는 가족보다도 더욱 사랑으로 인내로 품어야 하니 그게 얼마나 어렵겠어요.

리더는 사명감으로 역할을 맡게 되더라도, 자기 셀 혹은 순, 또는 구역이나 공동체 안에

들어오게 되는 멤버들은 꼭 그런 같은 마음으로 들어오는 게 아니니까.

그냥 떠밀려서 하기도 하고, 하라니까 하기도 하고, 다들 하니까 하기도 하고,

뭐라도 해야 할 것 같아서 하기도 하고 여러 이유로 공동체에 들어오게 되기 때문에

멤버 모두가 리더처럼 이 공동체를 사랑하고 섬겨야겠다는 마음으로 들어오진 않으니까요.

저 또한 상당 기간을 그런 마음 없이 공동체에 소속되어 있었고요.


근데 그런 마음으로 있다 보면 공동체 생활에 별로 기쁨이나 감사, 또 의미가 없을 때가 많아요.

리더가 수고하는 노력을 보지 못하고 그래서 그 수고를 감사하지도 못하지만,

본인도 은혜를 받지 못하고 몸만 왔다 갔다 하다 끝날 수 있거든요.

그 과정에서 리더도 힘이 들고 지칠 수 있죠. 원래 사람을 사랑하는 일이 그렇게 어려운 일이니까요.


그렇게 나이가 들고, 나라를 옮겨 다니고, 이 공동체 저 공동체 참 많이 겪었어요.

그러고 어른이 되어가면서 점점 마음이 딱딱하게 굳어가던 즈음,

공동체를 사랑하는 건 참 어려운 일이구나 하며 떠나야겠다고 마음속으로 결정하려던 즈음,

혼자서 헤쳐나가는 게 덜 상처받는 길이겠다고 그만 조용히 나가려던 즈음

그때 지금의 셀을 만나게 되었어요.


사실 처음에는 별다른 기대가 없었어요.

이미 딱딱해지고 굳어진 마음으로 공동체의 진정한 의미를 깨닫지 못한 때였으니까.

그래서 상처받고, 상처받으면 판단하고 떠나게 되던 그런 시기였는데

근데 아무런 기대 없이 옮기게 되었으니까 일단은 다녀야겠다 했던 모임에서

좀 신기한 리더를 만나게 된 거죠.


진심인 리더

정성인 리더

인내하고 기다리는 리더

찬양하는 리더

기도하는 리더

섬기는 리더


사람을 살리는 리더


하나님 앞에서 진심인

또 사람 앞에서 진심인

말씀을 경외하고 그에 따라 살아가려 노력하는

자기보다 셀원들을 먼저 생각하는

아낌없이 나누고 헌신하는

주어지는 역할에 순종하는


약해지고 악해져 가는 시대에서

자기중심으로 살아야 한다고 나의 이익을 위해 살아야 한다고 가르치는 사회에서

그와 참 반대되는 모습으로 살아가는

영원한 것을 위해 걸어가는, 또 달려가는

그런 리더 말이에요.


이미 딱딱하게 굳어버린 마음까지 다시 부드럽게 만드는,

상처받아 점점 닫혀가던 마음마저 다시 열리게 하는,

그런 리더 말이에요, 그런 리더.

사람을 살리는 리더,

사람을 살리는 어부.


그래서 낯선 서울에 와서 이리 치이고 저리 치이고

회사에서도 교회에서도 그 어떤 공동체에서도 정을 붙이지 못하고 갈 바를 알지 못할 때

곁에 와서 붙잡아주고, 붙들어주고, 무너지지 않게 손을 잡아줘서

그래서 내가 넘어진 자리에서 다시 일어서서 마음을 열 용기를 낼 수 있게 해주었어요.

정말 대단하죠?

어른이 되어가며 덜 보이고 더 감추는 것이 현명하다 가르치는 사회에서

그래서 점점 내 모습을 잃고 나 자신을 잃고 나도 모르겠는 무채색의 내가 되어갈 때

다시 나 자신이 될 수 있게 해 준 사람, 다시 숨을 쉴 수 있게 해 준 사람.

내가 온전히 내 모습 이대로 말하고, 행동하고, 교제해도

그 모습 그대로 귀하게 여겨주고 소중하다 말해주는 사람.

사람을 살리는 리더,

사람을 살리는 어부.


꼭 한번 살아보고 싶었던 서울은, 꼭 돌아가고 싶었던 서울은

삭막하고 답답한 도시로 자리 잡아 이곳도 집이 아닌 것 같다며 슬퍼하던 마음 가운데

이곳에 정을 붙일 수 있게 해 준 사람, 이곳을 집 삼을 수 있게 해 준 사람.

나를 위해 기도해주고 기다려주고 들어주고 위해주고

기쁜 순간이나 슬픈 순간이나 높은 산에서나 거친 들에서나 모두 함께해준 사람, 그런 리더.

영혼을 귀하게 여기고, 영혼을 위해 간절히 구하고, 영혼을 살리는.

예수님의 향기가 나는, 예수님의 제자다운 제자가 되기 위해 노력하는.

사람을 살리는 리더,

그런 리더 말이에요.


그래서 주일날이 얼마나 기다려지는지 몰라요.

함께 예배를 위해 중보하며 준비할 수 있는 시간이, 함께 찬양하고 말씀 들을 수 있는 시간이,

또 함께 교제하며 나눌 수 있는 시간이.

그렇게 친밀해지고 깊어져서 이제는 일요일뿐만이 아니라 월요일에서 토요일까지

모든 요일 가운데 서로 들어줄 수 있고 마음을 나눌 수 있고 기도해줄 수 있고

오늘 하루를 살아가는데 함께 걸어갈 수 있는 이런 든든한 동역자가 있다는 게

이렇게 놀랍고 위대한 거예요.

메말라가던, 굳어가던, 딱딱해지던 나를 살려준 리더,

그리고 그 리더가 중심에 있는 공동체가 말이죠.


우리 셀이 얼마나 소중하고 감사한지 몰라요. 얼마나 건강한지 몰라요.

그냥 일주일에 한 번씩 만나서 한 주간 어떻게 살았는지 나누고 끝나는 게 아니라

삶을 나눌 수 있어서, 예수님에 대한 사랑을 나눌 수 있어서,

서로 격려하고 응원하고 이 길의 매 순간을 함께 할 수 있어서,

그래서 너무 건강한 셀, 건강한 리더, 그리고 건강해진 내가 있더라고요.


새해를 맞이하며 다시 한번 올 한 해도 주님께 맡겨드리며 공동체를 위해 기도하다

셀장을 위해 기도하는 가운데 그런 마음을 주셨어요.

아, 만약에 우리 셀장 같은 리더가 열 명, 스무 명, 백 명이 있으면

그 공동체는 절대 망할 수 없겠다. 그 공동체는 절대 무너질 수 없겠다.

찬양으로 말씀으로 기도로 하루를 무장하는데 사탄이 비집고 들어올 틈이 없겠다.

건강한 공동체를 가장 싫어하는 만큼 그 어떤 때보다 강한 공격으로 우리를 무너뜨리려 할 때

중심에 건강한 리더가 서 있기 때문에 축이 흔들릴 일이 없겠다.


사람을 살리는 리더가 그 중심에 있기에.

사람을 살리는 리더가 그 가운데에 자신의 마음을 다해 정성을 다해 서 있기 때문에.


그래서 내가 한 가지 다짐한 게 있어요.

우리 리더를 절대 혼자 싸우게 해서는 안 되겠다.

절대 혼자 다 맞서고 혼자 다 막아내게 둬서는 안 되겠다.

그 중심에 건강히 서 있을 수 있게 내가 전방에서 또 후방에서 중보 해야겠다 말이죠.


“그 때에 아말렉이 와서 이스라엘과 르비딤에서 싸우니라

모세가 여호수아에게 이르되 우리를 위하여 사람들을 택하여 나가서 아말렉과 싸우라

내일 내가 하나님의 지팡이를 손에 잡고 산 꼭대기에 서리라

여호수아가 모세의 말대로 행하여 아말렉과 싸우고 모세와 아론과 훌은 산 꼭대기에 올라가서

모세가 손을 들면 이스라엘이 이기고 손을 내리면 아말렉이 이기더니

모세의 팔이 피곤하매 그들이 돌을 가져다가 모세의 아래에 놓아 그가 그 위에 앉게 하고

아론과 훌이 한 사람은 이쪽에서, 한 사람을 저쪽에서 모세의 손을 붙들어 올렸더니

그 손이 해가 지도록 내려오지 아니한지라

여호수아가 칼날로 아말렉과 그 백성을 쳐서 무찌르니라”

출애굽기 17:8-13


마치, 하나님의 지팡이를 손에 잡고 선 모세가

손을 들면 이스라엘이 이기고 손을 내리면 아말렉이 이겼던 것처럼,

그래서 아론과 훌이 양쪽에서 모세의 손을 붙들어 올려

그 손이 해가 지도록 내려오지 않을 수 있었던 것처럼

우리 리더가 그 중심에 서서 하나님의 지팡이를 손에 잡고 팔을 높이 들 때에

우리가 모든 쪽에서 그 팔이 지치지 않도록 더욱 기도에 힘써야겠다고.


그 기도는 리더를 위해서 하는 것이지만 결국에는 우리에게 돌아오는 기도예요.

리더가 살아야 공동체가 살고 공동체가 살아야 우리가 살기 때문에

우리 모두를 위해 뿌리고 심는 기도인 거죠.

내 삶을 살기에도 바쁜데, 내 기도하기에도 바쁜 데가 아니라

정작 정말 나를 위해서 하는 기도인 거예요.

중심이 흔들리지 않아야, 중심이 무너지지 않아야 굳건히 서 있을 수 있으니까요.

그래야 우리가 적의 공격에 속지 않고 영원한 것을 위해 달려갈 수 있으니까요.


리더의 자리는 때로는 무섭고, 무겁고, 또 외로운 자리예요.

내가 낳지도 않은 남을 위해 나 자신처럼 사랑하고 섬겨야 하는 자리, 결코 쉬운 자리가 아니죠.

우리 셀장이 정말 특별한 것도 있지만, 한해 한 해가 지나며 돌아보면

사실 모든 리더는 공동체를 살리기 위해 헌신하고 나아온 사람들입니다.

그래서 우리는 우리의 리더를 위해, 사역자들을 위해, 또 공동체를 위해

기도해야 할 책임이 있고 의무가 있어요.

리더가 우리를 위해 헌신할 때 우리도 그들을 위해 중보해야지만 건강한 공동체가 이루어지니까요.


우리 셀장 같은 사람 다섯 명, 열 명, 스무 명이 있으면 그 공동체는 망할 수 없어요.

사람을 살리는 어부가 있는데 어떻게 그 공동체가 시름시름 앓겠습니까.

근데 그런 리더를 위해 기도하는 사람들이 백 명, 이백 명, 삼백, 사백

그 공동체를 전부 수놓을 만큼 가득하면

그러면 그 공동체는 절대 그 어떤 공격에도 무너질 수가 없습니다.


우리는 그런 교회를 세우기 위해 힘써야 합니다.

고개를 돌리는 곳마다 한국교회의 위기라고, 교회가 흔들리고 무너지고 있다 말하는 이 시대에서

우리가 일으켜 세워야 합니다. 우리가 깨어있어야 합니다.

우리가 기도해야 합니다. 우리가 중보해야 합니다.

우리가 교회니까요. 그래서 우리가, 우리의 몸과 마음이 진정한 교회가 되어야 합니다.


사람을 살리는 리더.

사람을 살리는 어부.

사람을 살리는 교회.


그게 우리가 되어야 합니다.

바로 내가 되어야 합니다.


“여호와께서 모세에게 이르시되 이것을 책에 기록하여 기념하게 하고 여호수아의 귀에 외워 들리라

내가 아말렉을 없이하여 천하에서 기억도 못 하게 하리라

모세가 제단을 쌓고 그 이름을 여호와 닛시라 하고

이르되 여호와께서 맹세하시기를 여호와가 아말렉과 더불어 대대로 싸우리라 하셨다 하였더라”

출애굽기 17:14-16


있잖아요, 그 열일곱 번째

17. 사람을 살리는 사람


글. 문작가

@moonjakga on Instagram

사진. 홍작가

@d.yjhong on Instagram



** 제가 다니는 교회는 신촌성결교회 청년부입니다.

http://springutd.modoo.at/ 들어가시면 청년부에 대해 더 자세하게 나와 있습니다.

누구든지 관심이 있으시거나 예배에 참석해보고 싶으신 분들은

밑에 댓글 남겨주시면 제가 함께하겠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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