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시절 나는, 그걸로 충분했었어
하진아 나는
그 시절 그 친구를 마음에 품고 간직할 때
그냥 그 친구가 살아있다는 것만으로
나한텐 충분했었어.
12시간이 떨어진 거리에
기쁜 날도 슬픈 날도 옆에 없고
통화도 시차 때문에, 일 때문에 마음대로 할 수 없고
그렇게 끊어진 듯한 시간이 훨씬 길었지만
그때는 그냥 정말
그 친구가 살아있다는 것만으로 충분했었어.
그 사람이 그곳에서 숨 쉬고 있다면
그걸로 서운함이나 아쉬움, 답답함
그 모든 것이 씻겨지고 잊혀지는.
그걸로 충분했었어.
다만
그 사람은
같은 마음이
아니었을
뿐이야.
네가 그 친구를 다시 만나게 될지
혹은 새로운 사람을 만나게 될지
나는 모르지만
그냥, 살아 숨 쉬고 있는 것만으로 됐다
그걸로 충분하다 말할 수 있는
그런 사람을 만나게 될 거라 믿어.
그때까지 네 말대로
조금씩 깨어지고 부서지고 무너지며
마음 훈련을 해내가길.
밤하늘 속 별처럼
너와 내가 눈부셨던
기억 추억 너무 많아서
우리 사랑도 별빛 같았어
영원할 줄 알았던
우린 오늘 무너지고 말았어
그만하자는 너의 한마디 말에
더 사랑 못 하고
헤어질 수밖에 없는 우리
더는 우리가
보낼 시간조차 없게
헤어질 수밖에 없는 우리
어떻게 하면 나
돌아서는 너처럼
쉽게 떠나보낼 수 있을까
꿈인 줄만 알았어
꿈이기를 눈을 감고 빌었어
숨이 막혀서 아무 말도 못 하고
잡을 수도 없이
헤어질 수밖에 없는 우리
더는 우리가
보낼 시간조차 없게
헤어질 수밖에 없는 우리
어떻게 하면 나
돌아서는 너처럼
쉽게 떠나보낼 수 있을까
오랜 시간 함께 해왔던
우리 이름과 모습 기억들 전부 다
그래 전부 다 흘러
잊혀질 수밖에 없는 우리
그래 우리가 함께했던 기억 모두
다 잊혀질 수밖에 없는 우리
시간 지나면 언젠가
돌아서던 너처럼
떠난 너를 잊을 수 있을까
2017.10.22 다섯 줄 사연
Reference. 김나영, 헤어질 수밖에
글. 문작가
@moonjakga on Instagram
사진. 홍작가
@d.yjhong on Instagra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