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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일요일은 쉽니다 Sep 12. 2021

리더의 말 그릇, 김윤나

영향력은 기술이 아니라 존재감에서 나옵니다

 

모임, 아홉 번째

210908, 이번 주는 안국역에서 또 한번의 황홀했던 시간을

※가공되지 않은 raw data 그대로입니다



[대화 시작]


Y: 어땠나요 이번 책은? 


S: 되게 어려웠어요. <글쓰기의 쓸모>랑 느낌이 좀 달랐어요. 이게 훨씬 매뉴얼스럽게 나온 거 같아요. 유용하긴 했어요. 언니는요? 


Y: 나는 처음에는 되게 흥미롭게 읽었어. 근데 후반부로 갈수록 그냥 앞부분의 연장선? 계속 반복하는 느낌이어서 좀 루즈하다고 느껴졌어. 근데 한마디로 진짜 딱 매뉴얼! 여기에서 얘기해 주는 모든 걸 내가 적용해서 직장에서든지 나의 삶에 리더로서 있을 때 접목시킨다면 최고의 리더가 될 수 있겠구나 했지. 


근데 이거는 <리더의 말 그릇>이지만 사실상 리더에게만 해당되는 게 아니라 우리의 말이 어떻게 잘 상대방에게, 상대방의 마음에 전달될 수 있느냐에 대해서 되게 잘 설명해 주는 그런 책인 거 같아. 사람과 사람과의 대화의 기술에 있어서 되게 필요한 내용들을 잘 정리해 주셨어. 


S: 맞아 맞아. 시작하는 질문으로 언니는 언니의 말하기 스킬을 어떻게 평가해요? 


Y: 나는 우선 평가를 한다면... 말하기 스킬이 그렇게 높은 것 같지 않아. 근데 내가 싫어하는 말의 스타일은 있어. 나는 똑같은 말을 반복하는 건 안 좋아해. 그러다 보니 내 말하기 스킬에서 그 부분은 염두에 두고 말하려고 하는 편인 것 같고... 또 장황하게 말하는 편인 것 같아. 


S: 진짜?


Y: 쓸데없는 조미료를 많이 쳐서, 사람들이 기대감을 갖고 듣지만 사실상 내용물이 그다지... 없다? 내 말이 좀 그런 것 같아. 그래서 다른 사람들과 얘기할 때도 처음에 인트로는 모두가 흥미롭게 들어. 근데 내 말이 길어지지? 그럼 조금씩 흥미를 잃어가는 게 보이면 (웃음) 급 마무리 짓지.  


S: 난 한 번도 그렇게 안 느꼈는데.


Y: 그래? 그래서 그런 거 있잖아. "이 연사 자신 있게 외칩니다!" 웅변, 그런 것도 스킬 중에 하나니까 좀 배워보고 싶다 느끼긴 했지. 


S: 저는 말... 상황에 따라서 다른 거 같아요. 잘할 때도 있고 못할 때도 있는 것 같은데 - 


Y: 너 잘해, 되게 조리 있게. 기승전결이 있어. 


S: 그래요? 제가 잘한다고 느낄 때는 가끔 친구들이 네 얘기를 들으면 드라마를 보는 거 같다, 상상이 간다 -


Y: 오, 맞아! 


S: 재밌다 하면 그럴 때는 내가 말을 잘하나 보다, 혹은 스토리텔링을 잘하나 보다... 아니면 가끔씩 발표할 때도 긴장이 안 되는 날은 나가서 잘 떠드는 것 같고... 근데 내가 말을 잘 못한다고 느낄 때는 뭔가 껄끄러운 상황에서 솔직하게 얘기해야 될 때? 되게 빙빙 돌려서 하거나, 안 하거나, 그게 주로 화를 불러오는 거 같아요. 


Y: 나는, 내가 말을 못 한다고 느끼는 장소는 회사인 것 같아 (웃음). 회사에서는 말을 못 하겠어. 제일 신경을 곤두세워서 말을 하는 곳이기도 한 것 같아. 내 말 한마디가 되게 조심스럽고, 내 말 한마디가 잘못 전달되었을 때 화근이 될 수 있는 걸 고려하다 보니 이제 굉장히 조심스럽고... 


S: 상상이 안 간다. 셀 리더로서는 한 번도 안 그랬어요. 


저는 첫 번째 질문으로 썼던 건, 이건 서론에 나왔던 건데,

"리더십의 본질은 사람을 통해서 성과를 만드는 것입니다.
이때, 사람과의 연결을 가능하게 하는 것은 '마음'입니다.
우리는 마음을 자기 자신, 즉 자신의 존재감으로 인지하기에 자신의 마음을 알아봐주는 사람에게
빗장을 열고 기꺼이 협력하게 됩니다."

누군가 언니의 마음을 잘 터치해 줬던 경험? 그리고 왜 그렇게 효과적이었던 것 같은지?


Y: 음... 전에 셀의 어떤 친구에게 어떻게 해줘야 될지 몰랐을 때... 내가 어떻게 해줘야 할까 고민하고 고민을 했는데도 결국 나의 결론은 내가 무능하고 내가 부족해서 그 친구의 필요나 상황들을 온전히 헤아리지 못하는 것 같다, 내가 자격이 없는 것 같다는 결론을 내리고 목사님을 찾아간 적이 있었어. 


그때 목사님이 해주셨던 이야기는 이거였어. 다 똑같다. 리더라고 해서 뭔가 대단한 스킬을 갖고 있는 것도 아니고, 나도 그렇고 너도 그렇고 우리는 다 똑같은데, 다만 의사는 사람의 목숨을 살리는 일이지만 우리는 사람의 영혼을 살리는 일이기 때문에 오히려 더 어려운 걸 수도 있겠다, 그런 얘기를 해주셨어. 


근데 그 한마디는, 내가 셀을 이끌어가면서 친구들의 니즈,  친구들의 문제를 해결하지 못할 때마다 떠오르는 메시지가 됐어. 우선 목사님은 나에 대해, 내 감정에 대해, 나 스스로가 자괴감이 들고 있는 부분에 대해 같이 공감을 해주셨어. 그러고 나서 이제 우리는 영혼을 살리는 거라는 코멘트가 진짜 실질적인 해결은 아니었지만 내 감정을 추스르는 데 되게 큰 도움이 됐던 것 같아. 


S: 되게 적절한 말인 것 같네요. 


Y: 적절한지만 무거운 말인 것 같아. 목사님은 어디서 그 말을 배우셨을까? 


S: 저도 협력을 이끌어내는 가장 좋은 것 중에 하나가 일단 그 사람을 이해해 주고 공감해 주는 전제가 깔리면 그 다음에 확실히 마음을 열어서 도와주게 되는 것 같아요. 그래서 지금 내가 누군가의 직원으로 있을 때는 내가 힘든 거 아니면 나의 가능성을 탭 하면서 얘기해 주면 좀 더 그 사람을 위해 열심히 일하는 게 되는? 저는 칭찬의 힘을 믿기 때문에 이런 건 되게 잘했다, 이런 건 좀 더 잘해보자라고 얘기해 주는 리더를 위해서는 더 열심히 하게 되는 것 같아요. 마음을 닫아버리는 말들도 있잖아요. 


Y: 그렇지.


S: 이런 건 너무 기본적인데 왜 이것도 못해? 이런 식이었을 때가 좀 마음이 금방 닫힌 것 같아요. 닫혔던 이유는 그런 거였어요. 나는 뺀질거리고 대충 한 게 아닌데 무시당하는 기분이 들어서... 열심히 하려고 하는 애를 그렇게 깎아내릴 필요가 있을까?라는 생각이 들어서 그런 언어는 좀 잘 안 맞았던 것 같아요. 


언니는 이제 회사에서 리더잖아요, 회사에서도 교회에서도 항상 그랬고. 언니는 남한테 피드백을 해야 될 때 혹은 어려운 얘기를 해야 할 때, 좀 싫은 소리를 해야 될 때 어떻게 접근을 해요?


Y: 근데 나도 싫은 소리를 들었을 때 내가 싫었기 때문에, 우선 그런 부분들을 배제하고 최대한 좋게 얘기하는 편인 거 같아. 예를 들어 회사 같은 경우는, 오늘도 좀 비슷한 맥락이기는 했는데 이제 사원 분의 실수가 있었어. 근데 그걸 지적할 때, 표면적으로는 내가 했던 일을 또 해야 되니까 번거롭고 짜증이 확 날 때도 있는데, 우선 나는 그 1차 감정을 다시 한번 더 생각해 보는 편이야. 짜증이 나면 우선 그걸 한 번 삼키고 그거에 대해서 차근차근 다시 설명을 하는 편이지. 그래서 오늘 같은 경우는 "이거 아닌데요"라고 하지 않고, 한 번 삼키고 나서 "한 번 더 확인 부탁드려요" 이렇게. 메일 보낼 때나 메신저를 할 때도 같아. 유하게 말하려고 많이 노력하는 편이야.


근데 잘 모르겠어 그게 맞는지는. 왜냐하면 오히려 회사에서 효율성을 위해서는 그냥 단도직입적으로 정확한 사실 전달이 더 중요할 수도 있겠지만, 나한테 있어서는 그 사람의 감정이 상하지 않는 상태에서 사실을 전달하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해. 


교회에서도 마찬가지인 것 같아. 그 안에서도 어려워하거나 방황하는 친구들이 있을 때, 리더마다 다르겠지만 그 친구를 불러다 '야 너 그렇게 살면 안 돼' 얘기한 적은 없어. 그냥 밥 먹으면서 그의 고민에 대해서 이야기를 나눴지, 그 친구가 옳은지 아닌지에 대해 평가한 적은 없어. 감정을 존중하는 상황에서 사실을 전달하는 게 나는 더 효율적이라고 생각하거든. 너는? 


S: 음... 저는 못해요. 싫은 소리를 잘 못해. 되게 눈치를 많이 보기도 하고, 내가 싫어하는 사람이어도 싫은 소리를 못하게 되더라고요. 그 사람하고 껄끄러운 관계가 되는 게 싫어서 특히 나보다 위에 있는 사람한테는 진짜 싫은 소리를 못하는 것 같고... 근데 싫은 소리를 못해서 문제가 될 때도 많아요. 아래 직원일 경우에는 안 가르쳐 줬으니 계속 똑같은 잘못을 할 수도 있고, 혹은 그때 팀장님 같은 경우에는 저 혼자만 계속 속으로 쌓였던 거고...  저의 약점 중에 하나인 것 같아요. 


근데 책에서 그 얘기는 있었어요. 

"종종 '어떻게 하면 기분 나쁘지 않게 말할 수 있을까요?'라는 질문을 받습니다.
저는 피드백을 하면서 상대방의 기분까지 책임질 수는 없다고 생각합니다." 

근데 이게 항상 선생님이 해주시는 말이거든요. "그건 그 사람의 몫이야." 네가 모든 사람의 몫을 다 네 몫으로 끌어안고 있으니까 힘든 거라고 하시기 때문에, 그 문구는 되게 와닿았어요. 


Y: 그렇지... 나도 그런 편이었어. 책에서도 나왔던 것 같은데, 말을 잘하기 위해서는 결국 나에 대한 이해가 있어야 한다, 나의 감정이 어떤지, 내가 뭘 좋아하고 뭘 싫어하는지, 내가 어떤 부분에 있어서 이 사람과 대화할 때 불쾌함을 느꼈는지, 그런 부분에 있어서 나라는 사람에 대한 이해가 있어야 비로소 말도 좀 더 정확하게 그리고 유연하게 나올 수 있다고 얘기를 했었어. 그 이야기에 되게 동의했던 게, 이제 최근에 큰일이 있고 나서 나 스스로를 살필 수 있는 시간이 됐다고 했잖아. 나에 대해서 쭉 돌아보고 나한테 되게 너그러워진 시기, 그 시기를 지나고 나서 내가 제일 많이 변한 게 난 싫은 소리를 정말 못하는 사람이었거든. 그런데 나한테 관대해지고 너그러워지고 나서 이제는 싫은 소리를 해. 그게 가족이 될 때도 있고, 친구가 될 때도 있고, 회사에서도 얘기를 하게 됐어. 그런 것처럼 오히려 나는 나 스스로를 좀 살펴본 다음에 내가 내 가치관에 맞다고 생각하는 영역에 있어서는 잘 표현하게 됐어. 


S: 되게 신기하고 좋은 변화네요.


Y: 나도 확실히 그래서 편해졌지, 내가 좋고 싫은 걸 분명하게 표현하게 됐으니까. 전에는 상대방이 싫어하는 걸 미리 걱정해서 싫은 소리를 못했던 건데, 선생님의 말처럼 그건 그 사람의 몫인 거야. 


S: 아까 언니가 한 말처럼, 내가 보통 싫은 소리를 못하는 건 그 사람이 싫은 소리를 듣고 섭섭하거나 속상해할까 봐 못하는데 - 


Y: 그걸 내가 껴안는 거지.


S: 맞아. 


[SKIP]


Y: 여기 그런 말이 있었어. 

"영향력은 기술이 아니라 존재감에서부터 나오는 거다." 

그래서 나에게 끼쳐지는, 내가 어떤 경험을 얻고 어떤 교육을 배웠고 어떤 선택과 의사결정이 어떤 영향을 미쳤는지를 충분히 이해할 때 비로소 존재의 아우라가 생긴다는 말이 있었어. 그렇게 자신에 대해서 더 많이 이해할 때 그런 리더가 이제 더 영향력을 끼친다는 거지. 너에게 그런 존재감, 그런 아우라가 느껴지는, 그런 영향력을 끼친 사람이 있었어? 


S: 많았겠죠. 근데 그런 게 느껴졌던 사람들은 속은 되게 강인한 그런 속을 가지고 있는데, 그게 굉장히 부드럽게 표현되는 사람들도 있었고... 저 사람은 정말 내공도 있고 진짜 강한 사람인데 한없이 부드러운 거죠. 혹은 그 강인함이 그대로 세게 표현될 때는, 그럼에도 무섭거나 불쾌하게 느껴지지 않았던 건 그 사람의 선한 의도가 느껴졌기 때문에 그랬던 거 같아요. 


예를 들면 대학원에서 만난 교수님 중에서도 강의할 때는 막 소리 지르면서 펄쩍펄쩍 뛰시는데, 개인 면담 때는 한없이 자상한 할아버지였어요. 근데 한번 교수님이 설명을 해주셨는데, 강의 시간에 세게 말하는 이유는 너네가 절대 잊지 않았으면 해서 강하게 얘기하는 거라고 그러시더라고요. 그러면 웬만해서는 창피해서라도 잊지 않는다고. 그 교수님은 정말 진심이 선하다고 느껴져서 한 번도 기분이 나쁘지 않았던 거 같아요. 


언니는요? 


Y: 나는... 예전에는 많다고 생각했는데 지금은 생각이 많이 바뀌었어. 없는 것 같아, 내가 멘토라고 여길 만한 사람이, 아빠 빼고는. 그냥 아빠의 아우라, 아빠의 영향력은 아빠의 마지막을 통해서 보여준 것 같아. 그러고 나서 존경스럽다, 너무 멋진 어른이다, 이런 사람을 사실 만나고 싶어. 내가 진짜 고민이 생기고 내 인생에 되게 중요한 결정을 앞두고 멘토를 찾아가서 자문을 구하고, 그런 게 나는 너무 부럽고, 그 역할을 나는 항상 아빠한테 요청했고 아빠가 이제 그런 부분을 많이 피드백해줬으니까... 그런 게 되게 갈급한 것 같아. 진짜 그런 멘토 같은 사람을 만날 수 있다면, 나의 또 다른 아버지 같은 느낌일 수도 있겠다? 그런 좋은 어른을 본받아서 나도 살아가면 좋겠다, 그런 생각을 많이 하게 됐어. 


그리고 욕심일 수 있겠지만 나도 아빠와 같은 모습으로 그런 영향력 있는 사람이 되고 싶다는 생각을 어렸을 때부터 많이 했어. 근데 실제로 그렇게 살아가는 게 쉽지 않다는 걸 이제 깨달았고, 그래서 더 갈급한 것 같아. 이 땅에서는 없는 존재일까 싶기도 하지만... 아니야 있겠지, 있을 거야.


[SKIP]


S: 오, 나 이거 같이 대답해보자 하려고 했었는데, 쫙 리스트가 나왔죠.


Y: 이게 나의 생각과 자동화된 공식을 발견하도록 도와주는 질문지였어. 


S: 몇 개만 해볼까요?


Y: 제가 추려온 게 있는데 - 


S: 해주세요. 


Y: 내가 싫어하는 사람은? 내가 좋아하는 사람은? 그런데 이 두 개는 나한테는 - 


S: 명확해요?


Y: 응. 내가 싫어하는 사람은 부정적인 사람. 내가 좋아하는 사람은 긍정적인 사람. 


S: 근데 나 되게 부정적인데. 


Y: 아니야. 내가 느끼는 부정적이라는 것은... 나는 너를 한 번도 부정적이라고 생각해 본 적 없는데. 네가 진짜 부정적인 사람을 못 봐서 그래. 


S: 이유가 뭐예요? 물론 그걸 좋아하는 사람은 없겠지만.


Y: 생각을 해봤어. 왜 내가 부정적인 사람을 이렇게 명확하게 싫어할까. 근데 예전에 강점 테스트를 해본 적이 있었거든? 나에게 있는 강점 네 가지가 추려져서 나오는데, 그중에 하나가 긍정이었어. 그러니까 나는 긍정을 추구하면서 살아가다 보니 그거에 반하는 사람을 만나면 불편한 거지. 의지를 끌어올려서 막 열심히 하자! 이러고 있는데 저기서 누가 못해, 이러면...


S: 오, 그러면 오빠는 되게 긍정적인 사람이겠네요? 


Y: 음, 긍정적인 편에 속하는데, 사실 나의 그 긍정의 기준이 예를 들어 비현실적인 긍정일 수도 있잖아. 현실적으로 가능성이 없는데 내가 마치 주문처럼 외우고 있다? 그럴 때 오빠가 그걸 잡아주는 역할을 하더라고. 이런 가능성도 생각해 봐야 되지 않아? 하는. 


S: 뭔가 중재의 역할을 해주는 것 같아요. 


Y: 응, 그래서 오빠는 마냥 긍정적인 사람도 마냥 부정적인 사람도 아니야. 그 중간에서 굉장히 이상적인 발란스를 잘 맞추는 사람인 거 같아. 


너는?


S: 전 좋아하는 사람은 확실해요, 다정한 사람. 예전에는 그걸 착한 사람이라고 표현을 했는데 일단 좀 심성이 고운 사람을 좋아하는 거 같아. 그런 사람이 옆에 있으면 내 마음도 편하고 방어벽도 다 내리게 되는? 어떻게 보면 순수한 사람? 착한 것과 순수한 것에 조금 더 달달함이 들어가면 다정함이 되는 거 같아요. 


Y: 맞아 맞아.


S: 그래서 좋아하는 사람은, 선배 후배 선생님 가족 친구 누가 됐든 다정한 사람을 좋아하는데... 싫어하는 사람은 되게 많은데 너무 많아서 규정을 못 짓는 건지.


Y: (웃음) 


S: 너무 많은 것 같은데 (웃음)... 예를 들면 뺀질거리는 사람들 진짜 싫어해요. 일을 떠넘기는 사람도 싫어하고, 전에 팀장님처럼 말을 막 하는 사람들도 싫어하고, 사람을 막 대하는 사람들도 싫어하고... 결국 남을 배려하지 않는 사람? 


Y: 그게 반대로 말하면 이런 거지. 너는 남을 배려하는 사람이고, 뺀질거리지 않고 심성이 곱기 때문에 심성이 곱지 않은 사람을 싫어하는 거지. 또 네가 다정한 사람이기 때문에 다정한 사람을 만나고 싶은 거야.


S: 나는 심성이 별로 안 고운데? (웃음) 아니면 나한테 없는 거라서 바라는 거 아니에요? 


Y: 근데 경험해보지 않으면 그거를 원할 수 없는 거 같아. 네가 경험을 해봤고 그걸 아는 사람이니까 원하는 거지.


그리고 답해보고 싶은 거 하나 더 있어. 내가 정말 행복할 수 있으려면? 


S: 되게 설레는 질문이네요. 


Y: 난 이것도 명확해. 너는? 


S: 음... 일단 저는, 남의 몫은 남의 몫으로 더 이상 끌어안지 않아야 행복해질 수 있는 것 같아요. 그다음에 요즘에 많이 생각하는 건 작고 소소한 것들을 놓치지 않아야 된다? 그래서 더 요즘에 시간 개념을 늘 생각하려고 하기도 해요. 그냥 만났어가 아니라, 예를 들면 내년 상반기에 떠난다고 생각하면 우리가 만날 수 있는 횟수가 뻔하잖아요. 한 스무 번밖에 못 본다 하면 스무 번 중에 한 번이 되는 건 너무 소중한 거니까, 일상에 너무 당연했던 것들에서도 내가 의미를 찾고 소중함을 찾으면 행복을 찾기가 더 쉬워지는 거 같아요. 


또 아까 우리가 걸어오면서 얘기한 것처럼, 만약에 우리가 같이 도쿄에서 일하고 있는데 일주일에 한 번씩 금요일에 퇴근하고 카페 투어를 다닌다면 어떨까? 이런 상상을 하는 것만으로도 행복해지니까, 그런 작은 것들을 그냥 흘려보내는 게 아니라 생각하는 것만으로도 행복을 만끽하는 것.


또 최근에 행복했던 기억은 보현이랑 언니네 집에 놀러 갔을 때? 


Y: 우리 집에 친구들을 그래도 꽤 초대한 편인데 그중에서 정말 좋았어. 그렇다고 우리가 막 대단한 걸 한 것도 아니잖아. 진짜 어떻게 보면 소소한 건데 - 


S: 그러니까 나는 다음날 그 떡볶이도 먹으러 가고, 나 그 커피콩 가는 것도 살려고 했어요. 


Y: 근데 나도 좀 비슷한 것 같아. 내가 딱 들었던 생각은, 내가 행복해지려면 이 책사모 모임을 계속하는 거야.


S: ㅠㅠ


Y: 근데 그 말인즉슨 너를 계속 만나는 거야. 또 그 말인즉슨 진짜 우리의 일상을 함께 하는 게 행복 같아. 예전에는 행복이 돈을 많이 벌고, 명예를 얻고, 이름을 떵떵거리면서 사는 게 행복이라고 착각했던 시절이 있었는데, 시간이 지나갈수록 더 절실히 깨닫는 건 그냥 지금 이 순간에 마주 앉은 사람과 정말 서로의 마음을 만지는 그런 대화들을 나누는 것만큼 행복하고 더 소중한 게 더 어딨을까? 가족이 될 수도 있고, 친구가 될 수 있고, 회사 동료가 될 수도 있고... 


되게 생각지도 못한 부분에서 이 책이 우리의 마음을 촉촉하게 만드네요 (웃음).


S: (웃음) 몇 개 더 해도 될 것 같은데요. 


Y: 응, 네가 골라봐. 


S: 오, 저 지금 딱 눈에 딱 들어오는 거. 이거 전부 다 생각할 포인트가 있는 것 같은데... 무슨 일을 해서라도 잊고 싶은 것은? 


Y: 나는 기억을 하고 있지만, 그걸 잊고 싶은 거잖아. 뭐가 있을까...

 

S: 전 A였어요, 되게 오랫동안. 그냥 A에서의 모든 기억을 다 잊고 싶었어요. 그 친구랑 헤어졌을 때도 너무 힘들었지만, 그 힘듦의 결말에 잊고 싶다는 생각은 없었거든요. 다시 만나고 싶다, 혹은 빨리 괜찮았으면 좋겠다였지 잊고 싶다는 아니었는데... 근데 A는 잊고 싶다였어요. 


그래서 그냥 다른 건 생각이 안 나고, 그때 성경 통독을 하면서 창세기에 요셉이 첫째 아들 이름을 므낫세라고 짓는데, 그 므낫세의 뜻이 "하나님이 내 모든 고난과 내 아버지의 온 집 일을 다 잊어버리게 하셨다"... 그 구절을 읽으면서 너무 슬퍼서, 너무 슬퍼서 막 펑펑 울었어요. 그게 도대체 어떤 마음이었을지 알겠어서, 그냥 그 말씀이 너무 슬펐어요. 그게 제일 좀 크게 잊고 싶었던 거였던 것 같아...


물론 이번에 회사에서 난리가 난 것도 잊고 싶죠. 잊고 싶은데 그 난리는 A에 비하면 훨씬 빨리 지나갔고... 지금은 다시 불구덩이 속으로 들어가겠다고 하고 있으니 참 재밌죠. 


언니는요? 


Y: 뭔가 너의 얘기를 듣고 너무 자연스럽게 사업보고회 생각이 나네. 


S: (웃음)


Y: (웃음) 나도 사업보고회는 잊고 싶지만 또 그 불구덩이를 앞에 두고 있다는 게... 


그리고 아빠가 돌아가시고 나서 가족들이 힘들어했던 그 시간들... 모두가 다 같이 잊었으면 좋겠어. 각자의 기억 속에 잔해로 남아있고, 불현듯 떠오를 때는 다시 힘들어지는 거 같아. 불안함을 증폭시킬 때도 있고, 어쨌든 안 좋았던 시간들이었기 때문에 잊고 싶다는 생각을 하게 돼.


S: 그러면 거꾸로 무슨 일을 해서라도 잊고 싶지 않은, 이건 절대로 잊고 싶지 않다 하는 기억? 


Y: 어렵다... 


S: 진짜 어렵다. 이게 한 편으로는 너무 많아서 그런 거 같기도 하고, 한 편으로는 생각보다 명확하지 않아서 그런 거 같기도 하고...


Y: 생각났어.


S: 언제요? 


Y: 순간? 순간이라기보다는 그때라고 보면... 아빠의 장례식. 근데 그게 뭔가, 아빠에 대한 포인트라기보다 그 장례식을 함께 해 준 사람들을 기억하고 싶은 의도에서 잊고 싶지 않아. 그들의 장례식도 내가 가야 할 것 같고, 그들의 희로애락을 내가 힘들 때 함께 해줬던 것처럼 나도 그들과 함께 하고 싶어. 그러네, 근데 사실상 내 장례식을 내가 기억하지 못한다는 게 좀 슬프다. 


S: 저는, 오히려 잊으면 안 되겠다 싶은 순간들은 동생과 관련된 것들이 좀 있어요. 예를 들면 다시 출국을 하는 날이었는데, 이제 가족들이 공항에 마중 나오잖아요. 그럼 분위기가 되게 이상하단 말이에요. 슬픈데 막 울면 안 되고 그러니까 참고 있고. 그런데 공항에서 동생이 어딜 갔다 오더니 양념감자를 사 왔어. 근데 그게 그 시절에 제가 제일 좋아하던 음식이에요. 동생은 이제 내가 울지도 못하고 슬픈데 안 슬픈 척하고 있고 그러니까 가서 양념감자를 사 온 거예요, 가서 못 먹으니까 먹으라고. 그게 되게 기억에 남아요. 그리고 그때 사촌 동생은 배스킨라빈스에서 사은품으로 같이 줬던 곰인형 모자를 들고 와서 줬는데, 그걸 저도 갖고 싶었는데 동생이니까 양보했거든요. 근데 동생이 주면서 "할아버지가 누나 주래"하는데... 그게 되게 좀 찡했던 것 같아요. 내가 갖고 싶어 하는 걸 다 보고 계셨구나... 아마 동생이랑의 순간들이 생각나는 건 내가 잊을 것 같아서 그런 거 같아요. 그런 순간들을 잊지 않기 위해서...


하나만 더 해요. 삶에서 꽤 오랫동안 생각해 온 것은? 


Y: 음... 


S: 어렵네요. 이것도 뭐가 많을 것 같은데... 저는 삶, 삶에 대해서 죽음보다도 삶에 대해서 훨씬 오래 생각을 해 온 것 같아요. 의미 있는 삶, 행복한 삶 그런 거일 때도 있고, 내가 왜 살고 있는가, 내가 올바르게 살고 있는가 그런 거일 때도 있고... 


요즘에 제일 많이 생각하는 삶에 대한 건 나의 하루의 가치? 근데 예전에는 나의 가치가 예를 들면 나의 일당이라 생각을 했거든요. 근데 그게 가치가 아니라는 생각이 요즘에 되게 많이 드는 거예요. 예를 들면 내가 하루에 만 원을 벌었어. 나의 가치는 근데 만 원인 게 아니라 내가 그날 얼마만큼 나의 세상을 바꿨느냐가 기준인 것 같은 거? 내가 지금 만 원을 벌고 있어요. 근데 내가 이 회사를 위해 만들어낸 변화 혹은 선한 영향력은 사실 천 원밖에 안 될 수도 있잖아요. 근데 내가 다른 데서는 2천 원을 벌었어. 그렇지만 나는 거기서 4천 원 어치의 변화를 만들어냈었어. 그런 경우에 내가 2천 원을 버냐 만 원을 버냐, 그건 이제 진짜 안 중요한 것 같고 내가 오늘 나의 세상에서 일구어낸 가치, 그게 만 원이냐 2만 원이냐 그게 요즘에 나에게 중요하게 다가와요. 


이제 회사에서 괴롭히는 사람이 없으니까 또 이런 여유로운 생각도 하는 건데, 지금 팀장님이 그런 말씀을 되게 많이 하세요. "열심히 하지 마", "이거 해도 안 바뀌어, 그러니까 힘 빼지 마", "나도 처음에는 열심히 했었어"... 그런 말씀을 되게 많이 하시거든요. 그게 이제는 나를 다운시키고 우울하게 하고 별로 그러진 않는데, 생각은 하게 만들죠. 내가 설령 여기서 만 원을 벌고 있다 치더라도, 내가 500원어치의 변화밖에 못 만들고 있다면 나의 삶을 낭비하는 느낌... 그럼 나는 내가 만들어냈을 수 있던 9500원을 날린 기분... 지금 팀장님은 부문에서 되게 인정받으시는 분이라 그런 말씀을 뒤에서 하실 때 더 현타가 오는 거 같아요. 인정받는 사람의 뒷모습은 저런 거구나... 그게 현타가 오는 이유는, 내가 상사라면 그런 부하를 데리고 있고 싶지 않아서, 그런 생각이 많이 들어서...


언니는요? 


Y: 나는... 나는 삶보다는 죽음을 더 많이 생각해 봤던 것 같아. 피할 수 없는 부분인 건데, 지금 생각해 보면 그만큼 내 믿음이 코딱지만 해서 그런 고민을 했나 싶기도 하고... 그리고 나는 어렸을 때부터 그 생각을 진짜 많이 했어. 모두가 행복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진짜 많이 했거든. 내 주변에 지쳐가는 저 사람이 행복했으면 좋겠다... 


그리고 그 생각은 정말 진심이었어. 모두가 행복한 나라일 수 없을까. 모두가 행복한 사회, 모두가 행복한 회사일 수 없을까, 모두가 행복한 가족일 수 없을까...


S: 와, 너무 좋다.


[SKIP]


S: 마지막 질문이 있네요. 리더는 조직의 거울이라는데, 나는 어떤 리더인가? 어떤 리더가 되고 싶은가? 어떤 리더로 기억되고 싶은가?


Y: 음... 지금 나는 부족한 리더고, 나는 친구 같은 리더가 되고 싶고, 너그럽고 따뜻했던 리더로 남고 싶어. 


S: 오 근데 언니의 이상적인 모습이 친구 같은 리더라면, 언니는 이미 이룬 거잖아요! 지금도 친구 같은 리던데 성공한 거예요. 성공했어. 그리고 너그럽고 따뜻하게 기억하고 있는데, 다들. 다 이루었어. 


Y: 객관적이지 못해, 너의 주관적인 의견이기 때문에 (웃음). 근데 너에게만이라도 그런 리더로 남았다면 진짜 내 인생은 성공한 거지. 한 사람에게라도 그렇다면... 


S: 나한테도 그렇고 보현이한테도 그럴 거 아니에요.


Y: 아니야. 몰라~ (웃음) 너는? 


S: (웃음) 저는, 현재를 A로 기준 삼는다면 되게 어리숙하고, 경험이 없고, 그래서 성숙하지 못한 리더였던 것 같고... 감정이나 관계에 있어서 서툴렀던 것 같고...


어떤 리더가 되고 싶냐는, 저는 그때 <생각이 너무 많은 서른 살에게>에 나왔던 것처럼 같이 일하고 싶은 리더, 같이 일하고 싶은 리더가 되는 게 목표이고... 어떤 리더로 기억되고 싶냐면, 제가 들었던 최고의 칭찬 중에 하나가 "난 쟤가 싫지만 죽어라고 열심히 하는 건 인정한다"거든요. 물론 좋아해 줬으면 좋겠어요. 나를 싫어하지 않았으면 좋겠지만, 열심히 했던 사람으로 기억해 준다면 충분한 거 같아요. 그런 게... 뭐라 해야 되죠? 나를 좀 있는 그대로 봐준 것 같아서? 그러니까 내가 열심히 한 걸 그대로 봐준 사람이라면, 그 사람이 나를 싫어하는 데도 그럴만한 이유가 있을 거라 생각해요. 그러면 납득이 가는 거죠. 그래서 그 말이 되게 기분 좋은 칭찬으로 기억에 남은 것 같아요. 


Y: 추가 질문! 내가 리더로 서게 됐을 때 기존 리더한테 물어봤던 질문이야. 지금 정확히 기억은 안 나는데... 리더가 되기 위해 끝까지 지켜내야 할 가치가 있다면 무엇인가? 정확한 질문이, 리더가 되는 데에 타협하지 않고 끝까지 지켜야 될 가치관이 있다면 무엇일까? 였던 거 같아. 그때 내가 들었던 대답이 예상치 못한 답이었어서 너무 내 마음에 박혀 있고... 너는? 


S: 음... 저는 사랑? 혹은 진심. 어딘가의 장이 되었을 때 나에게 주어진 미션이 있고 나에게 주어진 사람들이 있잖아요. 그 사람들에 대한 사랑이 깔려 있어야 하고, 그걸 놓치지 않아야 되는 것... 그 마음이 없어지기 시작하면 개판이 되는 것 같고, 그러니까 피드백을 해도 내가 정말 선한 의도에서 정말 진심으로 이 친구한테 말을 하는 건지, 그냥 뭐 다 너무 힘들고 귀찮고 마음에 안 드니까 말을 하는 건지 구분이 안 갈 거 같아요. 


지금 팀장님도, 같이 일할 때 몸은 편해요 확실히. 그렇지만... 일단 확실한 것은, 일에 대한 그런 진심이 없기 때문에 그런 면에서는 리더로서 좀 아쉽다고 생각하거든요. 그리고 일에 대한 진심이 없으면 자연스럽게 팀원에 대한 마음도 있을 수 없다고 생각해요. 그런 의미에서 별로 닮고 싶지는 않은 리더고, 내가 내 밑에 부하로 삼고 싶지도 않은 사람... 그래서 어쩌면 이 사람하고 오래 같이 일을 하면 내가 나태해지거나 오염될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어요. 나도 그냥 대충대충 해 그냥~ 이렇게 될 수 있다는 생각을 많이 했어요. 


그래서 뭔가, 끝까지 타협하지 않아야 하는 가치가 있다면, 나는 그 자리에 대한 마음과 나에게 주어진 사람들에 대한 마음인 것 같고, 그걸 잃어버릴 위기에 처해 있다면 그 자리를 떠나는 게 맞다고 생각해요. 


언니는요? 


Y: 리더로서 제일 추구하는 가치... 끝까지 타협해선 안 되는 가치... 난 진실함이라고 생각해. 내가 진실하게 할 수 없을 때 나는 못하겠더라고. 거짓으로 하고 싶지는 않아. 회사에서는 할 수 있어. 거짓으로라도 이렇게 해보자 하면서 할 수는 있겠는데, 교회에서만큼은 거짓으로 사랑하지 못할 것 같아. 상대방, 특히 셀원들도 느낄 수 있다고 생각해. 그래서 오히려 내가 괜찮지 못한 모습을 보이면 보였지 괜찮지 못한 상황에서 괜찮다는 거짓말을 나는 할 수 없게 되었어. 


그리고 나의 리더가 이 질문에 해주었던 말은... 부르심. 너를 그 자리에 부르신 목적에 대해서 어떤 상황에서도 타협하지 않고 끝까지 지켰으면 좋겠다. 근데 그 말은 전혀 생각도 못 한 말씀이었어서... 왜 나를 그곳에 보내셨으며, 왜 나를 리더로 세우셨으며, 왜 나에게 이런 셀원들을 주셨는지에 대한 그 부르심에 대한 명확한 해답이 뭔지는 하늘에 가서 여쭤볼 수 있는 게 아닐까 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무겁고 진중한...


S: 근데 나는 알 거 같아, 천국 갈 때까지 안 기다려도! 


Y: 그래요? 알려 주세요 (웃음).


S: (웃음) 그런 얘기를 들었어요. 아이가 아픈 목사님의 얘기였는데, 왜 우리 아이는 이렇게 아프냐고 따지고 있었는데 이 아이를 맡길 사람이, 사랑으로 보살펴줄 사람이 너밖에 없었다 라는... 제 생각에 우리 셀은 당연히 다 개개인의 스토리, 상처를 가지고 있고, 밝아 보이는 친구들도 분명히 그 이면에는 숨겨진 이야기들이 너무 많을 거고... 근데 그 마음들을 온전히 품어줄 수 있는 게 정윤이 너밖에 없었다,라고 하시지 않을까요? 난 그럴 거 같아. 왜 그때 민재도 부모님 이혼하시는 얘기를 나눴잖아요. 근데 그게 어떻게 아무렇지 않겠어요? 아무리 민재가 덤덤하게 얘기를 해도, 아무리 '어제 가락국수 먹었어요'라고 말하는 것처럼 해도 그게 정말 나누기 어려웠을 얘기인데... 근데 민재가 이 셀에 와서 저만큼 이야기를 할 수 있다는 건 언니라는 안전한 울타리가 있기 때문에 여기에서는 얘기할 수 있는 게 아닐까, 그런 생각을 많이 했어요. 


[SKIP]


S: 마지막 질문으로 좋았던 문장! 

 

저는 있어요. 

"당신이 가는 길에 '당신과 함께여서 좋았다'는 사람이 한 명이라도 늘어나기를 바랍니다.
가시덤불 같은 일터에서 믿고 대화할 수 있는 사람이 되기를,
그리고 당신의 곁에도 그러한 사람들이 머물기를 바랍니다. 
그래서 당신의 마음도 조금 더 따뜻해지기를 바랍니다."


언니는 이뤘네요. 이미 이뤘어요. 


Y: 나는 아까 그 말, 

"영향력은 기술이 아니라 존재감에서 나옵니다."


[EXTRA]


"앞으로도 리더에게는 많은 변화가 요구될 것입니다. 새로운 아이디어를 찾고, 목표를 높이고, 소통을 하고,
협업을 통해 시너지를 만들라는 요구 앞에서 붙잡아야 할 것은 사람입니다.
 사람의 마음을 움직여 성과를 만들어내야 합니다." 


"등을 맞댈 수 있는 파트너가 있을 때, '괜찮냐'고 물어봐주는 동료들과 함께 할 때
동기의 다음 단계로 진입합니다." 


"칭찬은, 그것을 받은 상대방에게 힘과 영향력이 있음을 알려주기 위해서 하는 것입니다.
사람은 자신이 가진 자원을 깨달았을 때 더 잘하고 싶어지니까요.
칭찬은 그것을 알려주고 함께 기뻐함으로써 자발적으로 능력을 발휘하도록 돕는 것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누군가의 성장을 돕는 과정에서 당신이 가장 많이 성장하게 될 거라고 믿습니다.
가르치는 사람이 가장 많이 배운다는 말처럼, 우리는 앞으로도 사람을 통해서
더 많이 성장하게 될 것임을 믿어 의심치 않습니다." 



커버 사진

"Summertime sadness" https://unsplash.com/photos/FLigbWjCZz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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