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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일요일은 쉽니다 Oct 06. 2021

새는 날아가면서 뒤돌아보지 않는다, 류시화

우리는 그렇게 많은 길을 돌아 기적처럼

 

모임, 열 번째

210924, 새로운 손님과 함께 추억의 누하동에서

※가공되지 않은 raw data 그대로입니다



[대화 시작]


S: 우리는 항상 시작하는 질문은 같아. 이 책을 한 마디로 표현한다면? 


Y: 나는 뭔가, 이 저자가 얘기하고 싶은 게 되게 확고한데 그걸 여러 에피소드로 풀어낸 느낌. 결국 이런 느낌이었어. 인생은 결론이라기보다 그 여정 안에 진짜 핵심 가치가 있다. 목적지에 도착하는 게 여행이 아니라 그 여정 안에서 누리는 행복? 그래서 이 사람이 좇고 있는 진리를 나도 쫓아가는 여정이면 좋겠다... 그는 그의 진리를 쫓아가는 것처럼, 나도 내가 추구하는 진리를 쫓아가는 여정이면 좋겠다는 느낌이 드는 책이었어. 그리고 내가 골랐지만 되게 잘 골랐다 생각했어.


S: 오, 맞아요.


Y: 이 책을 전혀 모른 채 고른 책이었어. 그리고 더 대박은 내가 원했던 책은 이게 아니었어! 그때 내가 너한테 오, 이 책인가봐 하고 골랐는데 찾아보니까 내가 읽고 싶었던 건 이 작가의 시집이었어.         


S: 아?! 


Y: 그래서 되게 의도치 않게 자연스럽게 연결된 책이다. 그리고 술술 읽혔어. 보니까 저자가 이 글들을 페이스북인가에 올렸던 글들 이래.


S, H: 아! 


Y: 그래서 독서모임에서 읽기에 좀 더 수월했을 수도 있겠다고 생각했어. 넌 어땠어?


S: 저는 제목하고 소제목들을 너무 잘 썼다고 생각했어요. 진짜 하나의 카피처럼 제목을 그렇게 감탄하면서 읽었던 적은 없는 것 같아요. 그게 되게 인상 깊었고... 또 이 타이밍에 나눔 하기 좋은 책이라고 생각했어요. 계속 매뉴얼스러운 책을 했으니까 이야깃거리가 풍부한 좋은 선정이라고 생각했어요. 너는?


H: 나는 다 읽지는 못했지만 첫 번째 장이 제일 와닿았어, 퀘렌시아. 


Y: 맞아, 되게 인상 깊긴 했어 처음부터.


H: 아까 조금 언급되었긴 한데, 인생의 과정에서 어떻게 보면 그 퀘렌시아라는 게 나의 편한 곳을 찾는 거라고 인식했거든요. 근데 어떻게 보면 그 큰 정서 안에서 되게 불편한 곳들이 많은데, 그 하나의 편한 곳을 인생의 경험을 통해 찾아 나가는 것... 근데 이게 한 번에 찾아지는 것도 아니고, 찾았다고 한들 바뀔 수도 있고, 그런 과정들 속에서 나의 퀘렌시아를 찾아가는 게 정말 인생 숙제고 찾는 거에 대한 중요성을 느끼게 되더라고... 


요즘 고민하고 있는 게 책을 읽은 다음에 잊히는 경험들이 많아서... 읽고 그때는 내가 인식을 하고 이거 참 좋다 하고 끝나는 경우들이 많더라고. 그래서 이걸 내가 인생에 적용할 수 있는 포인트들이 있으면 좋지 않을까 생각하면서 중간중간에 내 관점에서 질문들을 쓰게 됐어요. 예를 들면, 나에게 있어서 나의 퀘렌시아는 어딜까?


S: 뺏겼다! (웃음) 


Y: (웃음) 나도, 질문 뺏겼다. 


H: (웃음) 그게 정말 큰 숙제고 고민이더라고. 살아가면서 정말 힘든 경험들도 많고, 좋은 일들도 많고, 근데 좋은 일이 있을 때는 크게 고민하지 않지만 힘들거나 조금 불편한 일이 있을 때 나는 그때 어디를 찾아갈까? 실제 공간일 수도 있지만 내 마음속의 여유를 찾을 수도 있고... 퀘렌시아가 어딜까라는 질문을 하게 되더라고. 


S: 좋은 질문이네요. 거기서 바로 이어갈게요. 나의 퀘렌시아는? 답은 안 했으니까! 장소여도 되고, 시간이어도 되고, 사람이어도 되고, 만남이어도 되고, 무엇이든 좋습니다. 


Y: 뭔가 나는 이 책을 읽어서인지 답이 정해져 있어. 우리의 퀘렌시아는 지금 이 순간이 아닐까? 맞아, 내가 힘들고 어렵고 할 때 나도 어딘갈 찾아가고, 집이 됐든 여행이 됐든 계속 찾아보고 가게 되는데, 사실상 그곳에 그 환경, 분위기, 그것도 영향을 끼치겠지만 그 순간 나에게 집중할 때... 그곳에 있는 나를 비로소 살펴볼 때 그곳이 퀘렌시아가 되는 거 같아. 집에 걸어가는 길이 될 수도 있고, 나 스스로 내가 지금 어떤 상태인지, 어떤 기분인지, 뭘 좋아하고 뭘 싫어하는지, 왜 화가 났고 힘든지, 그 순간을 직면하는 그 순간? 그게 퀘렌시아가 아닌가 라는 생각을 해보게 되네요. 이 책을 읽어서 그게 좀 더 명확하게 떠오른 거 같아. 


여러분들은 어떤가요? 


S: 저는... 집? 집, 가족? 가족이... 회복의 장소라고 생각하면 모르겠는데, 내가 위험할 때 도피하는 곳이라고 생각하면 집이랑 가족인 거 같아요. 어쨌든 제일 두려울 때 숨을 수 있는 곳인 거 같고, 집에 오면 많이 풀어져서 좀 늦잠도 잘 수 있고, 그냥 망나니로 살 수도 있고... 집이 아닌가 하는 생각을 했어요. 


H: 음, 저는... 좀 두루뭉술하긴 한데, 저는 마음이라고 생각해요. 늘 그런 생각을 많이 하게 되더라고요. 어딘가 가고 하면 되게 기분이 좋아지는데, 순간이더라고요. 


S: 맞아.


H: 내 마음을, 상황을 잘 이해하고, 어떻게 보면 아까 얘기한 지금 이 순간일 거 같아요. 이 순간에 나의 생각들, 내가 어떤지 파악을 하고 인식을 하고 있기 때문에 내가 어딜 가면 편하겠다 - 이런 것도 알 수 있지 않나 싶어요. 내 마음속이 되게 불안정한 상황이라면 어딜 가도 편하진 않더라고요. 좀 장황하게 얘기하긴 했는데 저는 마음이지 않을까...


Y: 멋있네요, 퀘렌시아. 


S: 저는 또 두 분하고 연관 있는 퀘렌시아는, 언니랑은 매주 서울에서 하는 이 독서모임이 퀘렌시아인 거 같고 한선생이랑은 지금은 못 가지만 여름마다 가던 도쿄가 퀘렌시아였던 거 같고. 가서 나름 재충전의 시간이 되었던 거 같아요. 그렇습니다. 


Y: 난 또 여기에서 인상 깊었던 게, 사람들이 화가 났을 때 소리 지르는 게 감정적인 소리 지름이 아니라 마음과 마음이 멀어지는 거리 때문에 소리를 지른다고 했던 맥락이 신선하게 다가왔어.


S: 저도요.


Y: 진짜 사랑하는 사람들과는 가까이 속삭이듯 대화하는데 마음이 멀어질수록 목소리가 커지고 뭔가 날 서서 말하는 그런 포인트들이... 인사이트 있었던 부분이었어.


S: 저도 그거 적었어요. 내가 큰소리로 화를 낸 적은? (웃음)


Y: (웃음) 


S: 너무 일차원적인 질문이긴 한데, 가장 최근에 내가 화가 났던 적. 


Y: 난 근데 오늘! 큰소리를 내지는 않았지만, 나는 화가 나면 오히려 말이 없어지고 안에서 부글부글 끓어. 오늘 회사에서 나한테 공유가 되어야 하는 상황들인데 나한테 공유가 되지 않은 상태에서 이사님이 나한테 다이렉트로 물어보신 거야, 이거 아냐고. 난 일절도 몰랐던 거지. 그래서 죄송하다고, 전달 못 받았다고 말씀을 드리고 사실을 확인해보니 사원분이 공유를 안 하고 자기 선에서 해결을 하려고 한 거였어. 근데 그게 막 화가 나는 거야. 그 사람들이 다 있는 곳에서 나만 모르는 상황이 되니까 너무 황당한 거야. 그래서 눈으로 욕했어 (웃음). 오늘 화가 난 건 큰 소리는 안 냈지만, 정말 마음이 멀어졌어. 


한선생은 화를 내나요?


H: 화를 내죠. 저도 근데 좀 더 조용해지는 편이긴 해요. 말이 없어지고, 애초에도 없는데. 저는 근데 어쩔 수 없이 쌓이더라고요. 그리고 쌓이면 괜히 나만 불편하고, 또 이게 나중에 다른 데서 터져버릴 확률이 높더라고요. 소리를 지르진 않지만 보통의 목소리보단 높아지죠. 근데 항상 똑같은 레퍼토리예요. 화낸 다음에 되게 뭔가... 후회해요. 알면서도 그 상황의 팩트를 봐야 하는데 그걸 놓쳐버리니까 그게 넘쳐흘러서... 그런 경우들이 꽤 있는 거 같아요.  


S: 근데 나는 화를 내고 후회하진 않는데... 언니는 후회해요?


Y: 어, 나는 후회해. 


S: 어떤 포인트에서? 참을 걸?


Y: 그렇지. 그렇게 말하지 말걸, 좀 더 좋게 얘기할걸.


H: 맞아, 같은 얘기를 해도 더 좋은 화법이 있는데... 그게 안될 때가 꽤 있더라고. 괜히 얘기하고 내가 더 힘든 거 같아.


S: 두 분은 착하시네요 (웃음). 저는 화내고 특별히 후회한 적은 없어요. A에 있을 때는 화를 많이 냈고, 그래도 화를 내고 후회한 적은 없어요.


Y: 그럼 너는 좋게 얘기를 하는 거지! 후회할 만큼 세게 얘기하지 않거나.


S: 아니야, 세게 얘기해요 (웃음).


H: 아니면 정당한?


S: 그럴 수도 있지만 여러분들도 정당하게 화를 내실 거 같아서. 


H: 나는 생각해보면 그렇진 않은 거 같더라고. 이게 잘못됐으면 이거에 대해서 화를 내야 하는데, 좀 변질되어 버려. 포커스가 여기가 아니라 뭔가 오버로드 돼서, 이 사람이 치러야 할 대가가 아닌데... 안 좋은 거지. 더 편한 사람들은 더 잘해야 하는 관계인데... 또 그것도 있는 거 같아. 혼자 오래 살았다 보니까, 얘기를 하다 보면 예전에는 물어봐주고 질문하는 게 좋긴 한데 그게 너무 디테일하게 들어가면 간혹 가다가는 그냥 답변할 수 있는 건데도 익숙지 않은 거? 그런 경우들이 생길 때가 있더라고. 근데 나중에 생각해보면 정말 별거 아닌데, 왜 그랬지 하지... 내가 화내는 건 정당하지 못한 화냄이 많아. 


S: 아뇨 그냥 제가 나쁜X이... (웃음)


Y: (웃음) 아니에요.


S: 나는 소리까지 지르는데, 고래고래 지르는데, 죄송합니다 (웃음). 


[SKIP]


S: 책에서

"따라서 타인이 생각하는 나나 사람들에게 보여지는 모습을 자신이라고 받아들이는 순간 불행과 불만족은 시작된다. 그때 우리는 자신이 가진 변화의 가능성을 부정하게 된다." 

질문이 많아요. 타인이 생각하는 나의 모습은 어떠한가? 내가 생각하는 나의 모습은 어떠한가? 나는 타인의 시선에 얼마나 영향을 받는가?


H: 나도 저거 밑줄 그은 거 같아... 타인이 생각하는 나의 모습을 먼저 얘기하자면 조용하고, 그래도 주변에서 감사하게도 좋게 봐줘서 착하다는 말을 많이 들은 거 같아. 근데 내가 생각하는 나의 모습은 꼭 그렇지만은 않은데... 그래서 착하다고 얘기하는 게 싫은 건 아닌데, 사실 그렇지 않은 경우들도 많이 있거든. 나도 나의 행동에 대해서 후회하는 경우도 많이 있고, 그걸 고치려고 노력은 하는데 그게 잘 안 되는 경우도 많더라고... 


그럼 영향을 받느냐? 긍정적으로 받게 되는 거 같아. 그렇게 얘기해주니까 내가 무조건 착해야 된다, 이런 건 아니지만 그래도 내 기준 안에서 긍정적으로 잘 살아야겠다는 생각을 많이 하게 되는 거 같더라고. 


원점으로 돌아가는 거 같아. 나의 퀘렌시아가 무엇인가에 대해 마음이라고 했는데, 많은 것들이 마음에서 시작되는 거 같아. 내가 화내는 것, 기분 좋은 것, 나에 대한 생각, 다 마음에서 시작하고 마음에서 끝나고...


S: 그래도 너는 다른 사람들이 보는 네가 되게 한결같지 않아? 학교 친구들, 대학 친구들, 회사 사람들, 교회 사람들 등 다 비슷하게 평가하지 않아?


H: 사람들이 어떻게 생각하는지 물어보지 않아서 잘은 모르지만... 근데 나는 반대로 사람들을 만나면 그때의 모습들이 항상 남아있는 거 같더라고. 내가 그때 상황들을 생각해서 그 위주로 보여서 그런진 모르겠지만, 항상 사람들을 만날 때 한결같다는 생각이 보통 있었던 거 같아. 좀 다르다고 느낄 수 있는 건 사람마다 어느 시점, 어떤 상황에서 만났냐에 따라서 인식되는 게 다를 수는 있다고 생각해. 학교에서 만났던 친구들은 의도적으로 그러는 건 아니지만 그때의 모습으로 돌아가서 만나는 느낌? 그때의 기억들을 몸이 알게 모르게 기억하고 있지 않나, 그렇게 느꼈어. 대화 내용도 그렇고, 화법도 그렇고... 


S: 언니도 한결같죠? 


Y: 아닐 거 같아. 난 다를 거 같아. 나는 나 스스로가 나를 생각할 때도 다른 거 같아. 우선 나는 내가 생각하는 다른 사람들이 보는 나의 모습은 되게 성숙하다고들 많이 생각하는 거 같아. 대부분의 사람들이 되게 성숙하게 봐주는데 실제로 내가 보는 나의 모습은 미숙하고 어리숙하고 진짜 그냥 나약하기도 한 것 같은 게 내가 보는 나의 모습이야. 다른 사람들이 얘기하는 성숙함에 나도 영향을 받는데, 거기에 맞춰가려고 해. 난 되게 어리숙하고 미숙한데 내가 성숙해야 한다는 강박관념 같이 맞춰가려고 하는 게 있는 거 같아. 어떻게 보면 좋은 동기가 될 수도 있지만, 한편으로는 나한테 벅찬 걸 수도 있잖아. 실제로 내가 어리숙하고 미숙한데 어린애가 어른인 것처럼 흉내를 내는 게 처음엔 재밌고 흥미로울지 몰라도 그게 지속되다 보면 나도 지치기도 하고 힘들기도 하고, 근데 또 솔직하게는 얘기 못하겠고... 이렇게 되는 순간들이 오는 거 같아. 넌?


S: 전 좀 다른 거 같은데, 전 시기 시기마다 저를 보는 사람들의 평가가 굉장히 다르고. 나는 진짜 다양한 모습들이 있는 것처럼 되게 다르고, 거기에 맞춰져 가는 거 같긴 한데 그게 좋은 모습일 땐 안 맞춰져 지고 나쁜 모습일 때는 맞춰져 져요. 예를 들면 사람들이 나를 되게 소심하다고 생각한다? 그럼 정말 소심해져요. 근데 그 사람들이 나를 되게 자신감 있다고 생각한다? 그건 안 맞춰져요.


Y: 오...?! 


S: 나를 부정적으로 평가할 때는 그 틀에 내가 들어가는 느낌이 있어서 그런 점에서는 두 분하고 좀 다른 거 같아요. 여기서는 많이 받고, A에 있을 때는... 그 당시에는 안 받았던 거 같은데 나중에 쌓여서 터졌던 거 같아요. 그래도 그때가 더 좋았던 거 같아요. 그냥, 그냥 그때의 싸가지없던 내가 더 좋아요, 지금 여기서 싸가지 있는 나보다... 


죄송해요 제가 정말 나쁜 사람이 된 거 같네요^^.


Y: 아니 근데, 싸가지없다는 건 너의 비유인 거고 A에서 너의 일에 대한 만족도? 거기서 너의 리더십이 더 발휘되는 시즌이었기 때문에 그럴 거 같아. 


S: 그래서 어쩌면 그때의 모습이 좋기 때문에 그때 사람들의 평가가 부정적이었어도 상관없는 거 같아요. 그 모습이 좋으니까. 그냥 나는 내가 당당하고 소신 있고, 그게 싸가지없었을 수도 있지만 그랬던 게 낫지 지금처럼 너무 억압된 환경에서 이렇게 많은 사람들의 눈치를 봐야 되고, 착해야 되고, 이게 더 나에게 맞지 않는 느낌이에요. 


Y: 난 이 질문을 하면서 생각이 났던 게 다른 사람들의 평가에 우리가 신경 쓰고 맞춰가려고 하는 게 옳지만은 않다. 책에서 다른 사람들은 우리가 해온 것은 알지만 겪어온 것은 모른다고 했어.

"사람들은 당신의 이름을 알지만, 당신의 스토리는 모른다. 그들은 당신이 해 온 것들을 들었지만, 당신이 겪어온 일들은 듣지 못했다. 따라서 당신에 대한 그들의 견해를 곧이곧대로 받아들이지 말라. 결국 중요한 것은 다른 사람들의 생각이 아니라 당신에 대한 당신 자신의 생각이다. 때로는 자신과 자신의 삶에 최고의 것을 해야만 한다. 다른 모든 사람들에게 최고의 것이 아니라." 

그렇다면 우리가 서로 알고 자기소개도 하고 했지만, 내가 미처 나누지 못한 경험이 있다면?


S: 나는 오히려 둘한테 힘들었던 얘기는 많이 해서 A 얘기나 그런 건 다 식상할 거 같은데... 내가 굳이 사람들한테 얘기하지 않는 건 난 외로움을 정말 많이 타요. 한편으로는 누구랑 친해지면 잘 놓지 못하는 것도 있고, 다른 한편으로는 굳이 안 친해지는 것도 있고... 뭔가 그냥 되게 선생님하고 얘기를 하면 되게 많은 것이 나의 외로움에서 비롯되었다는 생각은 해요. 근데 그런 얘기는 굳이 하지 않아요. 특별히 안 하는 이유가 있는 건 아닌데, 굳이 하지 않아요. 


Y: 한선생은 혹시 생각나는 게 있나요? 


H: 되게 감사한 일이긴 한데 지금 생각해보면 엄청 힘든... 시기들을 잘 넘어왔다는 생각이 드는 거 같아요. 크게 자극적인 건 없었던 거 같고, 흐름대로 가는 느낌이었지만 하나의 큰 변화는 아무래도 한국에 들어오고 또 군대에 간 게 되게 큰 변화였어요. 근데 뒤늦게 보면 그게 저한테 제일 큰 도움이 됐어요. 알게 모르게 되게 걱정을 많이 하는 편인데 다 지나 보면 보통은 그렇게 큰일이 아니더라고요. 입대하는 날 아침에 일찍 일어나서 산책하러 나갔어요, 마음이 편안하지 않아서. 그때 기억이 정확히 나진 않는데 잠은 안 오더라고요. 근데 누나가 나가는 걸 들었나 봐요. 나중에 얘기해주길, 같이 나갈까 생각을 하다가 마음속으로 '그래, 도망갈 거면 지금 도망가라' 했다고 (웃음).


S: (웃음) 지금이야! 


H: 이건 좀 다른 얘기긴 한데, 나의 걱정들을 나는 감추고 있거나 얘기 안 한다고 생각하지만 주변은 그걸 인식하고 있더라고요. 그게 평소 나의 모습과 달라서 그럴 수도 있고, 표정에서 나올 수도 있고... 저는 좀 안에 갖고 있는 편이긴 한데, 갖고 있는다고 또 답이 되지도 않더라고요. 


S: 언니는요? 


Y: 저는 듣다 보니 생각났어. 어렸을 때 반장/부반장은 해봤는데, 교회 공동체 안에서 처음으로 리더를 했던 적이 있었는데 그때는 최악의 실패였어. 대학에 입학한 후 시골에 있는 우리 교회에 와서 애기들하고 같이 성경공부를 하는 거였어. 수련회를 가면 이렇게 팀을 만들고 리더를 한 명씩 세우잖아. 처음으로 한 리더였는데 너무 어려운 거야. 이 친구들의 영성에도 너무 놀랐고, 이 친구들을 어떻게 리드해야 하는지? 학교에서는 사실상 그렇게까지 리드를 할 필요가 없었던 게 선생님이 매뉴얼을 주셨으니까 그 안에서 하면 됐는데, 여기는 그런 매뉴얼이 주어지긴 했지만 내가 주도적으로 해야 했어. 그리고 왜 실패라고 느껴졌냐면 나랑 동기인 친구들은 다 자기들의 그룹을 잘 이끌어갔어. 근데 나는 막 둠칫 하는 거지... 근데 그 실패가 나한테는 되게 자극의 역할이 되었던 거 같아. 내가 처음으로 교회 공동체 안에서 맡은 리더의 역할이었고, 나는 그게 지금도 생각하면 이불킥 같은 느낌이지만 그 경험이 있었기 때문에 지금이 있다고 얘기할 수 있어. 그때 그 시기가 불현듯 생각났어. 


[오늘의 게스트 한선생이 먼저 떠난 후]


Y: 나는 또 감동받았던 부분이 김혜자 선생님이 많이 나오시더라고. 그분이 봉사를 하러 가셨는데 시장 입구에서 어떤 여인을 만났고, 가서 손을 맞잡고 서로 아무 말도 없이 그냥 펑펑 울었다고... 근데 왜 그렇게 했냐고 물어봤을 때 김혜자 선생님이 저 사람이 원하는 게 결국 내가 원하는 거다, 그가 원하는 작은 행복이 내가 원하는 작은 행복이기도 해서 같이 울 수밖에 없었다... 결국 그 스토리가 말하는 건 공감이었어. 서로가 환경도 다르고 문화도 다르고 언어도 다르지만, 마음과 마음이 통한 공감 안에서 서로에게 큰 위로가 되었다는... 그래서 질문, 기억에 남는 공감은? 


S: 내가 받은 것 아니면 해준 것? 


Y: 둘 다! 


S: 많은 거 같아요. 요즘에 참 많이 생각하는 건 A에 있었을 때 저는 정말 바쁠 때는 책상 밑에 숨어서 잠깐 일하는 습관이 있었어요. 그리고 힘드니까 또 팀원들하고 얘기할 때도 쪼그리고 얘기를 했었는데, 제가 한 팀원이랑 얘기를 하는 중에 힘들어서 쪼그리고 얘기를 하는데 그 친구가 자기도 쪼그리더니 눈을 맞추고 얘기하더라고요. 내가 있는 곳으로 내려와서 얘기를 나누던 그 친구의 모습이... 얘기는 되게 심각한 회사 얘기인데 둘 다 쪼그려서 얘기하고 있는 거예요. 땅바닥에 같이 쭈그려줄 거라고 생각도 못했는데 그 마음이 되게 고마웠고... 


그리고 언니한테 위로받은 순간은 너무 많지만, 제일 최근에 받았던 건 그때 회사에서 그 폭풍 속에서 너무 힘들 때 집으로 돌아가던 지하철에서 언니한테 "퇴사해도 돼요?" 하고 문자를 보냈는데 언니가 "퇴사해도 돼"라고 답장이 왔을 때 너무 고마웠어요. 그건 정말 강렬할 정도로 고마웠어요. 뭐라고 올지 알고 있었지만... 거기서 만약에 "해도 되지, 근데 우리 한번 천천히 생각해볼까?" 하면 차단^^ (웃음).


Y: (웃음) 사실이지만 그 당시에는 안 들리는 말들이지. 


S: 언니는요? 


Y: 나도 전에 나눴던 거 같은데 고등학교 친구들을 많으면 일 년에 한 번? 2년, 3년에 한 번 보는데, 그중에 한 명인데 그 친구가 어느 날 연락이 온 거야. 큰 일 치르고 나서 마음이 좀 어떠냐면서 내가 어떤지 상황을 물어보려고 연락을 했던 거더라고. 그래서 그냥 괜찮은 거 같아, 하고 답을 보냈는데 그 친구가 나는 이제야 좀 체감하는 거 같아, 하고 답이 왔어. 그 친구도 아버지가 일찍 돌아가셨거든. 그 친구 아버님 장례식장을 내가 갔었어, 그 친구도 우리 아버지 장례식장에 왔었고. 그 친구도 그런 아픈 시간들을 나보다 먼저 겪었던 거지. 그러면서 자기도 처음에는 나처럼 바로 취업하고 정신없이 일을 시작해서 하루하루 시간이 빠르게 갔고, 비로소 이제 한 3년 되니까 그게 이따금씩 후폭풍처럼 마음이 많이 힘들다, 너도 그런 시간이 올 수 있지 않을까 싶어서 그럴 때 같이 공유하자고 연락이 온 거지. 너무 고마운 거야. 나는 그때 당시 너한테 얘기했던 것처럼 내가 슬퍼하는 걸까?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이별에 대한 충분한 슬픔과 애도를 다 했나 싶을 정도로 나 스스로가 잘 모르겠었었는데 그걸 친구도 공감했고, 그러니 그 한마디에 마음이 사르르 녹더라고. 내가 진짜 힘들 때 이 친구만큼은 그 모든 걸 공감해줄 수 있겠다... 근데 이건 흔치 않잖아 사실. 이걸 경험하는 친구가 지금 이 시기에 내 곁에 있다는 것도 흔치 않은 일이거든. 그걸 그 친구가 먼저 살펴봐주고 먼저 연락을 해서 나한테 얘기를 해줬다는 건 그 친구가 정말 힘들었고, 그 시간에 자기가 얼마나 외로웠을지가 느껴지는 거야. 그걸 자기가 아니까 같은 처지에 있는 친구를 걱정해주는 거지. 그 마음이 너무 고맙더라고. 


그래서 추석을 보내는데 명절 같을 때는 더 생각이 나거든, 가족들이 모이는 자리고 그러니까. 자연스럽게 친구도 생각이 나는 거야. 내가 느끼고 있는 이 마음을 그 친구도 느끼고 있겠다 싶어서 연락을 했지. 그래서 이 책에서 말하는 게 그거잖아, 고통을 겪어본 사람이야 말로 진정한 치유자가 될 수 있다. 그 얘기가 나한텐 되게 위로였어. 그 친구가 나에게 위로가 되었던 것처럼 내가 그런 사람들한테 진짜 위로가 될 수 있겠구나... 그래서 더 와닿았던 거 같기도 해.


[SKIP]


S: 제가 이 책에서 제목들이 참 좋다고 했잖아요. 제목 중에서 "나의 노래는" 그리고 부제에 "잘못 산 인생은 없다"가 있었는데, 언니의 인생 노래가 있다면? 


Y: 나 있어. 소향이 부른 "바람의 노래". 


S: 아ㅠㅠ 나 제목은 아는데 들어본 적이 없어요. 


Y: 난 소향이 부른 버전을 좋아하는데, 왜 이게 인생 노래가 됐냐면 내가 서천에 있을 때 그 노래를 정말 많이 들었어 아빠가 돌아가시고 나서. 가사가 이거야, 나의 작은 지혜로는 알 수가 없는... 보다 많은 실패와 힘든 순간도 비켜갈 수 없다는 걸 우린 알고 있지만 그걸 이겨낼 수 있는 단 한 가지는 오직 사랑뿐이네, 이런 맥락이야. 근데 그냥 그 가사 자체가 나한테는 그 시절에 진짜 나의 작은 지혜로 알 수 없는 지금 이 상황... 왜 이렇게 됐어야 했을까? 왜 이런 결론에 이르렀고, 왜 나는 지금 이런 마음이고 이런 정서를 가지고 있을까... 진짜 내 머리를 아무리 굴려봐도 정말 해답을 찾을 수 없는 거지. 서론은 없고 그냥 결론만 있어, the end 이런 느낌. 내 작은 지혜로 알 수 없는 것이 이 땅에 이렇게 가득하다면 나는... 어떻게 살아? 이런 생각이었어. 근데 그 해답은 오직 사랑뿐이네라는 그 가사가... 뭔가 알 수 없는 실낱의 희망 같은? 희망까지도 아니고 그냥 뭔가 작은 불씨 같은? 진짜 내가 사랑을 잘 안다고 생각하고 살았는데, 결국 이 상황 앞에 놓여있으니 내 작은 지혜로 알 수 있는 게 없구나를 뼈저리게 깨달았어. 그런데도 나는 어떻게 살아가야 할까? 결국 그 사랑을 쫓아가며 살아가는 게 인생인가?라는 긍정적인 질문을 회고해보게 되는 노래였던 거 같아. 


S: 마지막으로 들은 게 언제예요? 서천에서?


Y: 아니 비 오는 날 차 안에서 친구랑 들은 적이 있어.


S: 조합이 너무... 비 오는 날, 차 안에서, 친구랑ㅠㅠ... 


[SKIP]


S: 언니는 길을 잘못 들어서 도착하게 된 곳에서 추억을 쌓은 적이 있어요? 


Y: 나는 그 맥락을 읽으면서 지금의 내 모습? 지금 직장에 오게 된 것도 신기하고, 이전의 직장에서 지금의 직장으로 옮기게 된 게 무슨 맥락일까? 나는 그 일을 정말 하기 싫었는데 왜 계속 그 일을 하고 있으며, 왜 나는 죽겠다고 하며 다닌 회사를 일 년이 넘는 시간 동안 다니고 있으며 (웃음)... 뭔가 내가 계획한 건 아니었어. 내가 예상한 것도 아니었고. 내가 이곳에 있다는 것? 그게 지금도 오리무중인 거지만 언젠가는 이래서 이랬었다 라는 생각이 들 거 같아. 그래서 이 책에서 말하는 게 그냥 우리 인생은 목적지에 가는 게 아니라 목적지에 가는 여정에서 느끼는 행복이라고 하는 게 너무 공감이 되는 거야. 아, 나의 목적지를 가야만 나는 퀘렌시아고 나의 행복이고 내가 진정으로 이 땅에서 누리는 평안이라고 막연하게 생각하고 쫓고 살았던 거지. 근데 여기서 말하는 것처럼 어쩌면 그 여정을 찾아가는 지금이 내 행복의 절정일 수도 있는 거고, 작은 행복의 또 다른 시작일 수도 있는 거고... 


[SKIP]


S: 책에 그런 내용이 있었어요. 

"당신의 하나밖에 없는 이 거칠고 소중한 삶을 걸고 당신이 하려는 것이 무엇인지"

언니는 언니의 삶을 걸고 무엇을 하고 싶어요? 


Y: 나는... 나는 아빠의 삶이 진리를 쫓았다는 걸 조금이나마 증명해보고 싶어. 그 가치에 인생을 걸어볼 만한 거 같아. 


S: 와... 정말 무서운 말이네요. 


Y: 그래서 '조금이나마'라는 수식어를 붙여봤어 (웃음).


S: (웃음) 근데 저도 언니랑 똑같은 거 같아요. 인생을 걸어서 무언갈 해야 한다면 나도 잘 회복시키는 것... 


이제 마지막 질문으로 좋았던 문장을 뽑아주세요.


Y: 난 진짜 많았는데... 이번 책은 주옥같은 문장들이 정말 많았어. 


S: 맞아, 정말 많았어요. 저는 되게 많았는데 일단 하나를 꼽자면, 

"사랑하는 사람은 그냥 지나치지 않는다."

라는 문장이 있었는데 그게 되게 맞는 말 같아서... 사랑하는 사람을 정의해야 한다면 이렇게 할 수도 있을 거 같아요.


Y: 사랑하는 사람을 정의해야 한다면 그냥 지나치지 않는 사람...


S: 생각보다 우리 되게 잘 지나쳐요. 귀찮거나, 부담스럽거나, 여러 가지 이유에서 눈 감고 모른 척 지나치기가 되게 쉬운데... 선한 사마리아인처럼 그냥 지나치지 않는 게 되게 작은데 굉장히 크다는 걸 나이 들면서 느끼네요. 그래서 그 문장이 되게 좋았어요. 


Y: 나는 이 이야기. 

"자 아들아, 떠날 시간이다. 네 배낭에 무엇이 있느냐?"

떠날 시간이라고 아버지가 아들한테 이야기를 해. 그래서 제 추억들이 들어 있다고 하니 그건 너의 소유물이 아니다, 시간에 속한 거다. 그럼 제 재능이 들어있다 하니 그것도 너한테 속한 게 아니라 환경에 속한 거다. 친구와 부모와 형제, 아니다 그건 여행길에 속한 거다. 육체인 게 틀림없다. 그건 흙에 속한 거다. 그럼 내 영혼인 게 확실해! 했는데 슬프게도 넌 잊었구나, 네 영혼은 나에게 속한 거다. 그 남자가 끝내 눈물이 고이고 그러면 제 가방은 텅 비어 있네요? 했더니 넌 소유한 게 아무것도 없다. 그렇다면 제 것은 뭐였죠? 너의 가슴 뛰는 순간들... 네가 삶을 최대한으로 산 모든 순간이 너의 것이었다. 이 맥락을 읽는 순간 온몸에 전율이 흘렀어. 하나같이 다 맞는 말이잖아. 나중에 내가 죽음 앞에 있을 때 내가 무엇을 돌아볼까? 나에게 있는 소유? 내가 뭐했는지? 내가 누구와 만났는지? 이런 게 과연 중할까... 아마도 내가 제일 행복했던 순간, 어쩌면 내가 최선을 다하지 못했던 것에 대한 아쉬움이 남을 수도 있겠다... 그 순간들이 나에게 속해 있다는 것, 그게 많이 와닿았던 거 같아. 


S: 내가 정말 최대한으로 살고 있는 순간들은 어쩔 수 없이 내가 제일 힘든 순간들인 거 같아요. 평안할 때는 그냥 살지만, 힘들 때는 내가 숨 한번 내쉬는 것조차 최선을 다해 내쉬는 거기 때문에...


Y: 그리고 그럴 땐 모든 순간이 다 생각나지 않아? 그 공기 (웃음) - 


S: 그 바람 (웃음) - 


Y: 내가 사시나무처럼 떨던 그 순간들 (웃음) - 


S: (웃음) 그래서 참 아이러니한 거 같아요. 너무 도망치고 싶었는데 또 끝까지 기억에 남는... 


H: 

"문제는 물병의 무게가 아니라, 그대가 그것을 얼마나 오래 들고 있는가이다. 과거의 상처나 기억들을 내려놓아야 한다. 오래 들고 있을수록 그것들은 이 물병처럼 그 무게를 더할 것이다... 내려놓을수록 자유롭고, 자유로울수록 더 높이 날고, 높이 날수록 더 많이 본다." 


[EXTRA] 


"우리 자신도 목표 지점과 원하는 결과를 향해 가느라 삶이 그 여정에서 선물하는 것들을 지나치기 일쑤이다. 삶은 그 여정들로 이루어지는 것인데도 말이다... '모든 과정과 순간순간이 목적지'라는 말은 트레킹뿐 아니라 삶에 있어서도 진리이다. 사실 전 세계의 산과 정글 속에서 행해지는 트레킹의 진정한 의미는 목표 지점에 서둘러 도달하는 것이 아니라 '여정의 매 순간을 즐기고 감동했는가'에 있다. 그 즐거움과 감동이 고난을 불사른다... 그 기쁨이 신비하게도 나침반 역할을 하는 것이다. 그때 나아가는 길이 더 명확해진다." 


"방황한다고 길을 잃은 것은 아니다. 모든 여행에는 자신도 모르는 비밀스러운 목적지가 있다. 그 많은 우회로와 막다른 길과 무너뜨린 과거들이 없었다면 지금의 나는 없었을 것이다. 그 길들이 있었기에 지금의 내가 있다. 자기 자신에게 이 한 가지를 물어보라. '이 길에 마음이 담겨 있는가?'" 


"한 존재를 아는 것은 한 세계를 끌어안는 일이고, 누군가를 사랑한다는 것은 내가 모르는 그 무한한 세계를 사랑한다는 것이다... 당신은 이름 없이 나에게로 오면 좋겠다. 나도 그 많은 이름을 버리고 당신에게로 가면 좋겠다." 


"우리는 그렇게 많은 길을 돌아 기적처럼 어떤 목적지, 혹은 어떤 사람에게 도착한다." 


"많은 길을 돌고 때로는 불필요하게 우회하지만, 그 길이야말로 제대로 가고 있는 것일 수 있다. 헤매는 것 같아 보여도 목적지에 도달해서 보면 그 길이 지름길이자 유일한 길이다." 


"길을 잘못 접어들어 들르게 된 가게에서 마음에 드는 물건을 발견하는 것은 자주 있는 일이다. 잘못 탄 기차가 목적지에 데려다 줄 수도 있는 것처럼. 신은 우리에게 길을 보여주기 위해 때로는 길을 잃게 한다." 


"가까이 있는 것을 찾기 위해 멀리 떠나야 할 때가 있다." 


"'백단향 나무로만 된 숲은 없다'는 인도 속담이 있다. 백단향은 최고의 향나무이다. 그런 나무만 있는 숲은 존재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상처 입지 않는 영혼은 없다." 


"한 개의 기쁨이 천 개의 슬픔을 사라지게 한다_사랑을 잊지 못하는 이유" 


"'프리야는 머리를 감을 때마다 어렸을 때 당신이 자신의 머리를 감겨준 얘기를 해요. 거의 하루도 빼놓지 않고 말해요.'" 


"우리가 사랑을 잊지 못하는 것은 절벽에서 떨어지는 것 같은 그때, 누군가가 팔을 뻗어 우리를 붙잡아 추락을 멈추게 해 주었기 때문이다." 


"'문제는 물병의 무게가 아니라, 그대가 그것을 얼마나 오래 들고 있는가이다. 과거의 상처나 기억들을 내려놓아야 한다. 과거를 내려놓고 현재를 붙잡는 것이 삶의 기술이다. 오래전에 놓아 버렸어야만 하는 것들을 놓아 버려야 한다. 그다음에 오는 자유는 무한한 비상이다. 자유는 과거와의 결별에서 온다." 


"우리는 상처 때문에 불완전한 인간으로 남는 것이 아니라 상처의 결과로 온전한 인간을 향해 간다." 



커버 사진

"Summertime sadness" https://unsplash.com/photos/FLigbWjCZz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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