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일요일은 쉽니다 Mar 10. 2016

그동안 고마웠어

스쳐 간, 혹은 이미 지나간 인연일 수도 있으니



살면서 우리가 다시 만날 일이 있긴 할까

그 생각에 밤새 잠을 설쳤다


공항으로 가는 길

수속 밟고 터미널에서 기다리는 시간

보딩 하러 옮기는 발걸음

그리고 비행 12시간 내내


20킬로 가방 두 개라는 허락된 무게를 초과한 짐은

한 보따리인 가방이 아니라 내 마음

하지만 마음의 무게는 아무도 재지 않더라



몸의 병은 알아주지만

마음의 병은 알아주지 않는다고


발걸음을 떼기마저 힘들 정도로

무겁게 짓누르던 마음의 짐은

시간이 갈수록, 남아있는 기운마저 다 가져가 버리고



살면서 우리가 다시 만날 일이 있을까, 그 길 위에서


인연이라면 또 만난다는 진심 어린 위로도 있었지만

스쳐 간, 혹은 이미 지나간 인연일 수도 있으니


그동안 고마웠어

전화 한 통이면 만날 수도 있다는 생각에

든든했었다


잘 있어

안녕




글. 문작가

@moonjakga on Instagram

사진. 홍작가

@d.yjhong on Instagram

매거진의 이전글 누군가 나의 옆에서 고개를 끄덕여줘서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