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드미러에 남은 기억
나는 아직도 운전 중 오른쪽 사이드미러를 볼 때마다 그날이 떠오른다.
아빠는 운전 중,
조수석에 앉아있는 졸고 있는 여동생의 머리를 힘껏 때렸다.
여동생이 머리로 사이드 미러를 가렸다는 이유였다.
세상에 그렇게 무서운 순간은 없었다.
창밖의 햇살은 따뜻했지만, 차 안은 얼어붙은 지옥 같았다.
나는 뒷자리에 앉아 있었다.
움직일 수 없었고, 숨도 제대로 쉴 수 없었다.
‘왜 저러는 걸까’보다 ‘이 상황이 언제 끝날까’가 더 중요했다.
나는 항상 그런 상황에서 조용히, 작게 숨 쉬는 아이였다.
그때부터였을까.
나는 사이드미러를 볼 때마다 두려움이 솟구친다.
그 작은 창에 비친 세상은 현실보다 더 끔찍하다.
과거가 거울 속에 살고 있기 때문이다.
자꾸만 우회전을 하려고 사이드 미러를 볼 때마다
울고 있는 어린 여동생의 모습이 떠올랐다.
마음이 저려왔다..
아빠는 그날을 기억할까?
나는 매번 그 기억을 마주하며 살아가는데,
아빠는 그저 짜증이 났던 하루 중 하나쯤으로 생각하지 않을까.
나는 잊을 수 없는데, 아빠는 아무렇지 않다면
이 고통은 대체 누구의 몫일까?
나는 여전히 조심스럽게 사이드미러를 본다.
오늘도 그 속에 어린 시절의 나의 작은 여동생이 있다.
몸을 웅크린 채, 숨을 죽이고 있다.
이젠 꺼내어 안아주고 싶다.
“너 잘 버텼어. 지금까지 잘 살아왔어.”
그 말이 우리를 구할 수 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