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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Moonlight journal Sep 13. 2024

나의 이야기를 하고 싶습니다.

한 달간 에세이 쓰기 프로젝트를 마무리하며...

* 책을 좋아하며 성장한 유년기를 지닌 이라면 누구나 '글쓰기'에 대한 갈망이 있으리라 생각합니다. 보다 정확하게는 '작가가 되는 것', 그 이면에는 '나의 이야기를 누군가와 나누고 싶고, 가급적이면 그 누군가가 [대다수의 대중]과 같은 꽤 많은 사람이면 더 좋겠다'는 욕구가 자리 잡고 있는 것이겠지만요.


* 글쓰기에 대한 목마름은 줄곧 있었습니다. 그래서 제가 잔잔바리로 해 보았던 시도들을 나열해보면, 청소년기에 좋아하던 가수들의 팬픽 쓰기(올린 적 없음), 마찬가지로 청소년기 내내 좋아하던 애니메이션의 팬픽 쓰기(마찬가지로 올린 적 없음), 문창과 학생 선생님(숨고에서 만남)으로부터 참작을 받으면서 선생님이 만든 커리큘럼에 따른 과제 수행하기(어디 올린 적은 없지만 선생님에게 보여주며 빨간펜 찍찍 그음 당하며 현실을 명백히 깨달음), 그리고 가장 최근이 올해 여름이 했던 '한 달 간 에세이 쓰기 챌린지'였습니다.


* 결론부터 말하자면, 다행히 매일매일(물론 밀려 쓴 적이 많지만)의 주제에 맞는 글을 작성해서 100%의 완성률을 달성했습니다. 원래의 목표는 '인쇄된 책 받기 미션'에 성공하기 위한 수행률(아마 80%..?)이라도 채워 보자! 하는 것이었는데, 이를 뛰어넘는 완수율을 달성했으니 어찌 보면 쾌거이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미련이 많은 사람인지라 아쉬움은 남습니다.


* 가장 아쉬움이 크게 남는 지점은, 한 10번 정도 함께 챌린지를 하는 분들의 글을 공유하는 시간이 있었는데요. 한 번에 3명의 글이 소개되니, 최소로 잡아도 아마 30번 정도였을텐데 그 중 저의 글이 단 한 번도 소개되지 않았다는 점입니다. 지금 쓰면서도 너무 맘이 아프네요. 얼마나 많은 분들이 참여하는지 모르겠지만, 저는 막연히 한 20-30명 정도 되지 않을까? 그러면 돌아가면서 한 번씩이라 쳤을 때, 적어도 당연히 한 번은 소개되겠지~ 라고 생각했는데, 그런 저의 예상이 처참히 짓밟힌 것이죠. 내 글이 그렇게까지 매력적이거나 잘 쓴 게 아니라 끝내 그 30편 안에 들지 못했구나 생각하니 매우 속상하고, 나중엔 너무 화가 나서 때려치우고 싶은 충동이 솟구친 며칠도 있었지만, 그럼에도 꾸준히 쓰긴 했습니다. 네. 중도탈락하지 않은 스스로의 인내력을 칭찬하며. 그렇게 중반 정도 지나고 나니 그냥 포기하게 되면서, '어차피 이렇게 된 거 내 맘대로 쓰자!'는 맘이 들더라고요. 그래서 그 뒤로는 그냥 생각나는대로 지껄였습니다(!).


* 인쇄된 책은 아직 받지 못했는데, 아마 비문, 오타, 뜬금없는 jumping 등이 분명 있을테고, 보면서 부끄럽고 후회도 되겠죠. 그럼에도, 스스로 잘 했다고 느끼는 것은, 내가 의미 있게 느끼는 일(글쓰기)을 꾸준히 해냈다는 성취감, 글을 쓸 때 너무 큰 목표나 주제를 잡지 않고 간단한 키워드나 생각만 잡고 시작해도 괜찮다는 사실을 배운 점, 이목을 더 이끌만한 무언가가 부족할지도 모른다는 문제의식이 생긴 점, 2024년 길고 길었던 이 여름을 기억할만한 기록물이 생겼다는 사실에 대한 설렘이 있는 것이고, 그런 점을 생각하며 여전히 쓰라린 상처와 시련으로 남은 '내 글이 한 번도 소개 안 됐어, 힝 ㅠㅠ'하는 마음을 최대한 위로해 주고 있습니다. ㅎㅎ


* 매일매일 허덕이며 쓰던 글쓰기 챌린지가 끝난 만큼, 다시 이 곳에도 종종 글을 쓰려 합니다. 주제는 뭐가 될 지 모르겠지만, 너무 거창하게! 상담 전문가로서의 역량을 뽐내야지 하는 느낌으로만 쓰지는 않으려고 해요. 제가 제 글을 통해 가장 강력하게 전달하고 싶은 메시지는 심리학 전공자에 상담자로 살고 있는 나조차도 매일매일이 새롭고 고민되고 자주 흔들리고 슬프고 절망하고 불안하고 짜증나고, 스스로가 밉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계속 스스로에 대해 궁금해하고 보듬어주고 훌훌 털고 일어나려는 시도를 끊임없이 시도해가면서 나름대로 아주 조금씩 나아가고 있음을 보여드리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그러니 남은 올해 3분기부터는 좀 더 다양한 뉘앙스와 이야기로 찾아뵐게요 :)


* 부디 이 길고 긴 여름이 빨리 지나가기를.. 모두의 건강과 마음에 평안이 깃들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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