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이야기] 나와 정말 다른 당신이지만.

그 곳에서 당신의 진정한 모습을 발견하고 나누는 과정이 주는 기쁨에 대해

by Moonlight journal

요즘 해외에서 근무 중인 분들과 상담을 통해 만나 뵙고 있습니다.


고백하건대, 저는 태어나서 단 한 번도 "외국에 나가서 살아보고 싶다"고 생각해 적이 없는 사람입니다.

어렸을 때 TV를 끼고 사느라 각종 TV 프로그램을 섭렵했기에

"걸어서 세계 속으로"라든지 "W" 같은 프로그램도 상당히 자주 보았지만

그때도 '참 신기하고 재미있다'고 생각할 뿐,

단 한 번도 '내가 꼭 저 나라에 가서 ~~해 봐야지'라는 생각은 하지 않았던 것 같아요.


그래서 사실 지금도 해외 발령으로 가족이 다 같이 해외 이주하는 경우에

자동적으로 "부럽다"는 반응이 나오진 않습니다.

다들 부럽다고 하니 그게 일반적인 반응인가 싶어 별 말은 않 하지만,

만약 저에게 그런 일이 일어난다면 저는 엄청난 스트레스를 받고

엄청난 희생을 각오하고 떠나는 마음일 것 같거든요 ㅠㅠ


이 정도로 제 tmi 방출은 마치고요 ㅎㅎ


그러한 저에게 기꺼이! 자력으로!

해외살이를 선택하여 떠난 분들과의 만남은 참 신선하고 흥미로웠습니다.


나와 어떤 측면에서는 극단에 있는 부들이니까요!


그렇지만 이 분들과 만나는 과정에서 또 어떤 측면에서는 나와 참 닮았다는 생각에

반갑고 친근하게 느껴지는 부분도 있었는데요.


그건 바로 '내가 누구인지, 무엇을 원하는지'를 명확히 알고 기꺼이 도전했다는 점에서였습니다.


물론 제가 그 분들만큼 엄청난 도전을 하며 살진 못했지만,

나는 누구인지, 무엇을 하고 싶은지, 그걸 왜 하고 싶은지, 뭘 하면 불행할 것 같은지 등등에 대한 고민을

꽤 치열하게 했고 그 것이 진로 설정에도 큰 영향을 미쳤다고 생각하거든요.


이 분들과 이야기를 나누면서 자신이 왜 해외에서 일하는 삶을 선택하게 되었는지,

그 과정에서 했던 치열한 고민에 대한 이야기를 전해 듣게 되는데,

그 과정을 함께 나눌 수 있다는 것이 참 감사하게 느껴지는 순간을 자주 목도하게 됩니다.


상담을 하다 보면 종종 이런 순간들,

그러니까 한 개인이 자신에 대해 명확하게 알고 그것에 대해 확신을 갖게 말하는 순간을 목도하게 되는데,

그 순간이 개인적으로는 정말, 너무! 참, 좋습니다.

정말 쉽게 할 수 없는 경험인데 함께 할 수 있고,

그걸 들을 때마다 마음에 뭉클함이나 감동적이라는 느낌이 올라오는 걸 보면,

참 저도 한결 같은 사람이죠.


사실 다른 관계에서도 그런 이야기를 나누고 싶은 욕구가 들 때가 많은데요.


성인이 되어 만나게 된 사람들끼리는 어쩔 수 없이 대화의 주제나 깊이의 한계가 생길 때가 많죠.

꺼려지고 더 조심하게 되고.

그러다보니 "너는 어떤 사람이야? 어떤 삶을 살았고 뭘 중요하게 생각해?" 같은,

정말 제가 궁금하고 나누고 싶은 대화를 하기보다는


"요즘 어떤 프로그램을 봤냐? 취미가 뭐냐? 운동을 한다면 뭘 하냐?

애들 교육을 어떻게 해야 하나? 집값이 미쳤다"와 같은

들어도 금방 휘발되어 버릴 대화의 주위만 맴돌게 되는 것이 참 아쉽게 느껴지더라고요.


대학교 때는 술 마시며 쓸데 없는 사상이며 논리며 철학이며 윤리며 도덕, 가치관, 세계관이며를 떠들고,

가끔은 서로 날선 비판과 비난을 가하며 상처를 주고 받기도 했지만

(사실 전 그런 거에 정말 크게 상처를 받아서 괴로워 피한 적도 있습니다;)

그럼에도 그 과정을 통해 '아 저 인간은 저렇게 생겨먹었구만'을 알면서

얄밉고 답답해 하면서도 또 귀엽게 보이고,

그래서 나중에 만나서도 나의 온갖 민낯을 다 드러내도 어색하거나 부끄럽지 않은 연이 되었다 느끼거든요.


하여튼 누군가에 대해 깊이 알게 된다는 것,

그 과정을 함께 할 수 있다는 것이 감사하게 느껴진 요 며칠의 경험이 있었습니다.


가능하면 이것을 상담이 아닌 다른 일반 대인관계에서도 나눌 수 있게 되면 좋겠다는 마음을

되새겨 보는 하루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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