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이야기] 마흔을 목전에 두고

스멀스멀 올라오는, 새롭게 느껴지는 삶의 두려움에 대해

by Moonlight journal

우리때는 학교에 일찍 입학한 애들이 꽤 있었다. 적게 잡아도 이할은 빠른 연생이었던 것으로 기억한다. 나 또한 그랬기에 엄밀히 따지면 아직 마흔은 아니지만, 친구들은 전부 한국나이 마흔이라 올해 들어 유독 '나도 이제 사십대'란 생각을 자주 하게 된다.


마흔 전후로 하여 이제 드디어! 아주 조금의 경제적 안정감과 커리어에서 아주 약간의 안정감, 코딱지만한 유능감을 갖게 되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살아갈 날은 길기만 하고, 그런데 차츰 이 육신은 늙어가기만 하고, 세상에 어떠한 것도 즐겁거나 새롭지 않은 느낌에 직면하게 된다.


물론 그렇다고 각 시기가 쉬웠던 것은 아니긴 하다.


돌이켜보면,

십대는 십대 나름대로..

(한 가지 기억. 초등학교 6학년때 혼자 운동장에 가만히 앉아 공상하다가 문득 아직도 의무교육이 6년이나 더 남았음'을 깨닫고 끔찍하고 절망적이란 감정을 느꼈던 순간)

이십대는 이십대 나름대로..

(전에 수차례 말했던 심각한 우울증의 시기, 석사 시절의 멘탈붕괴!)

삼십대는 삼십대 나름대로..

(왜 삼십인데 아직도 이뤄놓은 게 하나도 없고 돈도 없냐. 맨땅에 헤딩이 이런건가? 언제 어른이 되나. 아직 마음은 응애인데 어떻게 애기를 낳았지? 어떡해 ㅠㅠ 등등)

의 여러 고난과 역경이 있었다.


다만 삼십대 중후반부터 시작된 '내 인생 이대로 놔둬도 괜찮나? 이제 더 새로운 게 없는거야?'라는 당혹감에서 시작된 불안과 초조함이 갈피를 찾지 못하고 방황하다가 어영부영 시간이 흘러가고,

물론 그동안 나름대로 삶을 성실하게 살아냈기에 무언가 얻고 깨닫고 느낀 바는 많았지만,


그럼에도 여전히 '이대로 흘러간다면 참 인생이 허무하겠다'는 강렬한 두려움이 문득 떠오르곤 하는 것이다.


이러한 종류의 두려움은,

내가 스스로의 삶을 끝내고 싶어하던 20년쯤 전 이후로는 처음 느끼는 것이기도 하고,

그 때는 주체적(!)인 끝을 상상하고 초대하려 한 것이었다면,

지금은 거스를 수 없는 운명으로서의 끝을 맞딱드리게 되는 것이므로 상당히 다르기도 하고 일단 낯설다.


다른 분들은 다들 어떤 경험을 하셨을까 궁금하기도 하고요(급존대말 ㅎㅎ)


몸은 점점 더 늙어가겠고, 실제로 지금도 하루가 다르게 떨어지는 체력이 당혹스러울 정도이지만, 그렇기에 오히려 더 건강에 신경을 쓰게 되고, 경제적으로도 궁핍하지는 않으니 무언가 마음을 먹으면 (과거 거렁뱅이 시절에 비해서는 ㅠㅠ) 좀 더 대담하게 필요하다면 쓰자(!)의 마음을 가질 수도 있고!


한편으로는 여러모로 가장 풍요롭고 많은 것을 쌓아갈 수 있는 시기이기도 한 사십대를 좀 더 알차고 지혜롭게 보내고 싶다는 마음도 든다.


여러분의 사십대는 어떠신가요? 혹은 어떠셨나요? 너무너무 궁금합니다. 지혜를 나눠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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