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이야기] 심리상담 vs. 정신분석

Q) 심리상담과 정신분석은 뭐가 다른가요?

by Moonlight journal

최근에 오은영 박사님이 레지던트 시절에 정신분석을 3년간 받았다는 이야기를 하신 적이 있는데, 그에 대한 반응 중에 "심리상담과 정신분석이 같은(다른) 건가요?"라는 질문 댓글이 종종 보이더라고요. 구구절절 대댓글을 달려다가 비슷한 궁금증을 지닌, 상담에 관심 있는 분들이 계실 것 같아 글로 한 번 남겨봅니다. 이론적, 역사적 차이점을 자세히 구분하여 설명 드릴 수도 있지만, 그보다는 좀 더 간결하면서도 직관적으로 그 차이를 이해하기 쉽게 정리해 말씀 드려 보고자 합니다!

물론 저는 정신분석가가 아니고, 심리치료에서 인지행동치료에 기초한 방법들을 선호하기 때문에 내용에 약간의 오류가 있을 가능성은 있습니다.


1. 빈도와 기간의 차이

- 심리상담: 보통 주 1회 vs. 정신분석 최소 주 2회

- 심리상담은 주 1회를 기본으로 합니다. 다만 심리적 위기 상황(예: 심각한 자살충동 및 잦은 자해)이나 심각한 성격구조의 문제(예: 경계선성격장애)를 지닌 경우에는 안전이 보장될 때까지 주 2회 이상 보는 경우도 있습니다. 그러나 이러한 예외를 제외하고 대부분은 주 1회를 기본으로 합니다.

- 정신분석은 최소 주 2회, 보통은 주 3회 이상을 권합니다. 정신분석은 자신의 내면에 대한 매우 깊고 다층위적인 이해를 목표로 하고, 분석가-내담자 사이의 역동(전이/역전이)을 발동시키기 위해 자주 만나면서 서로의 관계 내에서 자연스레 발생하는 이 역동을 치료의 단서이자 도구로 활용하는 것을 치료의 핵심으로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현대에는 비용, 시간적 문제로 주 2회를 허용하지만, 기본적으로는 (특히 정통 정신분석은) 주 3회 이상을 권장합니다.


2. 상담자-내담자의 관계

- 심리상담: 치료적 협력관계, 상호 동등한 관계로 설정 vs. 정신분석: 분석가를 '더 잘 아는 대상'으로 설정

- 심리상담은 내담자와의 치료적 협력/동맹관계를 중시하는데, 특히 Rogers라는 상담가의 '무조건적 긍정적 존중'에 기초한 인간중심치료가 각광을 받으면서 이러한 태도가 널리 공유되게 되었고 그 치료 효과가 입증되면서, 현재는 거의 모든 상담자가 공유하는 가장 기본적인 자세이기도 합니다. 특히 인지행동치료에서는 앞서 말한 '치료적 동맹관계'라는 점을 중시하는데, 이는 내담자의 협조가 없이 상담자 혼자 상담을 끌어갈 수 없고, 궁극적인 목표 달성과 목표 개선을 위해서는 상호간에 신뢰하며 노력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치료자가 내담자보다 심리치료/발달 및 정신병리 등의 이론적 측면에는 전문가가 맞지만, 내담자 개인의 삶을 살아본 내담자만이 알 수 있는 체험적인 정보가 있기에 어느 한쪽이 더 낫고 우세하다고 전제하지 않으려 합니다.

- 정신분석은 기본적으로 분석가가 내담자에 대해 더 많이 알고 있음을 전제하는데, 이는 정신분석에서 다루려는 핵심이 '무의식'이기 때문입니다. 무의식은 말 그대로 '무'의식이기 때문에 우리가 평소에는 거의 인식하지 못하고 노력하더라도 알아내기 상당히 어렵기에 무의식의 전문가인 치료자가 내담자에 대해 오히려 더 많이 알 수밖에 없다고 생각합니다. 또한 이처럼 '의식하지 못하고 있기' 때문에, 치료자가 이러한 측면을 다루려 할 때 내담자의 저항, 방어기제가 좀 더 많이, 강하게 발동될 수밖에 없습니다. 분석가가 이를 잘 다루기 위해서는 스스로도 좀 더 확신과 권위가 있어야 합니다.


3. 궁극적인 목표

- 심리상담: 내담자에 따라 다름 vs. 정신분석: 진정하고 통합적인 자기 이해, 훈습

- 심리상담은 단기상담(10회기 이내)에서부터 중장기상담에 이르기까지 다양하고, 사정상 1-2회기만 하고 마무리되는 경우도 많은데요. 대부분의 상담자는 중장기 상담을 원하고 권유하겠지만 사정상 어렵다면 단기상담으로 진행하며 문제에 대해 어느 정도 이해하는 정도에서 마무리하는 것도 괜찮다고 생각합니다. 대신 남은 과제들에 대해 정리해 드리곤 하죠.

- 정신분석은 특정 목표를 갖고 진행한다기보다는, 기본적으로 몇 년 이상 꾸준히 분석을 진행하면서 스스로에 대한 이해를 깊고 깊게, 반복하여 해 나가게 되는 것을 지향합니다. 그래서 보통은 3년 이상, 길게는 10년, 20년 넘게 지속하는 분들도 많고, 실질적으로 이러한 치료 과정을 권유합니다.


* 총론 및 제언

- 이렇게만 보면 뭔가 심리상담이 더 피상적이고, 정신분석이 더 심층적인 것처럼 보여 '나도 돈만 생기면 정신분석 한 번 받아볼까?'라는 마음을 갖는 분이 계실지 모르겠단 생각이 듭니다.

- 사실 제가 둘을 구분하기 위해 차이점을 크게 적은 것일 뿐, 사실 정신분석은 모든 심리치료 이론의 뿌리이기도 하고, 무의식을 부정하는 상담자는 아마 없을 겁니다. 다만 정신분석에는 지나치게 오랜 기간 무엇을 지향하는지 모호한 상태에서 다소 불친절하게 진행되므로 효율성이 부족하며, 너무 많은 시간과 비용이 들기 때문에 극소수의 사람들(아마도 매우 부유하고 여유로운 사람들)만 가능하다는 점에서 한계가 많았고, 이러한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좀 더 대중적으로, 좀 더 효과적으로, 좀 더 방어를 줄이고 상호 간의 관계를 그렇게까지 깨거나 흔들지 않으면서도 상담을 잘 유지하려는 노력 하에 현대 다른 심리상담이론들이 발달된 것이라 보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 따뜻하고 훌륭한 정신분석가들도 많지만, 아무래도 정신분석의 특징인 '치료자가 더 권위가 있다', '내담자의 반응은 무의식적 저항이다'와 같은 것들 때문에 상대적으로 더 권위적이고 일방적이거나 공격적인 느낌을 받는 경우가 있는데, 저는 이 초반 단계가 상당히 괴롭더라고요. 이 과정을 이겨내면 더 깊이 들어가는 문이 열린다고 하는 분들도 있지만, 저는 좀 더 느리거나 덜 권위적이더라도, 협력적이고 따뜻하고 친절한 상담자를 선호하고 저 또한 그런 상담자가 되기를 지향하기 때문에 정신분석에 대해서는 아직까지 조금의 선입견이 있는 것이 사실입니다.

- 하지만 내담자의 알기 어려운 깊고 복잡한 심리세계를 이해하는 데 있어 정신분석만큼 좋은 도구가 아직 없는 것 또한 사실이라, 상담자 입장에서는 계속 배우고 알아야 하는 영역이기도 합니다.


모쪼록 오늘의 이 글이, 심리상담이나 정신분석에 대해 관심을 갖고 고민하는 분들께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었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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