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를 키우며 반드시 지켜려 노력하는 몇 가지 마음을 공유합니다.
* 눈길을 조금 끌고 싶어 제목은 거창하게 썼지만, 사실 엄청난 정보 공유글은 아닐 수 있음을 미리 알려 드립니다. 왜냐하면 저는 제가 심리전문가라 해서 남들보다 유독 더 마음을 잘 다스린다거나 아이를 더 잘 키운다고 생각하지는 않기 때문이예요. 다만 가장 덜 해로운 길이 무엇인지를 알고 피하려 애쓰고, 나의 부족함과 트리거를 잘 파악하고 이를 조절하기 위해 애쓰는 삶을 살아가는 한 사람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러니 가벼운 마음으로 읽어주시면 좋겠습니다. 이론적인 내용들은 차치하고, 몇 가지 제가 꼭 지키려 노력하는 원칙을 말씀 드리려 합니다.
1) 상한 감정을 오래 유지하기 않기
- 이건 저의 성향 상 좀 더 쉬울 수도 있지만, 저는 원래 앙금을 오래 가져가지 않는 편입니다. 누구에게든요. 화를 내는 일도 드물지만 만약 내더라도 금세 미안해지는 편이기도 하고요. 그래서 손해를 볼 때도 많아 속상하기도 했지만, 아이를 키우면서는 이게 장점이라 생각하는 부분이, 우리 사이에 생긴 '나쁜 감정'을 오래 끌고 가지 않아야지 생각하고 최대한 지키려 노력하며 실제로 아무리 길어도 20분 내외면 충분히 마음이 사그라들어서 먼저 다가가서 마음을 물어보기도 합니다.
- 우리도 사람이기에 당연히 기분이 나쁠 수 있지만, 그래도 아이와 다른 지점은 '성숙함'을 지니고 있다는 것이지요. 비록 내가 적절한 판단 하에 필요한 훈육을 했다 하더라도, 아직 미숙하고 생각의 조망이 좁은 아이 입장에서는 서운하고 화가 날 수밖에 없고, 그러면서도 한편으로는 내가 화를 내는 모습때문에 엄마가 나를 미워하지 않을까 하는 두려움을 함께 지니게 됩니다. 그럴 때, 그래도 아이보다 n*10년 이상 더 세상경험을 많이 해 온 어른으로서 내가 할 수 있는 가장 훌륭한 태도가 먼저 다가가는 태도라고 생각합니다.
2) 화를 내더라도 적정 선을 유지하기(&스스로 이유를 알고 화내기)
- 아이를 키우는 과정에서 훈육은 필수이고 저는 만 2세 전후로는 본격적으로 훈육을 단호하게 한 편이라 생각합니다. 물론 사람이니 감정적으로 격해지고, 가끔 돌아보며 '아, 이건 너무 못되게 했다. 너무 감정적이었네'와 같은 생각에 후회하는 경우도 많지만... 그럼에도 큰 틀에서는 '이 정도면 됐다'고 생각하는 게 저는 항상 지키는 화내는 선이 있기 때문입니다. 절대 아이에게 소리 지르지 않기(물론 언성은 높이고 무섭게 말하지만 히스테릭하게 소리지르는 것은 절대 하지 않습니다), 체벌하지 않기, 혼내는 이유를 분명히 설명하고 아이가 떼를 쓰거나 억지를 부릴 때는 듣지 않고 진정하고 말할 수 있게 될 때 이야기 나누기, 혼낸 후에는 마음을 다독이고 '엄마가 훈육을 하려 한 거지 널 미워하지 않는다'는 사실을 다시금 확인하게 해 주기 정도를 반복하고 있습니다.
- 저희 첫째 아이는 어릴 때는 워낙 섬세하고 겁도 많고 엄마껌딱지이다 보니 조금만 정색하고 말해도 울고 매달리는 경우가 많았어요. 나는 최대한 자제해서 말하는 데도 자꾸 우니 죄책감이 들기도 하고. 그렇다고 또 버릇없이 구는 걸 놔둘 수도 없고. 그래도 인고의 시간을 거쳐 만 5세가 지나가고 나니 이제는 울음이나 떼쓰기도 더 빨리 그치고, 자기 입장을 나름대로 이야기하면서 엄마가 왜 혼내는지도 이해하지만 그래도 더 착하게 말해주면 좋겠다고 약간 쫄았지만 쫄지 않은 척하면서 말하기도 하는 정도로의 업그레이드가 되었습니다.
- 내가 이론적으로 아는 내용을 꾸준히 체험적으로도 적용했을 때 결국 바라는 결과가 나오는 것을 보고, '항상 정도(正道)는 옳다'고 생각하며, 순간적인 감정에 치우치지 않으려 마음을 다 잡고 있습니다.
+ 그리고 항상 화내기 전에는 왜 내가 지금 화를 내려는지 생각하고 화를 냅니다. 감정을 표현하기 전에는 약간의 텀을 두고 생각의 공간을 두는 것, 매우 중요하다 생각합니다.
3) '나는 언제나 네 편'이라는 사실을 알게 해 주기
- 이건 제가 심리학자(상담자)로 살아가며 만난 많은 분들을 통해 뼈저리게 느낀 교훈이자 신념 중 하나인데, 든든하고 사랑하는 가족들이 뒷배로 있는 사람들은 정말 다릅니다. (물론 간혹 지나친 애정으로 인해 자립심이 극도로 떨어져 문제가 생기는 경우가 있으나 드문 경우이고요) 과도기적으로 괴로운 시기를 겪더라도 가족들에게 의지할 수 있고, 자신을 지지해 줄 든든한 지원군이 있다는 사실을 체험적으로 알고 있을 때, 그 개인은 결국 다시 일어나는 쪽으로 향하더라고요. 적어도 내가 꾸린 가정, 내가 낳은 아이에게는 엄마와 가족이 이런 존재가 되어줘야 한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 그래서 아이가 내 뜻을 안 따라주거나 몰라줄 때, 기대에 못 미칠 때, 너무 힘든 일을 겪어서 무너질 때, 가장 사랑하는 존재이니만큼 속상하고 불안할 수 있지만, 그런 감정에 휩싸이지 않고 '이 순간 아이에게 가장 필요한 게 뭘까? 걱정되는 마음에 조언이랍시고 하는 잔소리일까?' 아니면 그저 그 순간 '그 마음을 이해해주고 어떤 결정을 내려도 괜찮다고 지지해주며 기다려주는 엄마일까?'를 생각하며 후자를 택하려 노력하고 있습니다. 사실 아직은 어려서 뭔가 사건이랄만한 것도 딱히 없지만^^; 살아오는 동안 내가 직접 그리고 주변사람들을 통해 간접적으로 체험한 수많은 시련들을 지켜보며 '어쩌면 우리 애에게도 이런 일이 생길 수 있지 않을까. 그럴 때 어떻게 하는 게 좋을까?' 하는 마음이 들 때마다 다시금 이 마음을 꺼내 되새기려 합니다. 그리고 실제로도 아이에게 기대와 부담보다는 응원과 지지를 주는 존재가 되어야겠다는 생각을 자주 하곤 합니다.
* 여러분은 어떤 마음으로 아이를 키우시나요? 나만의 신념, 나만의 비법이 있다면 알려 주세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