캘리포니아 데이비스에 있는 공립 연구 대학으로, 농업 분야에서 세계적으로 높은 평가를 받고 있다. UC Davis에서 농장을 견학하고 농업 강습을 받을 소중한 기회가 있었다.
대학의 농장은 넓게 펼쳐져 있었고 하늘은 구름 한 점 없이 맑았다. 이날의 날씨가 특히 좋은가 싶었는데, 캘리포니아는 여름철에 비가 거의 오지 않아 대개 청명한 하늘을 볼 수 있다고 한다. 캘리포니아는 지중해성 기후로 11월부터 4월까지는 우기, 5월부터 10월까지는 건기라고 한다. 건기에도 작물을 재배하려면 관개가 필수적이며, 관개 시스템의 효율화가 곧 농업의 효율성 향상으로 이어진다는 설명을 들었다.
농장에서 가장 먼저 본 작물은 알팔파였다. 알팔파는 주요 사료 작물로, 식물성 단백질과 미네랄이 풍부하다고 한다. 작물에 물을 줄 때는 물을 전체적으로 뿌릴 수도 있지만, 물 낭비와 비료가 물에 씻겨 나가며 발생하는 수질 오염을 줄이기 위해 국지적인 관개 시스템을 마련했다고 한다. UC Davis의 농장에는 물 통로가 설치되어 있으며, 컴퓨터를 통해 어떤 작물에 물이 필요한지 정보를 얻은 후 해당 작물에만 물을 공급하는 방식으로 효율성을 높이고 있다. 농업뿐만 아니라 생활 전반에서도 낭비와 공해의 최소화를 지향하는 것이 대학에서 학생들에게 가르치는 중요한 메시지라고 한다. 실제로 UC Davis는 자전거 친화적인 환경을 조성하여 자동차 대신 자전거를 이용하도록 권장하고 있다.
캘리포니아는 미국 전체 식품의 4분의 1을 생산하는 미국 농업의 심장으로, 우유 및 유제품 분야에서도 뛰어난 생산량을 자랑한다. 농가 하나당 약 1,500마리의 소를 사육하여 마치 기업과 같은 규모로 운영된다고 한다. 생산된 우유의 절반은 치즈로, 나머지 절반은 분말로 가공되어 미국 내에서도 소비되고 수출되기도 한다. 우유의 상당량이 분말화된다는 점은 예상하지 못한 사실이었다. 설명에 따르면 분말 우유는 보관과 취급이 용이해 아이스크림이나 영유아 식품 등 다양한 제품에 활용된다고 한다. 농가 하나에서 사용할 수 있는 면적이 넓은 만큼 소를 키우는 방식도 남달랐다. 갓 태어난 송아지는 전문 업체에 약 4개월간 위탁 관리되며, 건강하게 자란 송아지는 캘리포니아의 넓은 산에서 방목된다. 그리고 정밀 축산 관리(Precision Livestock Farming) 기술로 각 가축의 상태를 모니터링하고 영양적 필요를 조절하여 질병을 예방하고 있다고 한다.
이곳 UC Davis에 방문하기 전부터 기회가 된다면 농업에 대해 꼭 배워 보고 싶다는 생각을 품고 있었다. 농업은 우리가 먹는 모든 것의 근간이 되는, 인간 삶에 필수적인 활동이자 연구 분야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환경 친화적인 방식으로 식량 생산을 증대하고자 하는 이 대학의 시도가 대단히 가치 있다고 느꼈다. 미국 농업에 적용되고 있는 녹색 신기술과 그에 담긴 사람들의 노력을 살펴보면서, 우리가 소비하는 음식이 지속 가능한 방식으로 생산되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지 깨달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