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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라파 Mar 19. 2021

난 뭐든 만들 수 있어.

계기교육의 중요성. 코딩 소질 발견의 계기

대학교 4학년 1학기가 되도록 못 정한 분야 

난 어떤 분야로 진로를 정할지 못 정했다. 고등학교 2학년 때 갑자기 만화가가 되겠다며 예체능으로 갈아타고 미술 입시를 준비했다. 그리고 대학에 와서는 다양한 시각디자인 이론을 배우고 실습을 통한 훈련을 받았다. 난 뭐든 디자인할 수 있는 동시에 혼란스럽기도 했다. 내 분야를 정하지 못했다는 생각을 했었다.


만화가로 정한 거 아니냐? 할지 모르겠으나. 고3 초반에 만화 잡지사에 기고를 했다 까이고 절망에 빠져 다시는 만화를 그리지 않았다. 


그럼 디자인으로 정한 거 아니냐?라고 느낄지도 모르겠으나. 디자인에도 종류가 많고. 나의 전공. 시각디자인에도 분야가 많다. 기업 아이덴티티, 브랜드 아이덴티티 분야도 있고 인쇄물 편집 쪽도 있고 영상 쪽도 있다. 영상 쪽에는 애니메이션, 영화, 광고 영상, 방송영상, 뮤직비디오도 있다. 




초등학교 때 다녔던 컴퓨터학원이 나의 분야를 정해주다.

IT 쪽 업계에 발을 들여놓고 UX분야에서 일을 하게 되고, 스타트업을 운영하게 된 결정적인 계기는 어머니가 주산학원에 보내지 않고 당시 잠깐 유행한 컴퓨터 학원에 나를 등록하면서부터였다. 1부터 10까지 더하는 것을 1+2+3+...+10으로 하지 않고 for문을 이용해서 코딩했다. 난 이해가 안 되었다. 왜 이렇게 복잡한 명령어를 힘들게 만드는지 말이다. 그런데 1부터 1000까지 더해보라고 할 때 깨달음이 왔다. 난 손가락 까딱으로 1부터 1000 뿐만 아니라 백만, 천만까지도 더해서 답을 낼 수 있는 능력이 생겼다. 


코딩이란 그런 멋진 것이었다. 그걸 까먹고 있다가 대학교 4학년 1학기. "인터렉티브 디자인"이라는 이름의 수업을 통해서 과거의 나를 다시 만났다. 그리고 같이 수업 듣는 친구들은 도무지 감을 잡지 못하고 흥미를 잃는 모습을 동시에 보았다. 아. 내가 친구들보다 이 분야에 더 관심이 많고 소질이 있나 보다.라고 믿었다. 생각해보면, 그 친구 중 한 명이 내가 잘한다고 생각하고 뭘 물어봤는데 만만하게 보고 시작했다가 3시간 만에 겨우 해결했다. 지금 생각해보면 나와 그 친구의 차이는 나는 소질이 있다고 믿었다는 것뿐이었다. 


스티브 잡스, 

일론 머스크, 

마크 주커버그, 

빌 게이츠. 

이분들의 공통점?

돈이 많다는 것 외에도 공통점이 있다.

어릴 적에 멋진 것을 조립하고 납땜하고 코딩해서 만들어본 경험이 있다는 것이다. 


스티브 잡스는 어렸을 적 "히스 키트"라는 납땜 키트로 라디오를 만들면서 "나는 무엇이든 만들 수 있다."라고 믿었다고 한다. 사람은 믿는 데로 된다고 했던가. 스티브 잡스는 멋진 것들을 많이 만들었다. 


생각해보니 내가 IT분야로 오게 된 계기교육은 초등학교 정규과정에는 있지 않았다. 리코더도 불어보고, 100미터 달리기도 해 보았지만, 학교에서 코딩을 한 기억은 없다. 나의 계기교육은 컴퓨터 학원이었다. 모든 것이 디지털로 연결되는 시대라면, 코딩에 소질이 있는 친구들이 이 분야에 푹 빠질 수 있는 계기를 공교육에서 제공해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코딩 교육의 현황

"농경시대에는 대부분의 사람들이 씨앗만 봐도 콩인지 팥인 지 알아봤다면, 

인공지능 시대에는 대부분의 사람들이 코드 한 줄 정도는 딱!? 따닥?"


그래서인지 사교육 시장에서 국영수 외에도 빠르게 성장하고 있는 분야가 코딩 분야라고 했다. 그런데 주변에 살펴보면 코딩 교육을 받고 있는 친구들이 많지는 않았다. 수소문해보니 코딩 교육은 매우 비싼 교육. 일단 수업하려면 장비도 있어야 하고 교보재도 많이 들어간다. 선생님도 쉽게 못 구한다. 코딩할 줄 알면서, 아이들에게 친절하게 알려줄 수 있는 능력까지 있는 선생님이어야 한다. 


자연스레 코딩 학원들은 프리미엄 전략을 펼치고 있다. 인테리어를 보면 구글이나 네이버, 카카오 같은 잘 나가는 디지털 혁신 기업처럼 꾸며놓았다. 서비스도 정말 좋다. 아이가 코딩 결과물을 실행할 때 기쁜 표정을 짓는 장면을 영상으로 찍어서 부모님께 보내드린다. 신문기사에 개발자가 받는 억대 연봉에 대해서 나오다 보니… 코딩도 가르쳐야 할 것 같은 느낌이다. 하지만 프리미엄은 가격도 프리미엄이다 보니 아무나 수업을 들을 수는 없을 듯하다. 당연히 부모들은 보내고 싶지만. 가격이 부담된다. 


대한민국 교육부에서 이러한 문제를 그냥 놓칠 리 없다. 

작년 5월 정보교육 종합계획안에서 AI교육을 어떻게 진행할 것인지에 대해 발표했다. 이제 AI교육을 정규과정에 필수과목으로 만들고 지속적으로 확대해 나가겠다는 내용이었다. 특히 AI교육 목표 수준을 모든 사람을 인공지능 개발자로 만드는 것이 아니라 "인공지능 활용자"를 목표로 하고 있다는 점에서 적절하다는 생각을 했다. 우리 모두 100미터 달리기 선수나 리코더 연주자가 되는 것이 아니듯.


교육부에서 제시한 계획안에서는 학생들이 인공지능 기술의 원리를 이해하고, 실생활의 문제를 풀어보는 실습과정을 구상하고 있었다. 그러기 위해서는 실습이 가능한 인공지능 교육 플랫폼이 필수적이다. 


현실은 대부분 외산 플랫폼으로 진행하다 보니 파편화되고 어려움이 많다. 어떤 선생님은 40명의 학생이 실습하기 위한 계정을 만들기 위해 이메일 40개를 만들었다. 그러고 나서 40개의 이메일로 미리 실습 플랫폼에 가입했다. 비밀번호를 엑셀에 정리해놓고 수업을 시작하면서 아이들에게 알려주었다. 훌륭한 교육 커리큘럼을 만드는 것만으로도 벅찬데 불편한 온라인 환경으로 인해 더 힘들게 한다는 느낌을 받았다. 


인공지능 교육 프로그램을 만들게 된 계기

기업을 위한 챗봇 플랫폼 서비스를 운영하고 있는 우리 회사가 인공지능 교육 프로그램을 만들게 된 계기는 운영 중인 챗봇 빌더 서비스 이용자들의 목소리였다. 아이들에게 챗봇 만들어 주는 수업을 했는데 반응도 좋고 교육효과가 크다는 것이었다. 그리고 기업을 위한 관리 기능인데 학생들의 계정관리에도 나쁘지 않다는 평이었다. 국립과천과학관, 교육지원청을 포함한 선생님들의 이야기를 종합해보면 챗봇을 이용한 인공지능 교육이 아래와 같은 장점이 있다고 했다.



타자만 칠 줄 알면 결과물이 나온다. 

초등학교 고학년부터 할 수 있다.


타자로 어떤 내용을 치느냐에 따라 결과물이 달라진다.
국립과천과학관에서는 재난 시 대피요령을 포함하여 교육을 진행했고, 부산 사하구 학생들은 사하구를 소개하는 챗봇을 만들었다.


API 연동을 하면 무궁무진하게 확장될 수 있다. 

IoT와 연계할 수도 있고, 날씨/주식/환율 정보를 보여줄 수도 있다. AI번역을 하는 챗봇도 만들 수 있다. 


독특한 결과물을 메신저 등을 통해 다른 사람에게 쉽게 보여줄 수 있다.

코딩 능력이 뛰어나지 않더라도 자신의 아이디어와 콘텐츠를 다른 사람에게 보여줄 수 있다는 점. 내가 컴퓨터 학원에서 만든 프로그램을 어머니는 한 번도 보신 적이 없다. 당시에는 컴퓨터는 컴퓨터 학원에만 있었기 때문에...



우리 팀은 교육분야의 선생님들의 이야기를 믿었다.

그리고 나를 포함한 우리 팀 모두 과거 멋진 것을 만들어 본 경험이 있었다. 그래서 이 분야에서 즐겁게 일하고 있다는 것을 새삼 깨달았다.


어릴 적 작은 경험은 미래에 큰 영향을 미친다. 

챗봇을 이용해 인공지능을 만드는 경험은 분명 멋진 경험이 될 것이다.

이 믿음을 실천하여 인공지능 챗봇을 활용한 인공지능 교육프로그램을 만들었다. 

그리고 놀랍게도 만들어서 오픈하자마자 주문이 들어왔다.



관심 있는 분들은 둘러보고 많은 피드백을 부탁드린다. 

https://ailear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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