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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라파 May 10. 2021

이건장3도,저건단3도,그건 감3도

AI챗봇 회사 대표가 느끼는 지식 배움과 느낌 배움에 대해서

https://bit.ly/3rxIU08




Photo by Annie Spratt on Unsplash

기타 코드와 리듬을 어느 정도 익히고 나면 

자연스레 화성 이론에 궁금증이 생기고 이런 이야기를 하게 된다. 분명히 했었다. 중학교 때 시험을 봤다. 다장조는 라단조와 나란한 조. 으뜸음이 뭐라는 둥. 그때 교실에 내 짝, 앞, 뒤에 앉은 친구들과 서로 퀴즈를 내서 달달 외웠었다. 함께 노력한 끝에 모두 시험을 잘 쳤다. 그런데 그게 어떤 소리가 나는지 몰랐고, 다장조가 C Major라는 것도 모른 채 기타를 연주하고 있었다. 알아도 소용이 없다. 무슨 뜻인지 기억이 나지 않으니. 

유치원부터 고등학교 3학년까지

정말 많은 것을 배웠고 암기했다가 잊었다. 그런데 그때 배운 것을 지금 것 써먹는 사람들이 있다. 지금 나에게 기타 교습을 해주고 있는 선생님도 그렇고, 아이유 같은 싱어송라이터도 잘 쓰고 있을 것이다. 


비슷한 것들이 많이 있다

내 입장에서는 쓰지 않는다.    

수학 : 근의 공식. 직각삼각형 변의 길의 구하는 공식

영어 : 문장 5 형식

역사 : 빗살무늬 토기와 민무늬 토기, 콜럼버스 신대륙 발견 1492이고 100년 뒤 1592년 임진왜란


특정분야의 지식을 외웠던 것보다는 

오히려 외웠던 것이 아닌 것들이 많이 쓰인다.    

초5 담임 선생님 말씀 : 머리 좋고 운동 잘하는 것보다 먼저 사람이 돼야 된다. 짐승이 운동 잘하면 폭력배 되고, 짐승이 머리 좋으면 사기꾼 된다.

중1 윤리 선생님 말씀 : 마음이 넓으면 돌을 던져도 일어났던 파도가 금방 잦아듭니다. 마음이 얕으면 작은 돌에도 파도가 치고 넘칩니다.

고1 국어 선생님 말씀 : 옛날에 잘했고, 옛날에 못했고 하는 것은 과거야. 과거에 사로잡히는 것은 늙은 사람이야. 너희는 젊잖아? 젊은 사람은 미래를 보고 지금을 사는 거야. 멋진 미래를 그려. 당당하게 오늘을 살아.


주로 인생 자체에 대한 콘텐츠

사람이 되는 것에 대한 콘텐츠는 계속 상기되고 사용되는데 비해 특정 분야의 지식은 그쪽 분야 일을 하지 않으면 사용하지 않는다. 사용되지 않을 지식이라 생각되면 더욱 비효율적이고 필요 없다는 생각이 들고 재미가 없어진다.  


지식보다는 인생에 영향을 미치는 '느낌' 주기

선생님이 아이들에게 주어야 하는 것은 '특정 지식'도 있겠지만 '특정 느낌'을 주어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다. '특정 느낌'을 받은 분야의 학문은 자연스레 관심이 커지고, 재미가 있고 스스로 탐구하게 된다. 나에게 있어선 미술 선생님이 그런 역할을 해주셨다. 내가 직접 만든 작품을 보며 성취감을 느끼고, 작품을 친구들이 멋지다고 이야기해줄 때 성장감을 느꼈다. 다른 과목도 놀라운 경험들이 있다.      


수학에서는 내가 아는 적은 정보로 더 많은 정보를 알아낼 수 있다는 경험

외국어에서는 내가 좋아하는 게임이나 만화 속의 캐릭터가 무슨 말을 하는지 들리는 경험

역사에서는 어떻게 내가 여기에 있고 세상이 어떻게 돌아가는지 보이는 경험



Photo by Jess Bailey on Unsplash


인공지능을 비롯한 기술의 교육

4차 산업혁명이다 인공지능이다 하여 코딩 교육, AI교육에 관심이 높다. 중국은 유치원부터 고등학교 3학년까지 체계로 구성한 교과서 목차를 발표했고, 미국도 교사연구회를 통해 연구를 하고 있다고 한다. 한국도 2025년까지 인공지능을 포함한 '정보'과목을 의무화하고 교육 차수를 확대한다. 매년 원래 있던 개념도 이름을 바꾸어 등장하는 정보기술에는 정말 많은 지식이 있고 암기할 것들이 있다. 3년만 지나도 안 쓰는 용어들. 그런 용어에 집중하기보다는 데이터를 관찰하고 만져보고 자신만의 작품을 만들어 친구들에게 보여주는 경험으로 느낄 수 있는 '느낌'이 더 중요하다고 믿는다.  


스티브 잡스가 어릴  했던 교육

라디오 조립 키트인 '히스 키트'라는 것이 있다. 스티브 잡스도 어릴 적 히스 키트의 설명서를 보며 납 인두 작업을 하고 실제로 켜지는 라디오를 보며 즐거워했다고 한다. 본인은 라디오를 만들었으니 TV도 만들 수 있다고 생각했고 자신이 못 만드는 것은 없다고 믿었다고 한다. 공대 출신 친구들에게도 물어보니 라디오 세트나 과학상자라는 교육용 키트로 직접 만들어 보는 것을 상당히 즐겼고 상도 받아본 경험이 있는 것을 알 수 있었다. 뭔가 직접 해보고 받는 느낌. 그것이 어릴 적 교육의 핵심인 것 같다. 

Photo by Md Mahdi on Unsplash

교육 돼가고 있다.

생각보다 초등학생들이 학교에서 하고 있는 수업의 수준이 높다. 이번에 우리 서비스를 적용하는 선생님의 수업 흐름을 보니 '인공지능 챗봇 개발자 선언문' 활동이 포함되어 있었다. 깜짝 놀랐다. 선생님은 이미 알고 있었다. 정보기술의 본질은 사람을 돕는 것이고, 직접 만들어보고 체험해보는 것이 가장 훌륭한 교육이라는 것을! 그리고 그것을 선구자 같은 개발자들이 하는 문화활동인 '선언문'발표의 형식으로 실습을 한다? 너무나 좋은 아이디어다. 열정적인 선생님이 있다면 미래는 밝다. 더 나은 세상, 더 나은 교육을 위해 힘쓰는 선생님들께 감사를 드린다.    




https://bit.ly/3rxIU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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