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 개의 문단으로 전하는 짧은 생각 : 열문단 #.6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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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주 전 동아광장에 올라온 최인아 대표님의 글 제목은 '이맘때, 리더의 질문'이었습니다. 평소에도 대표님의 글을 좋아해서 인상 깊었던 대목은 따로 옮겨두거나 몇 번이고 읽어보는 편인데 이번에는 그 감도가 더 특별하게 느껴졌습니다. 요즘 들어 훨씬 더 자주 생각하게 되는 '리더의 자질'에 대한 대표님의 코멘트가 가감 없이 녹아있었기 때문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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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중에서 저는 두 가지 포인트가 가장 인상 싶었습니다.
"리더의 역할 중 상당수는 책임지는 거다. 책임이란 달리 말하면 무릅쓰는 것이다. 어렵지만, 불확실하지만, 잘못될 수도 있지만 판단하고 선택하며 그러곤 감당하는 것이다. 자신을 쳐다보는 많은 이들이 믿고 계속해서 애를 쓰도록, 또 저 리더와 함께하면 좋은 경험을 할 수 있다고 기대하고 노력하게 만드는 사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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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다른 하나는 이런 문장이었습니다.
"일터에서 우리는 리더와 구성원으로, 혹은 선배, 후배로 만나 함께 일한다. 다시 돌아오지 않을 귀한 시간을 그렇게 함께하는 거다. 그렇다면 리더는 이런 질문을 해야 하지 않을까? '인생의 귀한 시절을 나와 함께 일하며 보내는 후배, 구성원들이 값진 시간을 보내고 있나? 그들이 그런 시간을 경험할 수 있도록 나는 리더로서 무얼 하고 있고 해야 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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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에 좋은 리더의 조건은 셀 수 없이 다양하고 그 기준과 정의 역시 매우 주관적인 영역이라는 것을 잘 알고 있습니다. 당장 한 팀에 있는 조직원들만 해도 누군가는 '인간적으로 따뜻하게 대해주는 리더가 좋다'고 하고 다른 조직원은 '그런 거 다 필요 없고 디렉션만 명확하게 주면 된다'라고 말하니 말이죠.
하지만 각자의 세계관에 큰 영향을 받는 그 리더십이라는 영역의 특성을 차치하고라도 절대 부정할 수 없는 리더의 자질이 하나 존재한다고 생각합니다. 최인아 대표님께서도 강조한 '책임지는 사람으로서의 역할'이 바로 그것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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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리더의 책임에는 두 가지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첫째는 일로서의 책임입니다. 너무도 당연한 얘기지만 리더는 자신이 오너십을 가지고 있는 업무에 있어 최종적인 책임을 져야 합니다. 하지만 이 책임이라는 것이 결과에 실패한 뒤에 '모든 것이 제 탓입니다'라고 화살을 본인에게로 돌리는 책임만을 의미하지는 않습니다. 오히려 구성원들이 스스로 의사결정의 역량을 갖추고 일을 끌고 나갈 수 있도록 훈련시키는 책임이 더 큽니다. '내가 시키는 대로 해라, 책임은 내가 진다'는 식의 리더십은 어리석은 리스크만을 동반할 뿐이거든요. 각자의 손발을 묶어놓고 모든 것을 진두지휘하려고 나서면 오히려 리더 본인의 역량만 더 일찍 바닥을 드러낼 뿐입니다. 그러니 일에 관한 리더의 책임은 '일이 돌아가게끔 사람을 관리하는 책임'이라고 할 수 있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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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번째는 성장에 대한 책임입니다. 사람도 조직도 성장하지 않으면 아무런 의미가 없습니다. 그런데도 조직원의 성장은 뒷전이고 오직 본인이 해결하고 싶은 과제에만 몰두하는 리더가 꽤 많습니다. 더 최악은 본인이 탑 다운으로 내린 업무를 마치 퀘스트 깨듯 성공하고 나면 그것이 곧 성장이 될 거란 희한한 논리를 가지고 있다는 거죠. 그러니 조직원 개개인에 대한 성장 목표나 방향, 조직 차원에서의 체계, 시스템, 문화 같은 것에는 1도 관심이 없습니다. 오히려 그런 것들을 허상에 가까운 정도로 취급하는 경우도 있으니 말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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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어도 리더라면 조직 안에서의 성장 방향을 제시해야 할 뿐 아니라 나아가 외부 환경에서 비교 우위를 차지할 수 있는 성장 방향도 제시할 수 있어야 합니다. 다시 말해 '이 조직 안에 있으면 이런 과정을 통해 이렇게 성장할 수 있다. 그리고 그렇게 얻은 역량은 우리가 속한 업계와 산업에서 이런 강점으로 작용할 수 있다.'라는 두 문장을 클리어하게 명시할 수 있어야 한다는 얘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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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리더의 자리에 있는 사람이라면 정말 많이 고민하고 공부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또 소통하고 교류해야 한다고 봅니다. 그러나 수많은 리더가 '나도 그래야 한다는 건 아닌데 지금 상황이 여의치 않다'라는 이유를 들거나 아니면 아예 '나도 겪어봤는데 그거 그냥 개인적인 욕심일 뿐이지 회사가 그런 소원 들어주는 곳은 아니다'라는 스탠스를 취합니다.
그 말을 모조리 부정하고 싶은 맘은 없지만 의외로 조직원들도 리더에 대해 꽤나 합리적인 평가를 내립니다. 즉, 회사 특성상 리더가 아무리 노력해도 어쩔 수 없는 부분에 대해서는 조직원들이 먼저 체감하고 이해하기 때문이죠. '그런 건 모르겠고 빨리 나 성장시켜 주세요'라는 어리광을 피울 조직원은 극히 드물다는 얘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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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책에서 리더십에 관한 글귀 하나를 읽은 적이 있습니다.
"리더가 보여줄 수 있는 최고의 자질은 '리더로서 본인이 점점 더 나은 리더가 되어가고 있다는 시그널을 주는 것'이다."
저는 이것만큼 리더십에 대해 명확히 정의한 사례도 드물 거라고 생각해요. 앞서 말했듯이 리더를 따르는 팔로워들은 리더에 대해 뭔가를 바라고만 있는 존재들이 아니라 우리 리더가 어떻게 행동하고 결정하는가를 유심히 관찰하는 존재들이거든요. 그런 존재들에게 스스로 나아지고, 성장하고 있다는 확신을 주는 것만큼 동기부여가 되는 건 없을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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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 작은 직책이어도 좋고 꽤 큰 직위를 맡고 있어도 좋습니다. 적어도 다른 대상을 리드해야 하는 입장에 있다면 주기적으로 스스로에게 이런 질문을 던져보는 것은 어떨까 싶네요.
'인생의 귀한 시간을 함께 일하며 보내는 이 사람들에게 나는 값진 경험을 줄 수 있는 리더인가? 그리고 그 경험을 위해 나는 일로서, 성장으로서 책임지는 리더인가?'라고 말이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