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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도영 Sep 30. 2016

마케터가 되고 싶어요

오늘도 마케팅 직군의 취업을 꿈꾸는 그대에게.





전공을 불문하고 마케팅 직군의 취업을 희망하는 취준생이 많다. 몇 년전만 하더라도 주로 상경계열 학생들이 선호했던 취업 직무였으나 요즘은 인문, 사회계열 뿐 아니라 공대생 중에도 마케터가 되고 싶다는 학생들을 어렵지 않게 찾을 수 있다. 

하지만 취준생들이 접할 수 있는 정보의 양과 질이 제한적이다보니 대부분 직무에 대한 이해 없이 막연히 마케팅을 바라는 경우 있고, 간혹 힘들게 취업해서 그렇게 원하던 마케팅 업무를 하게 되었음에도 불구하고 자신이 생각해온 '마케팅'과 큰 거리감이 있어 견디기 힘들어하는 케이스도 있다. 


마케터라는 직군을 설명하기에는 며칠이 걸려도 모자를테고 또 OO마케팅, △△마케팅 등 마케팅의 개념을 세분화해서 들어가다보면 끝이 없을테니, 오늘은 마케터가 되기 위해서는 어느 정도의 워밍을 해야하고 어떤 마음가짐을 가져야 하는지 정도만 알아보자. 



1) 마케팅은 기획이자 실행이다. 


기획력이 좋은 사람과 실행력이 좋은 사람 둘 중 어떤 사람이 더 마케팅에 유리할까? 정답은 두 가지 모두 밸런스를 이뤄야 한다는 것이다. 때에 따라서 기획과 실행이 분리되어 있다고 생각하는 경우도 많아서 기획력에만 치중하는 경우도 많으나, 개인적으로는 이를 진짜 마케터라고 인정하지는 않는다. 마케터야말로 전 단계에서 함께 모든 책임을 져야하는 사람이다. 마케터가 상품 탓하고 상품 개발 쪽에서 마케팅 탓하는, 아직도 그런 고리타분한 업계들이 있기는 하지만 유능한 기업이라면 대부분의 마케터는 전 과정에 참여하고 책임을 함께지는 구조다. 



2) 분석과 통찰은 다르다. 


마케터 중에는 유달리 엑셀에 집착하는 사람이 많다. 다른 말로 통계와 자료에 매달리는 사람들이란 얘기다. 이들은 데이터를 매우 깊게 파고들어 분석하고 또 분석한다. 그리고 무언가를 실행하기 위해서 필요한 최상의 '근거'만들기에 집중한다. 하지만 분석과 통찰은 엄연히 다르다. 분석은 데이터만 잘 다루면 할 수 있지만, 통찰은 그 데이터에서 어떤 '의미있는 것'들을 찾아내느냐의 싸움이다. 따라서 마케터를 꿈꾼다면 단순히 데이터 분석이나 활용법 외에 데이터를 어떻게 바라보고 어떤 것에 의미를 두고 분석할지에 대한 연습을 해야한다. 



3) '선 긋기' 하지 말자.


간혹 마케팅 직군 취업을 희망하는 학생들 중에 아주 구체적인 직무를 바라고 해당 부분만 노리는 경우가 있다. 본인인 '소셜 마케팅'쪽을 희망하고 있다거나, '컨텐츠 마케팅'쪽의 일을 하고 싶다는 식이다. 물론 목표가 구체적인 건 매우 고무적인 일이지만, 사실 요즘처럼 오전, 오후로 트렌드가 바뀌는 시대에 마케팅의 개념을 세세히 구분한다는 것은 꽤나 힘든 일이다. 게다가 실제로 기업의 마케팅 직군은 그 범위를 매우 넓게 두고 어떤 시도든 할 수 있는 '일당백'을 원하는 경우가 많다. 그러니 취업 전부터 너무 마케팅 직무에 대해 '선을 긋고' 접근하지는 말자. 



4) 속도는 생명이다. 


마케터에게는 기획력과 실행력, 창의력, 책임감 등 다양한 자질이 요구되지만, 개인적으로는 이 '속도감'도 매우 중요하다고 본다. 특히나 마케팅은 타이밍의 미학이라고 불릴만큼 속도 전쟁이 이뤄지는 곳인데, 전반적으로 '속도감'이 더딘 케이스는 적응하기가 쉽지 않다. 따라서 어떠한 컨텐츠를 보던 간에 빠르게 분석하고 중요한 포인트를 잡아내는 연습 그리고 이를 실제로 어떻게 스피디하게 활용할 수 있을지에 대한 연습을 하는 게 좋다. (다만, 속도가 빠르다는게 디테일에 신경쓰지 않거나 무조건 빨리빨리가 제일 중요하다는 의미는 결코 아니다. 그런 요소들은 기본적으로 보장되어있음을 뜻한다.)



5) 반 발짝만 앞서가자.


마케터가 존재하는 이유 두 가지를 꼽으라면 '커뮤니케이션'과 '문제해결'을 선택하겠다. 즉, 사용자와 제품 개발자 그 외 수 많은 협업자와의 커뮤니케이션을 통해서 끊임 없이 문제를 해결해가는게 마케터다. 그런데 간혹 이런 기본적인 네트워크를 무시하고 '새로운 것'만을 갈망하고 혼자 저만치 앞서 있는 마케터들을 본다. 마케터는 선구자이기보다는 조력자여야 하는데, 그런 무리한 아이디어로는 쉽사리 성공을 장담하기 어렵다. 그러니 현재의 상황에서 가장 빨리 해결해야 하는 문제들을 발견하고 이를 가장 효율적으로 처리할 수 있는 방법은 무엇인지를 고민하자. 한걸음도 아니고 딱 반발짝만 앞서가도 너무 훌륭한 마케터다. 



6) 내 자식일 수록 엄하게 기르자.


마케터에게 아이디어는 자식과도 같다. 며칠을 고민해서 어렵게 낸 아이디어가 사장되면 눈물이 날 정도로 쓰라리기도 한다. 하지만 내 자식일수록 강하고 엄하게 대해야 한다. 간혹 자기 아이디어에 대한 매너리즘에 빠지는 마케터들을 보는데, 그런 사람치고 정말 유능하게 발전하는 케이스는 드문게 사실이다. 그러니 언제나 자신의 아이디어는 객관적으로 볼 수 있어야 한다. 



7) 때로는 '포기'가 최고의 미덕이다.


회사에 와서 일을 하다보면 의외로 '버려야 하는 때'와 자주 마주친다. 어떤 경우에는 수 개월에 걸쳐 마련한 프로젝트가 엎어지기도 한다. 하지만 다양한 이해관계자들과의 얽힌 관계에서 단순히 아이디어만 좋다고 밀어부치기에는 한계가 있다. 또한 아무리 아이디어가 좋아도 아주 작은 이유로 큰 리스크가 예상된다면 과감히 발을 뺄 수도 있어야 한다. 물론 끈기와 집념으로 일을 잘 해내는 것도 매우 중요하지만, 필요에 따라 현명하게 판단하고 적절히 포기할 줄 아는 것도 마케터의 역량임을 잊지 말자. 



사실 오늘날에는 '마케팅' 자체에 대한 회의론도 많다. 제품만 잘 만들면 마케팅 없이도 알아서 팔린다는 주장부터 이미 제품 개발부터 영업에 이르기까지 전 과정의 모든 담당자가 마케터라는 말도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오늘도 고객과 소통하고 새로운 무엇인가를 전달하기 위한 노력은 계속되고 있다. 설사 '마케팅'이라는 단어가 어떤 식으로 변화 발전해가더라도 '커뮤니케이션'과 '문제해결'을 지속해야하는 기업이 숙명 상 누군가는 그 일을 맡게 된다. 적어도 그 과정에 발을 딛고 있는 사람이 되기 위해서는 위의 내용을 (명심은 아니더라도) 참고는 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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