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을 찍는다는 것은 대상을 향한 최고의 행동입니다. 존재의 유한성을 무한성으로 옮겨놓기 때문이죠. 사진은 단편이지만 존재의 조각이며 죽어감을 향하고 있는 최선의 증명입니다.
사진을 통해 시간 흐름이 체감될 때 죽음의 문제를 생각하게 됩니다. 죽음 너머 사유 이전에 지금 여기에서 자신의 위치를 확인하고 탄생에서 현재, 현재에서 죽음으로 이어지는 삶 가운데 유예할 수 없는 어떤 것을 발견하게 되죠. 이어져 있던 죽음을 당겨 현재로 가져옴에서 오는 발견입니다. 삶과 죽음 사이에 틈은 종이 한 장이고 이 틈에서 발견되는 것은 지금 여기. 눈 앞에서. 당장. 입니다.
틈 사이 죽음이 오기 전 현재라는 체험은 감정을 극대화시키며 지속에서 순간의 문제로 치환합니다. 순간의 충실을 놓치면 바로 이어 죽음이 오기 때문이죠. 이 순간의 충실함을 찍는다면 어떤 사진이 나올까요. 어제와 변함없이 누름으로 나오는 사진일까요. 무엇을 남기려 할까요. 누름 가운데 계속 생각합니다.
메멘토 모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