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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문경민 Jun 06. 2019

#26 대화

   사진은 자신의 관점을 알리기에 좋은 도구입니다. 어떤 시각으로 어디까지 보여주는지 한계도 있지만 표현되고자 하는 대상은 뚜렷이 나타나죠. 그런 면에서 사진은 자신을 솔직하게 나타내는 것 같아요. 어떤 장면을 통해 마음을 나누고 그 매개로 서로의 감정을 확인하는 작업이 사진만큼 좋은 것이 없죠. 사진을 통해 내가 바라보는 것을 타인에게 전달할 때 감정을 다르게 느낀다면 그것은 다름에도 오는 이질이 아니라 감정의 확장입니다. 쾌와 불쾌를 넘어 그 다름이 많은수록 다양한 감정을 발견하고 보다 섬세하게 사진의 감정을 표현할 수 있게 되는 것 같습니다. 그것이 사진이 주는 강점이죠. 그래서 이 과정이 반복되면 감상자인 내가 주체적으로 사진을 받아들일 수 있게 되고 촬영자는 감정을 정리하면서 작업의 범위를 확대할 수 있는 선순환이 되는 거죠.


사진은 자신의 관점도 중요하지만 받아들이는 감상자가 어떤 감정의 변화를 겪는지도 중요합니다. 사랑을 할 수 있지만 오해도 할 수도 있거든요. 이 사이의 감정을 어떻게 화해시킬 수 있을지 촬영자가 고민해야 할 문제입니다. 감상자에게 어디까지 배려를 해야 할지 어떻게 하면 오해가 생기지 않을지 해명 과정도 필요합니다. 사진은 사진을 찍는 사람이 주체지만 풍경이나 환경은 온전히 촬영자의 것이 아니기 때문에 해명 과정이 불필요하다고 하기는 어려울 것 같아요. 사진은 얼마만큼 타인을 배려하고 있는지 고민해 봐야 할 문제인 것 같습니다. 촬영자와 감상자의 관점은 서로 일치하기 쉽지 않지만 그 간격을 서로 좁혀 더 넓은 사유의 공간으로 만들어 가는 것. 그것이 촬영자가 사진으로 대화하는 법 아닐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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