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을 찍다 보면 근원에 대한 궁금함이 생깁니다. 나타남 이전에 무엇이 존재했는가에 대한 것이죠. 니코스 카잔차키스의 '돌의 정원' 중 글입니다.
<창조된 사물을 그리지 마라. 그 사물을 창조한 힘을 그려라. 나는 심연을 상대로 작업하는 자이다. 나는 심연의 관찰자이다. 모든 현상의 이면에서 나는 헐떡거리며 진통하는 본질을 어렴풋이 짐작한다. 나는 그 본질과 하나가 되고 싶다.>
무엇하나 알 수 없는 상황에서 근원을 보기 위한, 본질을 보기 위한 시도를 할 뿐입니다.
-시도-
무엇을 담기 위한
기록인가.
끊임없는 질문 속에 길을 잃다
의미조차 상실하고 만다.
희박한 가능성 속에
오로지 시도, 시도의 연속이다.
깊은 지점 속으로
가기 위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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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종 그런 생각을 합니다. 의미는 발견하는 것이 아니고 만들어 내는 것이 아닐까. 그 만듦이 가능하기 위해선 심연으로 들어가야 한다는 것을 말이죠. 근원은 그곳에 있을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