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반적으로 사진을 감상하면 작가의 의도를 알고 싶어 합니다. 사진 작품의 내면 표현과 기술 표현이 어떻게 왜 구현되었는지 알 수 있기 때문이죠. 작가가 심은 상징의 발견은 소통의 즐거움을 줍니다. 하지만 작품이 작가의 품을 떠나는 순간 어떻게 해석될지 사실 아무도 예측할 수 없고 정의될 수 없게 되죠. 작가의 목소리가 있음에도 작품의 해석은 다양하게 나타납니다.
사진은 사실을 나타낸다고 합니다. 그런데 정말 사실을 나타내는지 다시 묻게 되면 단정적으로 대답하기 힘들어집니다. 사진은 한 장면만 나타내기 때문에 샐 수 없는 경우 가운데 하나의 사실만 말하고 있는 것이죠. 사실성은 있으나 단정하며 사실로 보기는 어렵습니다. 나타남은 늘 과정 중에 있는데 사진의 순간은 과정이 나타나 있지 않기 때문이죠.
사진으로 대상을 안다고 하는 것은 어려운 일이며 적확하지 못할 수 있습니다. 사진으로 설명은 할 수 있지만 완전한 설명은 되지 못합니다. 대상은 지속적으로 드러내고 그중 하나가 표현된 것이기 때문에 차이를 말할 수 없습니다. 사진은 표현할 수 있는 것만 표현합니다. 그것이 사진이 할 수 있는 최선이죠. 나타남은 늘 과정 중에 있습니다. 차이를 발견하는 것은 반복이고 반복을 통해 지속적으로 해석되는 것이 보다 의미를 발견할 수 있는 방법이죠. 사진은 분명 정적이지만 해석 앞에는 동적이여만 합니다. 해석이 고정되면 의미 발견도 사라지기 때문입니다. 다양한 가능성을 열어 끊임없이 사유의 범위를 확장시켜 나가는 것, 사진은 앎의 과정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