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한 일입니다. 인간은 기억을 보관할 수 있는 뇌가 있지만 모든 것을 저장할 수 없습니다. 기억하는 것도 반복이나 자극을 통해 기억됩니다. 저장 원리는 선택과 집중이죠. 선택된 정보 외 시각적인 정보를 받아들이긴 하나 저장하지 않습니다. 사진은 이런 측면에서 기억의 도구로 사용하기 좋습니다. 제한된 시각과 정보의 약점을 사진으로 보완하는 것이죠. 보기는 했으나 관찰하지 못한 부분을 사진으로 다시 보고 다른 시각과 생각을 가지게 합니다. 사진을 통해 본질적 접근을 가능하게 되는 것이죠. 그러므로 사진을 찍는다는 것은 다가올 내일의 양식을 바꾸려는 시도입니다. 행동적 삶의 양식을 바꾸는 것이 아니라 사유적 양식의 변화죠. 삶이 반복이 되는 동안 대상은 그대로이지만 그 자리에 관찰하지 않았던 그 무엇이 사진을 통해 보이기 시작합니다. 호기심이 발동되며 이전에 경험하지 못한 다르게 봄을 불러옵니다. 대상을 이해하기 시작하는 것이죠. 다른 관점을 얻는다는 것은 이런 것 아닐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