익숙하게 보던 사물이 어느 날 일정한 선이나 형태가 강조되어 보일 때가 있습니다. 어색함이 느껴지는 그 순간을 사진으로 찍게 되면 이전에 생각하지 못했던 사물의 모습이 드러납니다. 이전에 인식하지 못했던 무질서가 질서 되어 나타나게 되는 것이죠. 보통 사진을 찍을 때 다르게 보는 것이 중요하다고 합니다. 다르게 보는 능력을 키우고 싶지만 구체적으로 어떻게 해야 할지 접근이 쉽지 않죠. 일단 형태를 단순화시키는 것이 첫걸음이 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칸딘스키는 <예술에서의 정신적인 것에 대하여>에서 피카소의 예를 들었습니다.
피카소는 어떠한 수단도 주저하지 않는다. 순수히 소묘적인 형태의 문제에서 색이 그를 혼란시킬 경우에 그는 그것을 집어던지고 황색이나 흰색으로 그림을 그린다. 이러한 문제들이 그의 중요한 힘을 구성한다. p50
사진에 담기는 대상이 복잡하게 느껴진다면 형태를 그려 단순화시키는 것입니다. 단순화된 형태는 하나의 선이 보이게 될 것이고 선은 어떤 구도를 만들어야 하는지 알려줄 것입니다. 만약 여기서 구도가 어렴풋하다면 자신의 기분대로 사진을 찍는 것이 좋습니다. 명확한 이유는 알 수 없더라도 분명 심리나 상황의 이해를 통해 시선을 보았을 것이고 이후 이유를 발견할 수 있습니다. 일단 선과 형태가 보이니 직관적으로 다양하게 대상을 담아보는 것이죠. 만약 선과 형태가 나타나지 않는다면 대상을 덩어리로 만들어 구성해 보는 것도 도움됩니다. 대상의 구체성을 버리고 다른 대상과 섞어 단순화시키는 것이죠. 단순화된 구성의 배치도 발견의 가능성을 두고 기분에 의지해 사진을 찍습니다. 사진으로 나타남을 가지고 질서를 부여해도 얼마든지 다르게 보이는 사진을 경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