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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문희철 Jul 12. 2020

우리는 언제부터 꼰대라는 말을 썼을까?-1)데이터트렌드

이 글은 꼰대에 관한 지나치게 길고 자세한 고찰을 담고 있다

* 본 글은 일상 관찰 에세이 <제대로 살기란 어렵다>를 쓴 작가 문희철이 우리가 쓰는 '꼰대'가 언제부터 우리가 쓰는 의미였는지, '꼰대 현상'의 사회적 의의는 무엇인지 고찰해본 보고서입니다.


1. 본격 조사 전 내가 생각한 꼰대의 의미


어느새인가 꼰대라는 단어가 참 많이 쓰이고 있다. 꼰대가 세상에 그렇게나 많다는데, 또 어느 누구도 꼰대가 되기는 싫다는데, 정작 꼰대가 무엇인지에 대해서는 제대로 된 합의가 없었다. 실제로도 사전상 '꼰대'의 의미와 오늘날 사용되는 꼰대의 의미와 맥락은 상당한 차이가 있다. 표준 국어사전에 따르면 '꼰대'란 다음의 의미라고 한다.


꼰대

명사

1. 은어로, '늙은이'를 이르는 말.

2. 학생들의 은어로, '선생님'을 이르는 말.


그런데 이러한 사전의 의미로는 오늘날 쓰이는 '꼰대'의 의미를 제대로 드러내지는 못한다. '늙은이'가 노인에 대한 부정적 뉘앙스로 쓰일 수는 있으나 '선생님'이 그럴 수는 없다. 하지만 꼰대는 상당한 멸칭으로 어떠한 경우에도 선해할 수 없는 나쁜 뉘앙스의 말로 인지된다. 사는 곳과 시기가 달랐던 이들에게 '꼰대'라는 단어가 어땠는지는 잘 모르겠지만, 내가 교복을 입는 시기 (2003~2008년) 나와 내 주변 친구들에게 꼰대라는 단어는 말 자체가 낡아서 좀처럼 쓰이지 않는 말이었다. 왠지 '꼰대'는 '따봉'이라는 말처럼 낡은 느낌을 가지고 있었다. 그러한 이유로 '꼰대'라는 말을 10대 때는 잘 들어보지 못했던 것 같다. 답답한 어른에 대한 비토를 위한 단어 선택지로 존재했던 것 같기는 하다.


담임 선생님에 대한 불만 섞인 지칭은 (불경하게도!) 주로 '담탱'이었고, 각 과목 선생님은 각 과목명으로 불렸다. 수학 담당 선생님은 '수학' 이런 식으로. 좀처럼 그런 일은 없었지만 '답답한 부모님'에 대해서는 아주 제한적으로 '꼰대'라는 말이 쓰이기도 했던 것 같다. "우리 꼰대가 ~라고 했어" 이런 식이었다. 아무튼 내가 기억하는 10대 때 '꼰대'의 용법은 지금 우리가 쓰는 '꼰대'의 용법과는 판이하게 달랐다. '답답한 부모, 선생님=꼰대'라는 식이었다. 이러한 활용은 의미의 확대 적용이 어렵고, 지극히 불경하기 짝이 없어서, 잘 쓰이지는 않았다. 그러니까 그때 '꼰대'는 거의 죽은 단어였다.(어디까지나 나의 청소년기 기억에서는 그랬다.)


그런데, 어느새부터인가 '꼰대'라는 말은 아주 보편적으로 많이 쓰이는 단어가 되었다. 90년생인 나와 친구들이 본격적으로 사회인이 되기 시작한 20대 중반 때부터 빈번히 들리는 말이었다. 거의 죽었던 단어가 발굴되어서 시대에 맞는 의미를 입고 되살아났다고 할까. <꼰대>라는 기표는 시대의 부름을 받고 화려하게 부활했다. "야 그 사람 <꼰대>야” 주된 활용은 이런 식이다.


정황상 지금 시대에서 꼰대란 '답답하고 고루하고 꽉 막힌' 존재를 지칭하는 명사로 많이 사용되는 것 같다. 말하자면 '꼰대'는 고루한 속성을 가진 존재라면 누구에게나 붙을 수 있다. 꼰대라는 말에서 10대 시절 기억하던 지칭하는 대상에 대한 '불경하고', '불손한' 의미는 많이 흐려지고 대신 '답답하고 고루한 구세대'나 '꽉막힌 사고방식 / 행동양식을 가진 존재'를 지칭하는 의미로 옮겨갔다. 원래 존재하는 단어가 재발견되어서 본래 의미는 흐려지고, 보다 넓은 의미를 가지게 되었다고 할까. '어린 꼰대'라는 말이 있다는 것은 꼰대가 되려면 기본적으로 나이 든 사람이어야 한다는 전제를 하고 있지만, 이는 나이와 무관 누구나 꼰대가 될 수 있음도 의미한다. 예전에는 꼰대가 되려면 지긋한 나이의 선생님이거나 부모님이어야 했는데, 이제는 누구나 될 수 있다. 바야흐로 꼰대가 될 기회의 민주화(?), 대중화 시대가 된 것이다.


본 긴~글에서는 2020년 현재 대단히 많이 활용되고 있는 단어, ‘꼰대’의 의미변화와 이를 둘러싼 사회적 배경에 대해 탐구할 것이다.


2. ‘꼰대’의 사용량 추이 증가와 의미 확대

2.1 조사에 활용한 문헌 자료와 연구 방법


1에서 내가 생각한 ‘꼰대’의 의미가 변화한 시점과 이유의 타당성을 검증하자면 관찰할 자료가 필요하다. 우선 조사할 자료로 한국언론진흥재단의 뉴스 DB 사이트인 빅카인즈(https://www.bigkinds.or.kr/)가 제공하는 1990년 1월 1일부터 2020년 6월 28일 현재까지 ‘꼰대’를 다룬 검색 결과를 참고했다. 그 밖에 ‘꼰대’의 사용 추이를 교차 검증하기위해 2016년 1월 1일부터 결과의 상대적인 변화 값을 제공하는 네이버 데이터 랩 검색어 트렌드와 2004년 1월 1일부터 현재까지의 결과를 제공하는 구글 트렌드를 활용했다.  


먼저 위 자료 조사의 목적과 한계를 밝힌다.


- 목적


1) 단어 ‘꼰대’의 사용 빈도 추이를 시계열적으로 파악한다.

2) 조사 연간 각 시기 별로 활용된 ‘꼰대’의 의미를 추출한다.

3) 단어 사용이 폭증한 시기의 사회적 변화를 추론한다.


- 한계


1) 검색에 활용한 <빅카인즈> 자료는 ‘정제된 언어’를 사용하는 언론 매체를 대상으로 한다. 때문에 당시 일반 언중이 실제로 ‘꼰대’를 어떻게 사용했는지 파악하는데는 어려움이 있다.

2) 개인 단계 연구 레벨의 한계와 언어 연구의 속성상 가설의 상관성 검증은 어렵다. 가령 “꼰대의 의미변화와 빈번한 꼰대의 활용은 ~~한 사건의 영향일 것이다”라는 가설을 검증하기 대단히 어렵다는 것이다.

3) 2)의 한계를 보완하기 위한 추가적인 질적 연구도 연구자의 주관으로부터 자유롭기는 어렵다. 정보의 선택과 해석, 추론에서 주관이 개입될 수 밖에 없기 때문이다.


- 한계 보완과 연구방법


한계 1)을 보완하고 연구 목적 실현을 위해 트위터의 검색을 추가 활용했다. 트위터는 발화자의 일반성, 대표성은 떨어지만 사용자간 트윗은 마치 일상 대화처럼 정제하지 않은 언어 단계처럼 사용되는 경우가 많다. 트위터 검색 결과는 ‘꼰대’의 실제 사용양상을 비교적 10년 가까이 보존하고 있었다.


한계 2)를 보완하기 위해서 주로 질적 연구 조사(인터뷰 기법, 주관식 설문 활용) 방법을 활용할 것이다. 연구자의 편견을 최대한 배제한 상태로 진행하기 위해 사전 질문을 SNS인 인스타그램에 노출했고, 응답한 결과를 토대로 지리적, 세대별, 성별 대표성을 가진 패널을 5~10인을 인터뷰했다. 이는 한계 3)을 보완하기 위한 접근이었다.


이러한 노력에도 불구하고, 보고서 작성 이전에 나 스스로 관찰과 직관으로 설정한 ‘꼰대의 의미와 사회적 배경’에서 자유로울 수 없음을 밝힌다. ‘관찰과 직관’은 2020년 2월 출간한 나의 저서 <제대로 살기란 어렵다>의 미수록 원고 ‘꼰대가 되지 않기란 어렵다’를 쓰기 위한 과정에서 수행되었다.


2.2 뉴스/웹 트렌드 자료 조사에서 드러난 ‘꼰대’ 활용 빈도와 의미

- 한국언론진흥재단의 뉴스 DB 사이트인 빅카인즈 조사

차트1  <1990년 1월 1일~ 2020년 6월 27일까지 ‘꼰대’가 사용된 기사>

위 도표는 빅카인즈가 제공하는 1990년부터 2020년 6월 27일까지의 ‘꼰대’가 들어간 기사의 절대량을 시계열적으로 표현한 그래프이다. 해당 연간에서 꼰대가 사용된 기사는 총 7,636건이다. 최솟값은 1990/1991/1995년의 ‘1건’이며 최댓값은 2019년의 ‘1,952건’이다. 2010년대 이전에는 기사내 단어 활용이 100건을 넘은 해가 한 해도 없다. 이전 해에는 전체적인 추세를 판단하기에 도수가 너무 적다.* 그럼에도 특이하게 2005년도에 39건으로(2004년 14건, 2006년의 19건) 인접한 해보다 2배 이상 많이 ‘꼰대’가 기사 내에서 등장하는데, 이는 당해 김근태 보건복지부 장관이 ‘두발 자유화’를 지지하며 “꼰대가 아니라 친구가 되고 싶다”라고 언급한 것이 많이 회자되었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주) 2000년대 이전까지는 전산상 미비로 전수 조사가 이뤄지지 않아서 누락된 기사가 있으리라 생각한다. 그러나 전수 조사를 하더라도 전체적인 추세에 영향을 주기에는 미미할 것으로 판단한다. 왜냐하면 그 2000년대 이전 기사에 단어 ‘꼰대’는 ‘늙은 사람’을 지칭하는 의미 정도로만 활용됐기 때문이다. 1999년까지의 실제 신문 지면을 볼 수 있는 네이버 라이브러리에서도 다른 사회적 의미를 발견할 수 없었다.


그러다 2010년대 중반에 접어들면 기사 내 단어 ‘꼰대’ 활용의 증가 추세가 가파르게 증가한다. 특히 2017~2019년 연간에는 단어 사용이 거의 2배씩 늘기 시작한다. 2020년 상반기에는 2019년 전체 기사량 정도로 꼰대 사용된 기사량이 많다. ‘꼰대인턴’이라는 드라마가 방영중인 영향이 큰 것으로 보인다. 꼰대는 ‘드라마’의 제목이 될 정도로 일반적인 대중문화의 용어가 된 것이다.

표1  <2004년 1월 1일~2020년 6월 27일까지의 ‘꼰대’가 사용된 기사량 검색 결과>

최초로 100건이 넘게 기사량이 나온 2012년은 대선이 치러지는 해였다. 그래서인지 정치, 사회를 다룬 기사에서는 ‘꼰대’라는 용어가 많이 등장한다. 당시에는 기존 정치권에 대한 회의와 청년 정치 운동, 안철수 현상이 복합적으로 대두하는 시점이었다. 젊은 세대가 기존 질서와 세력을 ‘낡은 것’, ‘부조리한 것’으로 보는 시각이 두드러지며 그로 인한 사회 갈등이 격화되고 있다는 요지의 기사가 많다.


2012년 ‘꼰대’+‘꼰대질’+‘꼰대스럽다“에서 검색된 기사 몇 개를 인용한다.

최근에 선배랑 대화를 하다 이런 결론을 내렸다. "우리 늙어서 꼰대는 되지 말자." 말해 놓고 꼰대는 어떤 뜻일까 궁금해졌다. 사전을 찾아보니 '꼰대'는 노인이나 선생님을 뜻하는 은어라고 나왔다. 내가 아는 꼰대의 뜻과 크게 어긋나진 않지만 뭔가 부족하다는 느낌이 들었다. 나는 어떤 사람들을 꼰대라고 부를 수 있는지 알아보기 위해 내 맘대로 '꼰대 지수'를 측정하는 문항들을 만들어보았다. 대략 다음과 같다. ...(중략)

 <한국일보, 심보선, [삶과 문화] 꼰대가 되지 않기 위하여 2012.6.20.>
누군가를 '꼰대'라고, 누군가가 '꼰대질'을 하고 있다고 비판하는 것은 너무나 쉽다. 내가 몇 살이라도 더 어리거나, 해당 분야에 대한 경험이 없다면 말이다. 그런데 '꼰대'와 '꼰대질'이 뭔지 정의하는 게 쉽지는 않기에, 이 '쉬운 비판'은 남용되곤 한다. '꼰대'들이 이렇게 말하기는 어려울 테니 한 살이라도 어린 내가 발언하자면, 요즘 들어 생활영역에서는 '꼰대질'이 문제지만 담론영역에서는 모든 걸 '꼰대질'로 몰아붙이는 '역꼰대질'이 더 문제라고 여겨진다. ...(중략)

<한국일보, 한윤형, [2030 세상보기] '꼰대질'과 정당정치, 2012.6.27.>
청년 세대와 노인 세대의 갈등이 심화된 것은 인터넷이 보급된 이후가 아닐까 싶다. 인터넷을 통해 쏟아지는 각종 정보는 세대 간의 간격을 더욱 벌어지게 만들었다. 청년 세대는 인터넷에 무지한 노인 세대를 '꼰대' 취급하기 시작했다. 노인들은 이런 젊은이들을 '세상 물정 모르는 어린 애들' 취급하며 여전히 얕본다.
 
 이번 18대 대선을 거치며 세대 간 대결은 더욱 극명해졌다. 2030 세대는 대다수가 민주당 문재인 후보를 지지했다. 반면에 5060 세대는 높은 투표율을 기록하면서 새누리당 박근혜 후보에게 몰표를 던졌다. 이를 두고 워싱턴 포스트 등 외신은 "한국 대선이 세대 간 대결 양상을 띠었다."고 평가했다.

마침내 인터넷에서는 우려할 만한 일들이 벌어지고 있다. 포털사이트 다음 아고라에 한 누리꾼이 '지하철 노인 무임승차 폐지해 주세요!'라는 청원을 올리자 지지 서명이 폭주했다. 이어 "기초노령연금 제도 폐지를 원합니다."'라는 청원도 이어졌다. "버스ㆍ지하철에서 자리를 양보하지 말자."는 등의 다소 과격한 의견도 나왔다. 박 후보를 지지한 노인층에 대한 젊은이들의 반감이 폭발한 것이다.

<전남일보, 박상수, ‘세대갈등’, 2012.12.26.>


12년 기사에서 추출한 꼰대의 의미는 1에서 필자가 정의한 오늘날 말하는 ‘꼰대’의 정의('답답하고 고루하고 꽉 막힌' 존재를 지칭하는 명사)와 다르지 않으나 여전히 그 대상은 ‘나이든’ 존재여야 한다. 한편 2012년은 꼰대가 단순히 늙은 사람을 지칭하는 ‘명사’로만 쓰이는 것을 넘어서서 ‘꼰대스럽다’, ‘꼰대질’ 등이 최초로 기사에 등장하는 시기이기도 하다. (그 이전 시기에는 ‘꼰대’는 별도 활용형이 없이 명사로만 쓰인다.)


국립국어원의 우리말샘에 따르면 ‘꼰대질’이란 ‘기성세대가 자신의 경험을 일반화하여 젊은 사람에게 어떤 생각이나 행동 방식 따위를 일방적으로 강요하는 행위를 속되게 이르는 말.’이라고 한다. 세대갈등이 정치권에서 가시적으로 표면화된 것이 2012년이기에 이때 이 단어가 기사에 등장하는 것은 너무나 자연스럽다. (‘꼰대질’은 2019년에는 87건이 기사에 사용된다. 19년에 검색된 기사 면면을 보면 딱히 세대 갈등이 완화되는 양상은 아닌 것 같다.)


차트  2 <2012.1.1.~2020.6.27. 꼰대질과 꼰대스럽다의 검색결과>

위 차트 2는 꼰대의 가장 흔한 파생적 활용인 ‘꼰대질’과 ‘꼰대스럽다’ 가 사용된 (2012.1.1.~2020.06.27.)기사량을 검색한 결과이다. 차트 1과 표1에서 확인되듯 ‘꼰대’는 이미 기사량의 단위가 같은 시기 100~1000건을 훌쩍 넘어서고 있기 때문에 되고 있기 때문에 함께 드러내면 변화 추이를 관찰하기 어려워서 별도 차트로 분리했다.(최대값 - 2019년 꼰대질 87건, 꼰대스럽다 9건 활용.)


2000년대 이전에는 어떻게 활용되고 있었을까? 당대 ‘꼰대’의 의미를 담은 문헌 2건을 인용한다.


이 삼(三)사회에서 ‘먹네’(제 1사회에서와는 달리 제3사회에서 ‘먹네’란 중년 걸인을 말함) 정신 병자걸인 꼰대(영감걸인), 뭉치(중년 여자 걸인) 등이다. 이들의 대부분 육체적인 이유와 정신적인 이유를 제외한 외에는 극심한 생활고로 또는 갈곳 없는 무의탁자와... (중략)

<동아일보, 第三의 社會(5) 完全乞食派(완전걸식파), 1961,02,09>


이에 앞서 지지연사로 나선 季大燁의원(성남 수정구)은 『꼰대로 참석해 당원들께 미안하다』고 위트를 보인후『고등학교때 담임선생님으로 훌륭한 교육자의 길을 걸어온 黃후보를 다시한번 밀어달라』고 호소해 박수갈채를 받기도

<경기일보,  ‘여기는 遊說場’, 1993.03.20.>


1961년 동아일보의 사설에서 나오는 ‘꼰대’는 밥을 빌어먹는 늙은 사람을 지칭한다. 역시 긍정적인 늬앙스는 아니나 ‘노인’을 지칭하고 있음은 분명하다. 1993년 경기일보의 기사는 유세 현장에서 여당 국회의원이 자신을 ‘꼰대’라 지칭하는 것이 위트가 된다. 나이든 사람이 자신을 표현하는 겸양의 표현으로도 쓰일정도로 ‘부정적 늬앙스’가 아주 강하지는 않은 것 같다. 여기서는 스스로를 ‘꼰대’라 칭하는 것이 자신의 책을 ‘졸고’라 표현해도 별다른 문제가 없는 것처럼 부정적 느낌이 강하게 들지는 않는다. 역시 긍정적인 느낌은 아니나 쓰기에 따라 늬앙스는 달라질 수 있는 것으로 보인다.


- 구글 트렌드와 네이버 데이터랩 조사


 차트 1,2에서 관찰되는 빅카인즈 조사에 따르면, 2010년대 연간에 들어서서 ‘꼰대’가 이전 시기보다 뉴스에서 빈번하게 사용되는 것이 관찰된다. 그리고 차트1, 표1에 따르면 2015-16년을 지나면 기사의 절대량 증가가 더욱 두드러진다. 그러나 이러한 추세는 단지 ‘신문’에서만 관찰되는 것이 아니다. 동시기 검색 데이터의 상대적인 변화량을 관찰*하면 대중전반의 ‘꼰대’에 대한 관심을 알 수 있다.


주*검색의 절대량이 아니라 ‘상대량’이다. 가장 많은 검색량에 따른 관심도를 100으로 놓고 그에 따른 시기별 상대적 관심의 등락을 보여준다. 지역, 연령, 성별을 구분없이 산정했다.


먼저 2004년부터의 결과값을 제공하는 구글 트렌드의 결과값이다.

차트3 < 구글 트렌드의 2004.1-2020.6. 꼰대 관련 키워드 검색 결과>


구글 트렌드는 검색된 단어의 관심의 최고치를 100으로 놓고, 각 시기 구글에 검색된 해당 단어에 대한 관심도를 상대적으로 드러낸다. 해당 단어 검색의 절대량은 확인할 수 없다. 만약 그렇게 검색된 절대량을 분석하면 비율 계산이 미미할 정도로 현재가 압도적일 것이 분명하다. 2004년 구글의 국내 검색시장 점유율과 현재의 점유율은 지금이 훨씬 더 크기 때문이다. (2009년 구글의 검색 엔진 점유율은 2.2%에 불과했다. 04년은 1%미만으로 추정한다. 2019년은 33.28%다.<2019 인터넷트렌드 참조 http://www.internettrend.co.kr/trendForward.tsp>) 절대 검색량을 보정한 방식은 구글의 내부 알고리즘이라 알기 어렵다. 다만 구글 트렌드가 보여주는 데이터는 지난 2004-2020년 기간 동안 꼰대에 대한 관심도가 최대 10배 이상 증가했다는 것이다.


그러나 04년부터의 데이터는 1) 지나치게 기간이 길고 2) 해당 기간 내 구글 검색하는 사용자의 동질성도 강하지 않을 것으로 추정되고, 3) 2015년 이전에는 꼰대에 대한 검색 관심도가 미미하다. 때문에 2010년대 중반 이후부터 ‘꼰대’와 연관되는 단어인 ‘라떼는 말이야’, ‘꼰대질’, ‘꼰대스럽다’의 관심의 관계를 관찰하기는 어렵다고 판단했다. 조사 기간을 2015년 6월 -2020년 6월로 5년으로 단축해서 다시 결과를 도출해봤다.  


차트 4 <구글 트렌드의 2015.6-2020.6 꼰대 관련 키워드 관심도 변화>


‘꼰대’를 100으로 놓고봤을 때 유의미한 관심 관계를 도출하기는 어려웠다. 다만 ‘라떼는 말이야’가 2019년 4월에 최초로 ‘5’가 넘는 검색 상대값을 보여줬다. ‘꼰대’와 ‘라떼는 말이야’의 결합은 2018년말-2019년 초에 이뤄진 것으로 추정한다.


다음으로 2016년 1월 1일부터 결과값을 제공하는 네이버 데이터 랩의 결과*이다.


주* “그래프는 네이버에서 해당 검색어가 검색된 횟수를 일별/주별/월별 각각 합산하여 조회기간 내 최다 검색량을 100으로 설정하여 상대적인 변화를 나타냅니다.” 네이버 데이터랩의 설명이다.


차트5 < 네이버 데이터 랩의 2016.1.1.-2020.6.27. 꼰대 관련 키워드 관심도 변화>


‘꼰대’ + ‘꼰대스럽다’ + ‘라떼는 말이야*’ + ‘나떼는 말이야’ + ‘꼰대질’ 등을 결합하여 검색해보았고, 2019년 9월 ‘75’와 2020년 4월에 ‘100’으로 급득하는 상대적 관심도를 보여줬다. 꼰대에 대한 관심은 2018년 상반기 이후 급등하는 특이 지점이 많았다. 관심도가 급증한 날짜(2019.9.11, 2020.4.21.)에 관심도에 영향을 줄만한 특이 사건이 있는지 알기위해 빅카인즈에서 같은 검색값으로 검색해보았으나 관심에 영향을 준 의미있는 사건을 찾지는 못하였다.(단 2020년 4월 21일은 4.15 총선이 지난 다음 주였고, 드라마 ‘꼰대인턴’ 관련한 기사가 결과값에 나온 시기였다.)


주*꼰대가 자주 하는 말로 “나때는 말이야”를 상정하고 이를 비꼬는 말로 “라떼는 말이야~”, “latte is horse” 등으로 변형되어 활용된다.


이상의 구글트렌드와 네이버 데이터랩을 활용한 검색 트렌드 분석에서 2015년 이후 특히 2018년 이후 ‘꼰대’에 대한 대중적 관심이 급등했다고 해석할 수 있겠다.


- 2010-2020년 트위터 내 사용자가 사용한 ‘꼰대’의 의미


뉴스, 사설 등 공식매체에 쓰인 단어는 이미 정제가 된 것이기 때문에 실제 언중의 단어 사용양상을 반영하는 정도가 얼마나 높은지는 알기 어렵다. 그렇다고 과거의 언중을 인터뷰하는 것은 불가능하고, 해당 주제를 다룬 당시 영상을 찾는 것도 어렵기 때문에, 오랫동안 자료가 보존되어 있는 가장 ‘일상적으로 대화하는 매체’를 찾아야 했다.


필자는 온라인 관계망 서비스인 트위터에 주목했다. 트윗은 장문이 아닌 140자 이내로만 하나의 ‘트윗’을 쓸 수 있다. 때문에 사용자들은 트윗을 할 때 짧은 대화 문장처럼 사용하는 경우가 많다. 필자는 트위터가 즉각적으로 접근과 관찰가능하며 실제 언어 활용 실례를 확인할 수 있는 가장 유효한 매체라고 판단했다.


물론 트위터의 사용자가 전체 언중에서 통계적 대표성*이 있다고 보기는 어렵지만, 1) ‘꼰대’의 다양하고 주관적인 활용 양상 파악, 2) 현재 의미와 유사한 활용 시점을 대강이나마 파악하기 위해 적합한 매체라고 생각했다. 트윗은 마치 호박석에 갇힌 화석처럼 그당시 대화 중 단어 활용의 양상을 보여준다. 물론 ‘트위터’에 고관심층인 사람들의 언어 양상이라는 것을 참고시 염두에 두어야 한다.(사용자를 식별할 수 있는 정보는 가렸다.)


주* 미국의 경우 트위터의 전체 성인 사용자 10%가 80%의 트윗을 만들고 있으며, 그들 중 성인 트위터 유저는 실제 인구통계학적 ‘성인 일반’보다 더 젊고, 더 교육받고, 더 수입이 많은 사람들이었다. 또트위터의 고관심 사용자들은 자신의 의사 표현에 더 적극적이다. (Pew Research Center, “Sizing Up Twitter Users”, 2020. 4. 24) 물론 이 결과로 한국의 트위터가 비슷한 양상이 존재하는지 확신하기는 어렵다.


트위터 웹에서 2006년부터 2020년 6월 27일까지 ‘꼰대’를 검색해보았다. 다음은 주목할만한 검색값이며, ‘인기’ 트윗에서 검색되는 최초의 검색값은 2010년에 등장한다.

위 2010년의 2건의 트윗은 서로 연결된 대화가 아니다. 다만 꼰대의 활용을 파악하기에 충분하다. 2010년 6월 9일의 트윗은 ‘꼰대’를 단순 명사로 쓰고 있다. 2010년 10월 10일의 트윗은 꼰대를 ‘꼰대스럽다’로 꼰대를 마치 접두사처럼 활용하고 있다. ‘꼰대의 속성을 가진 대상’에 대한 형용사적 수식인 것이다. 언론에서 해당 활용이 처음으로 관찰되는 것이 2012년인데, 웹에서는 그보다 앞서 이미 해당 활용형으로 ‘꼰대’가 쓰이고 있던 것 같다.


2010-13년 시기 트위터 내에서 주목할만한 활용 양상은 꼰대가 ‘꼰대스럽다’, ‘꼰대질’ 등 접두사의 형태로도 사용된다는 것. 즉 ‘꼰대’는 속성이고 이것은 다른 언어 성분과 결합하여 ‘꼰대 속성’을 보다 다양한 대상에 접목시킬 수 있다.


위 활용들을 보면 ‘꼰대스럽다’는 배타적이고 자기 중심적인 ‘꼰대의 속성’을 가지면 누구든지 꼰대가 될 수 있음을 암시하고 있다. 대체로 꼰대는 나이가 많은 대상이지만 꼭 그렇지만도 않다는 것이다. 이는 오늘날 꼰대가 활용되는 양상과 일치한다. 2010-13년에도 트위터(와 웹)에서는 더 빠르게 필자가 1에서 제시한 꼰대 활용처럼, 오늘날과 같은 ‘꼰대’의 의미가 쓰이고 있었다. 이후 미디어가 이를 받았고, 일반 언중에 확산되는 양상으로 추정한다.




이어질 <꼰대의 의미확대와 한국사회의 변화> -2편에서는 '꼰대' 인식에 관한 오픈 앙케이트와 인터뷰, 꼰대 의미 확대에 영향을 끼친 사회적 변화 요인과 우려를 다룹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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