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문문 Oct 01. 2022

아이의 노랫소리를 들려줘

얽히고설킨 마음을 노래로 치유해주다.


여러 영화를 골고루 보는 편이지만 애니메이션은 특히나 어릴 적부터 많이 좋아하던 쪽이기 때문에 이 영화의 개봉을 기다리고 기대했었다.
그래서 개봉 전 프리미어 상영회도 갔고 이후 몇 차례 더 관람하기도 했다.
영화를 보고 나서 느낀 점은 일본 애니로 표현된 "고장 난 론"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게 아주 같다는 말을 하는 건 아니다. 그런 소재의 이야기는 우리가 아는 "그녀"라는 영화에서도 나왔으니 말이다.
이 영화는 AI라는 소재를 일본 학원물에 적용하면서 각기 상처를 가진 친구들의 아픔을 달래주는 따뜻한 이야기를 하고 있었고 그 방식이나 이야기 구성이 탄탄하여 볼 때마다 감탄하면서 봤던 기억이 난다.

영화는 AI 시온이 테스트를 통해 비밀리에 사토미의 반으로 오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담고 있다.
시온은 참 별난 모습으로 표현된다.
인간의 외형을 하고 있지만 인간이 아니기 때문에 어쩔 수 없이 생기는 어리숙함을 그렇게 표현한 것이다.
이는 고장 난 론의 론이 떠오르기도 한 부분이다.
전학 오자마자 자기소개 시간에 사토미에게 가서 행복하냐고 묻고 노래를 하는 모습은 영화 속 반 친구들 뿐만 아니라 관객들 모두를 당황시켰다.


하지만 시온의 그런 엉뚱한 행동은 오히려 어느 순간 친구들의 아픔을 치유해 행복하게 만들어주고 있었다.
시온의 그런 점이 잘 부각된 이 장면들이 참 좋았다.
사실 인간은 여러 사회적 경험을 통해 솔직하고 티 없이 맑기가 힘들다.
열 길 물속은 알아도 한 길 사람 속은 모른다는 말이 있듯
사람은 속마음을 아주 잘 숨기기 때문에 이유 없이 오해로 멀어져 버리기도 하고 꼬인 감정을 풀지 못한 채 서로 뒤돌아서기도 한다.
이러한 마음을 시온이 모두 이해한 것은 아니나 시온이 벌이는 기상천외한 엉뚱한 방법들로 어느새 이들의 마음은 솔직해지고 있었고 행복해져 있던 것이다.



아래는 스포




후에 나타난 반전도 마음에 들었다.
오랫동안 지켜보고 그 사람이 행복하기를 바라는 순수한 마음.  그리고 그 소중한 마음이 이어준 인연들.
끝끝내 행복을 선물해주고 떠난 시온의 모습은 볼 때마다 눈물이 안 나올 수가 없는 부분이기도 했다.

스토리도 참 좋았고 작화도 엄청났고 시온이 부르는 노래를 비롯한 ost들 또한 참 좋았다.
작화는 특히나 2d애니가 사라지고 있는 요즘 오랜만에 만나는 2d작품이었던지라 더 마음에 들었다.


작가의 이전글 9명의 번역가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