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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문문 May 10. 2023

항구의 니쿠코짱!

지브리 감성이 그리웠던 분들에게 다시 그 감성을 상기시켜줄 영화

지브리 애니는 소소하면서도 따뜻하고 이야기 사이에 사람들 간에 이루어지는 감정묘사가 섬세하게 되어있어 사람들에게 큰 사랑을 받았었다. 그리고 그런 소소하고 따뜻한 이야기가 그리워질 무렵 "항구의 니쿠코짱!"이라는 영화가 우리 곁에 찾아왔다.

항구의 니쿠코짱은 전작 해수의 아이를 감독했던  와타나베 아유무 감독님의 신작이다. 해수의 아이는 당시 다소 난해한 내용으로 호불호가 크게 갈리기는 했으나 수려한 작화로 인한 영상미가 인상적이었던 작품이기도 하다.
그리고 지브리 스튜디오 출신의 애니메이터인 "코니시켄이치", 이웃집 토토로의 미술감독인 키무라 신지도 함께 제작에 참여했다는 소식이 들리며 개봉 전부터 애니팬들의 기대를 받기도 했다.

영화는 니쿠코와 그녀의 딸 키쿠코를 중심으로 이야기를 진행한다. 몇 명의 남자들에게 배신당하고 산전수전을 겪은 니쿠코는 키쿠코와 항구가 있는 작은 마을로 흘러들어왔고 배를 집으로 삼아 씩씩하게 살아가는 사랑스럽고 귀여운 인물이다.
먹는 것을 좋아한다는 설정이 있어서 니쿠코의 모습은 조금 둥글둥글하게 표현되어 있었고 둥글둥글한 겉모습만큼 성격도 둥글둥글하게 표현되어 보는 내내 웃음과 위로를 주는 인물이기도 하다.
니쿠코의 동그란 모습에서 니쿠코를 토토로처럼 묘사해 오마주한 점도 재미있는 지점이었다.

이 영화에서 주목한 점은 관계가 묘사되는 방식이었다.
니쿠코와 키쿠코, 키쿠코와 친구들의 관계에서 그들의 감정은 어색함 없이 오해가 쌓이고 풀리는 과정이 그려졌고 그 안에 따뜻하게 존재하는 시선 또한 느껴졌다.
또 키쿠코가 틱장애를 가진 니노미아를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고 존중하고 니노미아와 감정을 공유하는 점이 인상 깊기도 했다.

키쿠코가 바라본 니쿠코는 시작점 찾기에 서툰 사람이고 이는 두루마리 휴지의 시작점, 스카치테이프의 시작점을 못 찾는 것으로 표현되기도 한다.
시작점에 서툰 니쿠코는 서서히 마음을 열어가는 일반 사람들과 다르게 모두에게 마음을 열었고 그 때문에 손해도 보고 힘든 일도 많이 겪으며 험난한 인생을 살아왔다.
그래서 니쿠코의 인생이 안타깝고 기구하게 느껴졌다. 어떻게 인생이 저렇게까지 힘들 수 있을까 내가 저런 상황이면 살 수 없었겠다 싶을 정도니 말이다. 그러나 니쿠코는 어떤 상황에서건 늘 웃고 늘 긍정적으로 이겨나갔고 이 때문에 보통날이 가장 좋은 날이라는 니쿠코의 말이 더 따뜻하게 느껴지기도 했다.

생생하게 그려진 음식도 놓칠 수 없다. 먹을 것을 좋아하는 니쿠코가 등장하기 때문인지 이 영화는 유독 음식이 맛있어 보이게 등장하고 자주 등장하는 영화이기도 하다.

이 영화는 극적인 사건이라던지 굵직한 갈등은 등장하지 않는다. 잔잔하게 흘러가고 오해가 쌓이고 풀리는 이야기다. 이런  잔잔한 흐름에서 지브리의 토토로, 키키 같은 영화가 생각이 났고 그래서 지브리의 감성이 그리웠던 분들에게 특히 추천한다.
그들의 소소한 이야기를 함께 따라가고 울고 웃으며 엔딩곡을 맞이하면 특별한 감정을 선물 받을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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