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실 나는 다르덴 형제 감독님의 영화를 이번 "토리와 로키타"로 접하게 되었다. 전에도 전작들을 볼 기회가 몇 번 있기는 하였으나 그 당시에는 무거운 이야기보다는 판타지하고 아름다운 것을 그리는 영화만 보던 시기였고 그래서 다소 숨 막히는 분위기를 가진 다르덴 형제 감독님의 영화는 내 관심사가 될 수 없었다. 이번에도 이 때문에 영화를 보기 전 걱정이 되었다. 그러나 궁금한 것은 직접 보라 하지 않았는가? 영화를 본 후 숨 막히는 분위기는 있으나 그 안에 감독님들의 따뜻한 시선을 느낄 수 있었고 전작들도 찾아보고 싶은 마음이 들었다.
이번 "토리와 로키타"는 유럽의 이민자 문제를 다루고 있고 그중에서도 가장 취약한 아이들을 다루고 있다. 우리나라에서는 크게 부각되지 않는 문제라 사실 이런 일이 있을 거라고는 상상도 할 수 없었는데 감독님께서 유럽에서는 사각지대에 있는 이민자들 문제가 심각하고 특히 힘없는 아이들의 문제가 심각하다 하셨다. 이 영화를 기획하기 시작한 것도 아이가 범죄나 마약 네트워크에 이용되거나 행방불명된다는 기사를 접했기 때문이라 하셨으니 그 문제가 얼마나 심각한 수준인지 감히 헤아릴 수 없을 정도이다.
영화는 토리와 로키타로 이야기를 진행하고 있다. 친남매 같은 둘이지만 사실 둘은 친남매가 아니며 학대당한 사실이 인정되어 체류증이 있는 토리와 달리 체류증 발급이 어려워 사각지대에 있는 로키타가 체류증을 발급받기 위해 당하는 부조리함을 담담하게 그려낸다.
로키타가 처해있는 상황은 처참하게 그려진다. 돈을 벌기 위해 마약 운반을 하고 그 돈마저도 빼앗아 가는 주변인들, 그리고 그 과정에서 성착취까지 일어나는 모습이 보는 내내 마음을 답답하게 했다. 그리고 로키타가 그토록 체류증을 받고 싶어 하는 이유가 체류증을 받아 가사도우미가 되고 싶다는 너무나 소박한 꿈이라는 점이 더 슬프게 다가왔다.
그래도 영화는 로키타의 비극적인 상황에만 집중하지는 않는다. 토리라는 친구를 로키타의 곁에 둠으로써 로키타가 숨 쉴 공간을 마련해 주었고 토리를 도와주는 따뜻한 시선들을 보여줌으로써 그래도 아직 세상은 따뜻하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었다.
토리와 로키타가 서로 불러주는 노래는 "내가 너의 엄마가 되어서 위로해 줄게"라는 노래라고 한다. 이 노래로 둘이 서로를 의지하고 있는 것이 더 잘 표현된 느낌이었고 감독님들 또한 주요 테마를 우정으로 설정했다 하니 이 노래의 의미도 기억하며 영화를 접하면 더 의미 있는 감상을 할 수 있을 거라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