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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문문 Jun 22. 2022

(스포) 미스 리틀 선샤인

우리는 결과가 아닌 과정에서 성장하고 있다.

우리는 좋건 싫건 경쟁 속에서 살고 있다.
사람은 많고 그 어떤 분야든 여러 사람이 있으니 어쩔 수 없다고 생각하면서도 가끔은 살아가는 것 자체가 참 버겁다고 느껴질 정도로 지치기도 한다.
인생을 살아가는 것은 축복인 것을 머리로는 알면서도 살아가는 게 버거워 다 놔버리고 싶고 삶에 대해 회의를 느낀 적이 한두 번이 아니다.
"리틀 미스 선샤인"이라는 영화는 이런 우리의 마음에 잠시나마 여유를 주고 웃음을 주는 영화다.
그래서 이 영화를 오랜만에 꺼내보았다.

여기 오합지졸 모인 약간은 독특한 한 가족이 있다.
가족의 구성원을 살펴보자면 이렇다.
늘 성공에 대해 강의하지만 정작 본인의 강의는 잘 나가고 있지 못하는 가장 리차드, 마약 복용으로 양로원에서 쫓겨난 할아버지, 전투 조종사가 되기 위해서라며 묵언수행을 하다가 그 핑계로 아예 가족과도 말을 하지 않는 드웨인, 게이 애인에게 차인 후 자살 시도한 프랭크, 조금 정상으로 보이나 삶이 힘든 엄마 쉐릴, 그리고 통통한 몸매를 가졌으나 미인대회에 집착하는 꼬마 올리브.

영화는 올리브가 미인대회에 참가할 자격이 주어지면서 온 가족이 함께 길을 떠나는 과정을 그리고 있다.
그리고 엉망진창인 가족만큼이나 가는 길도 순탄치 않다.
안 그래도 힘든데 얼마 못 가 차가 고장 나버리는 바람에  모두가 차를 밀었다가 타야 하고 크렉션마저 고장 나서 계속 경적소리가 울린다.
게다가 투자 약속을 취소당해 안 그래도 힘든 여행길에 리차드와 쉐릴의 사이는 더 벌어져 버리고
리차드의 시도 때도 없이 나오는 훈계는 모두를 언짢게 만들기도 한다.
언제 터질지 모르는 할아버지의 돌발 행동 또한 가족을 고통스럽게 만들기는 마찬가지다.

하지만 이러한 어려움 속에서 가족은 더욱 끈끈해지는 모습을 보였다.
시도 때도 없이 싸우지만 결국 올리브로 인해 가족은 하나로 뭉치는 모습을 보여주었다.
그리고 이 모습을 보며 늘 들어오던 "가족밖에 없다."라는 말이 떠오르기도 했다.

꿈에 좌절한 드웨인이 인생이 마치 저 리틀 미스 선샤인 대회 같다 했다.
리틀 미스 선샤인 대회는 기괴할 정도로 만들어진 아이 같지 않은 아이들이 아름다움을 뽐내며 우승하기 위해 끊임없이 경쟁을 펼치는 대회였고 현실의 우리들 또한 비슷한 무대에서 끊임없이 경쟁할 수밖에 없다.
이 영화는 그런 대회보다는 과정에 대해 말하고 있다.
올리브와 가족들이 그렇게 노력해서 간 리틀 미스 선샤인 대회에서 그들이 얻은 건 없다.
대신 가는 길에 다툼, 화해, 이해의 과정을 겪으며 그들은 분명 성장했고 변했다.
이는 초반에 우승하지 못하면 할 가치도 없다던 리차드가 후반에 올리브가 창피를 당할까 봐 무대 위로 올라가 춤추는 장면에서 가장 잘 드러난다.
우리의 인생도 그렇다.
열심히 노력해도 결과가 언제나 좋을 순 없다.
그러나 그 과정, 우리가 노력했던 그 과정은 참 값진 시간이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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