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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오건호 Feb 11. 2019

#4 리스본에서 아침을

데자뷰 같았던 리스본의 첫 아침

답답한 사무실에서 한숨을 푹 쉬며

머릿속으로 상상을 해본 적이 있다.


알람 소리 없이 눈떠진 아침

살짝 열려져 있는 목재 창문

상쾌한 산들바람에 살랑거리는 흰 커튼

바람을 타고 들어오는 새소리


잠시 만끽한 현실로부터의 도피는

한 번의 상상만으로 그치지 않고

이후에도 이따금씩 머릿속에 그려졌다.


시간이 얼마나 흘렀을까.


지금 나는 리스본에 와있고

첫 아침을 맞이하며

잠에서 막 깨어나고 있는 중이었다.


밖에서 들려오는 새의 지저귐에

살짝 눈을 떠보니,

리스본에서 맞이하는 첫 아침 (2018, 오건호)


정말 신기하게도

막연하게 그려만 왔던 상황이

눈 앞에 펼쳐져 있다.


완벽한 데자뷰였다.


나에게 예지몽을 꾸는 능력이 있는 것일까.

아니면 무의식의 힘이 나를 상상의 현실화로 이끈 것일까.


아무렴 어때.


포근한 이불속에서 맞이하는

리스본의 아침은 그처럼

가끔 상상했던 모습과 많이 닮아있었다.


그렇다 난 지금 잠시 현실로부터

도피해 있었던 것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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