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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오건호 Feb 27. 2019

#7 카페 베이라 가레 (2)

삶의 현장 속에서 따뜻함을 발견하다

식당 안으로 들어서니

아침식사를 하고 있는 손님들이 여럿 보인다.


컵에 부은 탄산음료만 마시고 있는 사람

에스프레소 커피와 나타 하나를 앞에 둔 사람

풍족하게 채워진 접시와 함께 든든한 아침식사를 즐기고 있는 사람


각자의 방식대로 아침식사를 해결하고 있다.


카운터이자 주방 역할을 하고 있는

정사각형 공간 안에서

종업원들이 요리와 서빙을 가리지 않고

바쁘게 움직이고 있다.


김이 모락모락 나는 음식들과

종업원의 열정이 만들어내고 있는

역동적인 분위기를 사진으로 담고 싶어

조심스럽게 스마트폰을 들어 올려본다.


그 순간,

종업원 한 분이 나와 잠시 눈이 마주쳤다.


혹시나 예의가 아닐까 싶어

촬영 버튼 누르는 것을 망설이는 찰나

엄지를 높이 치켜세우며 미소를 지어 보낸다.


Ta bom (2019, 오건호)

나도 약간의 긴장이 풀렸는지

미소가 절로 나왔고

자연스럽게 엄지손가락을 치켜세우며

그의 호의에 화답했다.


몸짓이나 행동, 언어는 전염성이 강하다.

상대방이 전달하는 행동을 통해

나도 같은 행동으로 응하게 된다.

이러한 표현의 방법은

상대방과 나의 감정을 잇는 연결관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우리는 표현을 할 때

호의와 따뜻함을 입혀 전달할 필요성이 있다.

이는 곧 상대방에 대한 배려이자

그의 상대방인 나 자신에 대한 존중이 된다.


생김새, 문화, 언어도 다른

처음 마주친 존재들 간의 다정한 몸짓 교류는

짧은 시간이었지만 포르투갈이라는 나라에 대한

나의 내면 속 이미지를 형성시키고 있었다.


서로에게 기분 좋은 제스처를

자연스럽게 전할 수 있는 사회.

삶의 여유와 성숙도를 보여주는

척도가 아닐까 하는 생각이 함께 든다.


자리에 앉아 메뉴판을 펼치니

주문하고 싶은 것들이 너무 많다.

이럴 땐 이곳에 혼자라는 것이 아쉬울 따름이다.


고민 끝에 이 음식점에서 유명하다는

포르투갈 지역음식인 비파나(Bifana: 빵 사이에 돼지 뒷다리살만을 끼워 만든 샌드위치)와

호기심을 자극하는 문어밥(Arroz de Polvo)을 주문했다.


결과는 대성공.

두 음식의 조합이 너무나 잘 맞았다.


리스본을 방문하는 친구가 있다면

한 번쯤은 이곳을 들러 비파나와 문어밥을

경험해보라고 추천해주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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