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5미터 위에서 바라본 붉은 물결의 리스본
전망대 입구를 지나
나선형 철계단을 오르니
머리 위로 푸른 하늘이
조금씩 보이기 시작한다.
꼭대기에 완전히 올라서자
세찬 바람이 두 볼을 스치고
탁 트인 리스본 전경이 눈에 들어온다.
사방으로 펼쳐진 붉은빛 지붕들은 물결이 되어
마치 뱃머리 끝에서 광활한 바다를
보고 있는 듯한 느낌을 주고,
정면의 시선 끝에는 상조르즈성이
왼쪽과 오른쪽에는
동 페드루 4세 광장과 코메르시우 광장이
리스본 전경을 감상하는 재미를 가미하고 있다.
울타리가 높지 않고
시야를 가리는 철조망이 설치되지 않아
아찔함이 느껴지기도 하지만
그만큼 전망대가 주는 개방감은 상당히 크다.
이러한 개방감과 360도를
한눈에 둘러볼 수 있는 구조 때문인지
45미터의 높이에도 불구하고
전망이 매우 인상 깊게 다가온다.
저 아래 곳곳에서 나는 소리들이
바람에 실려와 서로 조화를 이루고
소리의 합은 오히려 고요함을 만들어낸다.
시간이 어느 정도 흘렀을까
이제는 시각, 청각, 촉각의 조각들을
기억의 보관함에 고이 담아 놓아야 할 때다.
마지막으로 한 차례 둘러본 후
전망대에서 내려와
여기로 왔던 길을 따라 나간다.
그리고 작별 인사가 그러하듯
떠나는 길을 계속 가지 못하고
전망대를 향해 다시금 뒤돌아보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