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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오건호 Jul 03. 2019

#27 타임아웃 마켓

히베이라 재래시장의 새로운 출발

드디어 타임아웃 마켓을 찾았다.


Cais do Sodré 역에서 내려

지하철역 밖으로 나오니

길 건너 맞은편에 ‘Timeout Market’이 적힌

검은색 간판이 바로 눈에 들어온다.


간판을 자세히 보면

히베이라 시장(Mercado Da Ribeira)이라고

적혀있는 것을 볼 수 있는데

이는 타임아웃 마켓 탄생 배경과도 관련이 있다.


히베이라 전통시장 활성화를 위한 사업자 공모에

여행 잡지로 유명한 ‘타임 아웃’ 그룹이

참여하여 탄생한 대규모 푸드코트가 바로 이곳


들었던 유명세에 비해

입구 밖은 생각보다 붐비지 않는다.


서울에서는 맛집으로 한번 알려지면

평일이든 주말이든 붐비는 사람들, 대기는 기본이라

이곳도 그러할까 조금은 신경이 쓰였지만


기우 아닌 기우는 어느새 사라지고

입구 안으로 가볍게 발을 디딘다.


타임아웃 마켓 입구 (2019 오건호)


안으로 들어서자 커다란 홀이 나타나고

한산하던 바깥 분위기와는 달리

홀을 꽉 매우는 수많은 사람들로 북적대고 있었다.


사방으로는 칸칸이 다양하고 개성 있는 음식들을

자랑하고 있는 수십 개의 음식점들이 활기차게

손님들을 맞이하고 있고,


홀에는 수백 명은 거뜬히 소용할 수 있는 규모의

테이블들이 자리를 잡고 있다.


다만 수많은 인파로 인해

정작 내가 앉을 빈자리를 찾기가 쉽지 않고

자리 경쟁을 위해 치열한 눈치싸움을 해야만 했다.


일반 푸드코트와는 다르게

유명한 음식점가이드의 심사를 거쳐 검증받은

음식점들이 많아서 그런지 이곳의 인기는

리스본의 웬만한 관광지보다 더욱 높다.


히베이라 시장의 타임아웃 마켓을 보고 있으니

인적이 드문 낡고 오래된 재래시장 건물을 활용해

청년들의 활기를 불어넣은 감성 공간으로

새롭게 탄생시킨 원주의 어느 시장이

겹쳐 떠오르기도 했다.


무조건 옛 것을 허물고

새 것으로 대체하려고 하기보다

참신한 아이디어로 신구를 조화롭게

엮어 나가고자 하는 요즘의 경향은


어쩌면 늘 신선함에 취해 있던 우리 마음 저편에

자신도 모르게 결핍된 포근함을 향한 갈망이 자라

현실에 반영된 자연스러운 결과일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든다.


그나저나 뭘 먹으면 좋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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