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여곡절 찾게 된 441번 버스 정거장
첫 번째 행선지인 ‘아제냐스 두 마르’로 가는 버스를
타기 위해 신트라 역에서 한 정거장 전인
Portela de Sintra역에 내린다.
승강장에 내려 바로 이어진 출구를 따라 나오니
바로 앞에 버스 정거장 안내판이 보인다.
생각보다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다고 생각하는 순간
아니나 다를까 상황은 예상대로 흘러가지만은 않았다.
우리가 타야 하는 버스는 441번인데
발견한 안내판에는 그 번호가 보이지 않는 것이다.
살짝 불안한 마음이 들었지만 몇 걸음 앞에
다른 안내판이 하나 더 보였기에 별다른 걱정 없이
그곳으로 가서 441이 적혀 있는지 확인을 해본다.
‘여기에도 없다!’
저 멀리 길 건너편에 보이는 정거장의 안내판에도
숫자 441은 보이지 않는다.
갑자기 마음이 급해지기 시작한다. 가이드 맵의 안내대로 역에서 내렸지만 주변 버스정거장을 아무리 찾아보아도 441번 버스가 정치하는 곳이 보이지 않으니 말이다.
“하루에 몇 대 안 다니는 버스라는데 괜찮을까요?”
“그러게요, 인터넷으로 검색을 좀 해봐야겠어요.”
나는 태연한 척 답했지만 버스의 배차간격이 매우 길다는 말에 마음이 무척이나 초조해졌다.
‘정거장을 조금이라도 빨리 정거장을 찾지 않으면 신트라 여행에 차질이 생길 거야!’
평소 계획에 어긋나면 어긋나는 대로
스트레스받지 말고 흐름에 맡겨 여행을 하자는
나의 다짐은 이미 온데간데없었다.
“찾았어요!”
그가 스마트폰 화면 상의 지도 한 부분을 가리키며 말한다.
“근데 제가 좀 길치라서요.”
이제 내 몫을 할 차례다. 지도를 보고 길 찾는 것만큼은 자신 있었다. 그를 이끌고 빠르게 걷기 시작한다. 분명히 역 근처라고 했는데 역에서 더욱 멀어져 여전히 불안한 느낌이지만 별다른 대책이 없어 믿고 갈 수밖에 없다.
마침내 도착한 정거장 표지판에는 그렇게도 찾던
숫자 ‘441’이 적혀 있다. 분명 이곳이 가이드맵이
말한 정거장은 아닐 테지만 어쨌든 찾은 것이다.
안도의 한숨을 쉴 틈도 없이 정거장 한쪽 면에
붙어 있는 버스시간표부터 우선 살펴본다.
다행히 버스는 십여분 뒤에 도착 예정임을
확인하고 그제야 다급했던 마음은 평온을 되찾는다.
“그래도 잘 찾아왔네요.”
“그러게 말이에요. 하마터면 처음부터 일정이 꼬여버릴 뻔했어요.”
정거장을 찾느라 긴장감에 표정이 굳어있던
두 얼굴에는 웃음기가 다시 맴돈다.
이제 그와 나는 말없이 정거장 벤치에 앉아
조용한 마을길의 풍경을 감상하며 버스를 기다린다.
언제 그렇게 바빴냐는 듯
느긋한 여행자의 모습으로.
선선한 바람과 지저귀는 새소리
그리고 살랑이는 가로수 사이로 새어 나오는 햇빛
무심하게 지나칠뻔했던 주변의 속삭임이 느껴진다.
“어 저기...”
잠시의 침묵을 깨고 그가 가리키는 곳 저 끝에서
드디어 441번 버스가 오고 있다.
+ 나중에서야 알게 된 사실이지만, 애초 가이드맵에서 말하는 버스정거장은 역에서 우리가 나왔던 방향 반대편의 출입구 근처에 위치하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