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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moonnight 왕송희 Jul 16. 2018

소셜라이징 호텔의 교과서
트렁크호텔

트렁크 호텔  Trunk Hotel

“일본에서 가볼 만 한곳이 어디 있을까요?” 라고 일본의 트렌드에 대해 잘 아는 사람들에게 물었을 때, 최근

가장 많이 추천을 받는 곳이 트렁크 호텔 이다.    

트렁크 호텔은 일본에서 오랫동안 웨딩사업을 해오던 T&G그룹이 호텔업에 진출해 로컬기반의 커뮤니케이션 플랫폼으로서의 호텔을 잘 만들어 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숙박을 하면서 사회공헌을 체험할 수 있는 일본 최초의 소셜 라이징 호텔이기도 하다. 

트렁크호텔 홈페이지

예를 들면 라운지의 테이블이나 벽은 폐자재를 이용해서 시공을 하고 룸의 슬리퍼도 샌들 공장에서 나온 고무를 재활용해 만들었고 로비의 아트웤은 장애인의 작품이기도 하다.     

트렁크 호텔을 방문했을 때 처음 느낀 생각은 세련됐다는 것이다. 그리고 진구마에는 

도쿄시내 이긴  하지만 개발이 좀 덜 된 곳인데, 이 지역에 이런 멋진 곳을 누가 디자인 

했을까? 누가 기획했을까? 가 궁금했다.    

그러던 중에, 마침 cj에서 주최한 올리브콘 행사에서 로컬로망이라는 컨셉으로 전시회가 

있었는데  컨퍼런스섹션에 트렁크호텔을 컨설팅한 마사토 세키구치(Masato sekiguchi)의 

강연이 있어서, 트렁크 호텔의 이야기를 들을 수 있었다. 

마사토 세키구치는 소개글에 라이프스타일 프로듀서이자 도시, 생활, 문화창조 프로듀서 라고 길게 붙어

있었다. 트렁크 호텔은 기획을 할 때 호텔을 단지 숙박을 하기위해서만 오는 공간이 아닌 사람을 

만나거나 편하게 로비에 앉아서 일을 하거나, 새로운 커뮤티니를 만들 수 있는 지역의 중심 커뮤니티센터의

역할을 할 수 있게 디자인 했다.     

그중에서 가장 중요한 역할을 하는 것은 식(食)문화 라고 말을 하는데, 그의 말을 빌어보면 

‘생활의 기본은 먹을거리 입니다. 그래서 저희는 주로 먹는 것으로부터 생각을 하고, 이것이야말로 사람들을 모이게 하는 힘 이라고 믿습니다.’ 


그래서 인지 트렁크 호텔은 일반적인 호텔과 달리 들어서자마자 편안한 소파가 가득한 

로비라운지가 먼저 손님을 맞이한다. 

부담스러운 체크인 카운터나 대리석이 가득하고 사람도 거의 없는 딱딱한 로비가 아닌, 

편안하고 누구나 일하고 커피 마시고, 술 한잔 할 수 있는 공간이다.     

고객의 타겟을 명확히 해서 낮에는 지역의 사람들이 wifi를 찾아 헤매지 않고 앉아서 일을 할 수 있고, 저녁에는 예술가들이 모여서 교류 할 수 있는 사람과 사람 문화와 문화의 교류가 일어나게 돕는 것이 목적이라고 한다.    

이런 목적을 위해 배치된 식음 공간들은 튀지 않으면서 적정한 위치에 있다.     

로비에는 트렁크(bar)가 있는데 커피와 각종 드링크류를 판매 하고 있다. 

이곳에서 사람들은 만나고 이야기 하고 웃는다.

필자가 방문한 날도 웨딩 후 파티가 있었는지 잘 차려입은 하객들이 삼삼오오 모여서 사진도 찍고 바 근처에서 이야기 하는 모습이 호텔 로비에 활기를 불어 넣어 주고 있었다.    

로비에서 테라스로 나가면 하얀색을 주요 컬러로 한 트렁크 스토어(store)가 위치해 있고, 

테라스를 건너서 트렁크 키친(kitchen)이 보인다.

자연스러운 나무와 야외의자에 살짝 가려진 레스토랑은 다양한 행사 등을 수용 할 수 있게 

룸이나 홀 공간이 구성되어 있었다.     

1층의 설계만 봐도 트렁크 바,스토어, 키친으로 군더더기가 없고 기능과 역할에 충실하다.     

고객들이 기능과 트렁크 호텔이 지향 하고 있는 철학을 명확하게 인식할 시킬 수 있다는 점이 배울 만 하다.    

최근 일본은 2020년 올림픽을 앞두고 많은 호텔이 생기고 있는데, 두드러진 경향은 지역을 기반으로 해서 주변의  환경 문화와 조화를 이루고 지역의 삶에 도움이 되는 커뮤니티 공간 역할을 하고 있다는 것 이다. 

볼만한 비슷한 컨셉의 호텔은 히로시마 오노미치의 U2, 도쿄 아사쿠사의 Wired Hotel 등이 있다.

아사쿠사의 와이어드 호텔도 로컬 커뮤니티를 표방하고 있는데, 에이스 호텔 디자인으로 잘 알려진 포틀랜드 기반의 크리에이티브 에이전시OMFGco가 디자인과 브랜딩을 맡았다.     

호텔 근처 1마일 내에 위치한 가게들 중 추천할만한 곳을 추려 소개한 ‘1마일 가이드 맵’도 제공하고 있는데,

주변의 맛집을 셀렉트 해서 아사쿠사의 작가가 그림을 그리고 엽서 형식으로 만들어서 비치를 해 놓고 손님이 지역의 맛 집을 찾아 갈수 있게 가이드 했다. 

이 호텔 역시 지역 사회와 연계해 동네에 활기를 불어넣는데 많은 역할을 하고 있다는 평을 받고 있다. 

앞서 두 군데의 호텔에서 볼 수 있듯이 식음 공간은 사람을 모으고 머무르게 하는데 중요한 허브 이다. 

우리나라에서도 몰이나 백화점등에서 이미 식음공간을 어떻게 적용 하느냐가 가장 큰 마케팅 이슈가 되고 있는 것처럼 호텔에서도 중요도가 커질 것이다.     

최근 국내에 오픈한 아주그룹의 RYSE호텔을 보면 타르틴베이커리를 1층에 배치 하고,4층에는 미슐랭스타를 10년간 받은 데이비드 톰슨(David Thompson)의 캐주얼 레스토랑인 롱침이 들어 왔다. 

홍대는 물론이고 가장주목 받는 호텔이 된 것은 식음 공간의 입점이 중요한 역할을 했다고 생각 한다. RYSE호텔이 성공적으로 안착한다면 호텔들은 좋은 식음 컨텐츠를 유치 하려고 경쟁적으로 움직일 것이다    

고객은 한 단계 더 수준 높은 외식 공간을 찾아다니는 즐거움을 가질수 있다. 

준비 하고 있는 신세계 호텔의 부띠끄 호텔도 기대가 된다.    

(월간식당 2018 6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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