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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moonnight 왕송희 Feb 13. 2019

서점이 만든 푸드코트

히비야 미드타운 GRAND CENTRAL MARKET

몇 달 전에 다뤘던 긴자 식스는 젊은이와 외국 관광객을 모으면서 끌어 모으면서 긴자에

활기를 더해주고 있다. 확실히 이번에 방문 했을 때는 몇 년 전 보다 긴자의 거리가 훨씬 에너지

넘치고 있다는 느낌이 들었다.

명품 숍들이 조용히 자리하고 있던 넓은 도로에 사람으로 넘치고 쇼핑몰에도 바쁘게 움직이는

관광객들이 많이 보였는데,긴자 식스는 오픈후 1년간 면세매출이 30%가 증가 했다고 하고

젊은 고객을 모으는데 확실한 성과가 있었다고 한다.     


도쿄의 거리를 바꾸고 있는 양대 산맥의 두 회사는 미츠이 부동산과 모리빌딩 인데, 최근 에도상인의

정신을 지녔다는 일본 최고의 디벨로퍼 미츠이에서 개발한 긴자 옆의 미드타운 히비야는

새로운 시도와 쇼핑몰의 최신 트렌드를 볼 수 있는 곳 이다. 


미드 타운 히비야는 60여개의 상업시설 중 일본 내에 처음 오픈 하는 점포, 상업시설로

처음 오픈 하는 매장, 새로운 업태의 매장등 그야말로 쇼핑몰의 실험실 이라고 해도 좋을 것 이다. 


모호한 타겟이 아닌  자기만의 라이프 스타일을 가지고 있는 성숙한 어른을 공략하는 MD구성과

디자인이 인상적 이다. 특히 아트웤과 문화시설이 풍성한 긴자식스와 차별화 되는 것은 자동차,

화장품, 서점 등의 전통적인 유통업체들이 기존 매장과는 다른 경험을 할 수 있는 곳 이라는 점이다.


전체 상업시설 구성에서 특이한 점을 보면 층별로 F&B시설이 고루 분포 되어 있고 히비야 미드타운에

처음 오픈 하는 매장이 많다는 것 이었다. 최근 국내의 쇼핑몰에서도 층별로 카페를 만든다든지 하는

시도가 되고 있는데, 히비야는 과감하게 층마다 3분의1가량을 F&B시설로 할애 했다.


예를 들면 렉서스 매장은 보고 만지고 시승한다는 컨셉으로 병설카페 '스프린들(THE SPRINDLE)'

시승 체험 프로그램인 '터치앤드라이브(TOUCH AND DRIVE)' 공간을 운영하는데, 단순히 음식을

즐기기 위한 공간이 아닌 브랜드의 철학까지 자연스럽게 즐길 수 있는 공간을 선보이고 있다.    


그중에서 3층에 위치해 있는 '히비야 센트럴 마켓(Hibiya central market)'이 가장 인상적 이었는데

크리에이티브 디렉터 다카유키 미나미가 디렉팅한 이곳은 그가 평소 즐겨 찾는 미용실, 안경, 서점,

커피 등 개인의 취향으로 MD를 구성했고 향수와 편안함을 느낄 수 있는 쇼와시대(1926~1989)의

시장이 컨셉이다.


최근 국내에서도 트렌드로 거론되는 뉴트로(NEW+RETRO) 감성과 딱 맞는 곳 이다. 매장의 전면을 보면

안쪽을 한번에 들여다 볼 수 없게 서점과 의류 잡화를 파는 매장이 앞을 막고 있다.     

어쩔 수 없이 옆으로 만들어져 있는 출입구를 찾아 들어서면 내츄럴하고 간결한' CONVEX ' 안경집으로

들어가게 되는데 소박하지만 고급스러움이 느껴지는 안경 매장이 저절로 카메라를 꺼내들게 한다.

매장 안쪽으로 안경을 조립하는 공간이 있는데, 왠지 몇 십년 안경만 만드신 노인이 오래된 도구로

수작업을 하고 있을 것 만 같은 분위기이다.  

   

그랜드 센트럴 마켓 전면

안경 매장을 나와 골목을 잠깐 걸으면 1970년대 쯤 봤을 법한 '이발사 히비야'가 자리하고 있다.

외관의 간판까지 그럴싸한 분위기를 만들어 준다. 모두 다 드러내는 요즘 같지 않게 외부의 창은

그 시절의 이발소처럼 작은 창을 가지고 있어서 그 안에서 어떤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 들여다보고 싶은

충동을 느끼게 한다.     

이발사 히비야 매장 전면

출입구 전면에서 안쪽을 막고 있던 매장은 의류 와 책을 파는 서점이다.

파티션을 이용한 서가가 인상적인데, '유린도(有隣堂)' 라는 108년 전통의 오래된 서점 이라고 한다.

LIBRARY 빈티지 의류샵 옆에는 구마모토의 대표적인 커피숍 'AND COFFEE ROASTERS'와 

가상의 운송 회사인 'Fresh Service'가 있다.     


유명 쉐프인 마루야마치히로의 '일각(一角)'도 인상적 이다. 선술집 컨셉의 와인바 일각은 좌석을

다다미와 부스를 결합한 형태로 재미있으면서도 푸드코트 에서는 느낄 수 없는 편안함을 주고 있다.

와인을 디스플레이 하고 서비스 하는 스테이션과 계산대를 개별의 박스 형태로 만들어서 공간이

비어 있지 않고 다양한 형태로 채워져 있어서 자연스러운 길을 만들고 안정감 있게 한다.

이런 평면 설계는 고객들이 지루해 하지 않고 공간은 활기를 가질 수 있을 것 같았다. 

복합 매장

또, 작은 갤러리도 있어서 변화 하는 이벤트를 만들고 있는데 트렌드와 맞는 훌륭한 구성 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실내 인테리어도 변화를 줄 수 있는 아이템이 필요 한시대가 되었다.

긴자식스의 중앙 보이드(VOID) 공간에 설치되어 있는 떠있는 미술 작품 이라든지 문화 행사 등을

예로 들 수 있다.

이러한 컨텐츠는 경험을 파는 곳으로서의 요건을 갖추기 위해서는 필수요소가 되고 있다. 상업 공간의 디자인은 단순히 아름다움만 추구 하는 것이 아닌  경험을 판매하는 스페이스로 진화 하고 있다. 

선술집  일각
일각의 다다미 형태의 좌석

다양한 컨텐츠 구성과 적절하게 절제된 디자인에 감탄 하면서 한참동안 히비야센트럴 마켓에서

머물렀는데, 그 힘은 단순히 아름다운 디자인 뿐만은 아닌 듯하다.

탄탄한 컨셉과 완성도 높은 컨텐츠가 디자인과 조화를 이루었기 때문이다.

이렇게 좋았던 곳의 대 반전은 이공간이 서점 유린토(有隣堂)에서 기획한 ‘책을 팔지 않는 서점’

이라는 것 이다. 책을 팔지 않는 서점 이라니 단순히 푸드코트의 미래형 버전이구나 라고 생각했던

나의 생각은 보기 좋게 빗나갔다.

유린토를 알고 방문하는 고객들은 서점에서 제안 하는 라이프 스타일을 자연스럽게 체험하고

브랜드의 가치를 느끼게 될 것이다.    

전혀 다를 것 같은 화장품과 식당이 자동차와 카페가 융합을 하고 변화 하는 시대이다. 

유통회사들과 식음료 회사들은 고객이 머물고 경험 할 수 있는 공간을 만들어 내는데 총력을

기울이고 있고, 경계도 무너지고 있다.

그 접점에는 F&B(FOOD & BEVERAGE)가 있다. 그 실험의 장이 되고 있는 미드타운 히비야를

주목해서 봐야 하는 이유이다.      


https://www.hibiya.tokyo-midtown.com/jp/    

뉴트로 :새로움(New)과 복고(Retro)를 합친 신조어로, 복고(Retro)를

새롭게(New) 즐기는 경향을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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