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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moonnight 왕송희 Mar 20. 2019

단점을 장점으로, 800 디그리스 피자

몇 년 전에 LA에 흥미로운 피자집이 있다는 얘기를 듣고 방문한 적이 있는데,

800 Degrees pizza(이하 800 디그리스)라는 이름의 핏제리아였다. 800도로 달구어진 화덕에서

1분 30초 만에 내가 원하는 방식으로 만들어진 피자가 구워져 나오는데, 인테리어 분위기는

피자를 만들어 내는 오픈 주방 쪽은 패스트푸드점처럼 느껴질 정도로 가벼운 캐주얼 스타일인데,

식사를 하는 곳은 세미 클래식한 느낌이어서 식사를 할 때 안정적이고 편안한 기분이 들어 좋았다. 

800 디그리스 피자 홈페이지

피자를 주문하는 오픈 주방이 인상적인데 원하는 도우에 고객이 먹고 싶은 토핑을 얹어서 바로

구워 줄 수 있게 긴 테이블을 따라가며 주문하고 끝에 가면 화덕이 있어서 자신이 주문한 피자가

뜨거운 화덕 속으로 들어가는 모습까지 확인할 수 있다.  

90초 만에 완성되어 테이블로 서비스되는 피자가 맛이 없기도 힘들 것이다. 이렇게 LA의 800 Degrees

핏제리아는 외곽에 피자 스테이션과 다이닝 공간이 오픈되어 있어서 뜨끈한 피자를

바로 서비스할 수 있고 고객이 피자가 만들어지는 과정을 순서에 따라 볼 수 있다는 점이 장점이었다.

평면은 아주 단순하고 서비스하기 편리한 구조이다.


이런 단순한 구조의 식당이 일본에 오픈했다는 얘길 듣고 뉴우먼의 1호점을 방문했었는데 미국이

매장과 상당히 비슷한 구조였다. 이 번호에 살펴볼 아오야마의 800 디그리스 일본 2호점은 1호점과

상당히 분위기가 달랐다. 조금 더 일본화되었고 지역에 맞게 디자인돼 있는데 매장의 효율성을

높이기 위한 좋은 예들이 있어서 소개하려 한다.     


아오야마점은 도심의 오아시스라는 콘셉트로 디자인되어 있는데, 2층으로 되어 있고 출입구가 시원하게 오픈되어 있어서 개방감이 돋보인다. 외관이 개방감 있고 작은 정원도 있어서 

쇼핑을 하거나 거리를 걷다가 잠시 쉬어가기에 좋아 보였다. 내부에 들어서면 큰 구조는 오픈 주방과 다이닝 공간이 나누어져 있는 점이 미국과 비슷하다. 아오야마점은 약간 안쪽으로 화덕이 있어서 잘 안 보이는 점은 좀 특이하다. 식당 평면이 안쪽으로 길어서 인 것 같은데, 이런 평면에서 자칫 하면 안쪽의 다이닝 공간이 고객의 비선호 좌석이 되어 항상 비어 있거나, 앉았던 고객이 자리를 변경해달라고 요청하는 경우가 많아져서 서비스 인력의 로스가 생길 수 있는 요소가 된다. 당연히 비선호 좌석이라는 것은 효율적인 공간 활용이 되지 않아서 이런 좌석 혹은 공간이 나오지 않도록 평면 계획을 하는 것이 중요한 일이다.     

아오야마의 800 디그리 피제리아의 평면에서 공간을 효율성을 높이는 장치들을 몇 가지 

살펴보려 한다.     

첫째, 칭찬하고 싶은 베버리지 바의 위치 

앞서 말한 것처럼 아오야마 매장은 길이가 긴 구조라서 안쪽의 자칫하면 사공간이 될 수 있는데 중간쯤에

홀에 음료를 서비스할 수 있는 바가 위치해 있다. 이 바는 바깥쪽에 있는 작은 정원과도 열려 있어서

외부에서 음료만 즐기고 싶을 경우에는 외부의 테이크아웃 창을 통해서 음료를 구입할 수 있게

설계를 했다. 


이렇게 평면을 구성해 놓으니 안쪽에서는 바가 장식적인 역할을 하고 직원이 바에서 움직이는 모습을

계속 보이게 되어 좌석에 앉아 있는 고객들에게 생기를 줄 수 있는 공간으로 바꾸어 주는 기능을

하고 있다.


국내에서 식당 평면을 계획할 때 음료 바(Beverage Bar)를 홀에 배치를 하면 기능이 없다고

원하지 않는 분들이 많다. 그래서 직원 동선을 고려해서 주방 안쪽에 음료 바를 계획하게 되는 경우가

많다. 이렇게 바(Bar)가 위치하게 되면 직원 동선이 조금 편리한 점이 있고 소음이라든지 시각적으로

보이고 싶지 않은 부분이 감추어지기 때문에 관리가 쉬워진다. 하지만 음료 바를 홀에 별도로 만들게 되면

음료 노출이 고객에게 많이 되어서 음료 매출을 증대시키고 홀의 공간을 별도의 파티션을 설치하지

않아도 자연스럽게 분할할 수 있다. 또 직원이 바에서 계속 움직이기 때문에 식당의 좋은 엔터테인먼트

요소가 될 수 있다.


특히 아오야마의 800 디그리스에서는 음료 바(bar)가 외부의 정원으로도 열릴 수 있게 설계가 되어 외부의 음료 주문까지 판매를 할 수 있게 되어 있어서 여러 가지 역할을 재간둥이 역할을 하고 있다. 바의 상단에 조명도 신경 써서 설치를 해서 홀의 아름다운 오브제 역할도 

훌륭히 해내고 있다.    

800 디그리스 피자 홈페이지

둘째, 좌석의 다양한 배치 

식당의 좌석 배치를 할 때는 타깃이 되는 고객의 성향을 파악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아오야마 800 디그리스는 출입구의 좌석은 전면의 개방감과 넉넉한 자리로 자칫 산만할 수 있는 자리를 시끄러울 수도 있는 단첵석을 배치해서 기능적인 문제를 해결하고 넓은 테이블은 장식적인 역할도 겸하고 있다. 대기 고객이 많을 때는 웨이팅과 포장 고객이 잠시 기다리는 곳으로 이용해도 좋을 것 같다.


오픈 주방 앞의 좌석은 Communal Table을 배치했는데, 테이블의 높이가 높아서 회전이 빠르고 혼자 온 고객 위해서 좋아 보였다. 또 오픈 주방 앞이기 때문에 서있는 고객으로 앉아 있는 사람들이 불편할 수 있는 점을

높은 테이블로 자연스럽게 경계를 만들고 있는 것도 눈여겨 볼만 하다.


안쪽으로 들어가면 음료 바(bar) 앞쪽은 좁고 높은 부스 의자를 2 탑 테이블로 바와 연결해서 캐주얼하게 디자인했다. 부스 뒤쪽으로는 소파 타입의 부스 의자를 두어서 가족 고객이나 오래 머무는 사람들을 위한

자리가 있다. 

하나의 공간에 다양한 니즈를 갖은 고객을 배려한 좌석을 만들어 두면 편안함을 느끼는 손님들은 반드시

우리의 식당을 다시 찾을 것이다.     

피자 스테이션

셋째, 사이트의 단점을 장점으로 바꿔보자

위에 설명한 내용을 종합해 보면 사이트의 단점 혹은 식당을 계획하면서 생기게 되는 문제점을 하나씩 해결해 나가는 과정이 디자인이라는 걸 알 수 있다. 

아오야마 800 디그리스는 전면부가 좁고 안쪽으로 긴 형태의 매장인데 중간에 음료 바를 설치하고 앞쪽을 과감히 개방해서 길이가 짧게 느껴지도록 했다. 그러면서 외부에 있는 환경을 활용해서 안쪽의 공간은 정원 쪽으로 개방할 수 있게 해서 안쪽의 답답함도 개선했다. 


앞쪽에는 주문을 할 수 있는 오픈형 주방과 중간의 음료 바를 배치해서 안쪽으로 들어가는 손님들이 지루함을 느끼지 않게 한 것도 단점을 극복하려는 노력이 오히려 장점으로 드러나게 된 좋은 예이다. 

디자인의 과정에서 가장 중심이 되는 것은 고객과 직원인데 기능적인 부분은 기본이고 고객과 직원의  감정과 경험적인 부분을 고려한 디자인을 하는 것이 중요하다. 평면을 그려 놓고(전문가가 아니어도 간단한 위치표시 만으로도 가능하다) 다양한 방면에서 단점을 체크 한 뒤 하나씩 장점으로 바뀔 수 있도록 수정해 나가는 과정은 식당을 오픈하고 생길 수 있는 리스크를 줄일 수 있는 최선의 방법이다.  

외부 정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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