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ORKSHOP Cafe
"환경의 변화는 창조성을 자극합니다. 심지어 가장 멋진 사무실에서도 루틴(routine)에 빠질 수 있고
루틴(routine)은 창의력의 적이다. "
- Fast Company
최근 본 광고 중에 ‘사무환경이 문화를 만듭니다’라는 사무용 가구 회사의 문구가 마음에 와 닿았다.
회사의 철학을 사무실 디자인에 담아 직원들에게 전달하자는 광고가 손뼉을 치게 했다.
한 디자인 회사는 직원들이 모일 수 있도록 의도적으로 동선을 겹치게 만들기도 하고 임원들의 파티션을 없애서 직원들과의 소통을 원활히 할 수 있도록 배려하기도 한다.
게임 회사나 It회사 들은 회사 내에 편히 쉬면서 창의적 아이디어를 낼 수 있는 플레이룸을 설치하기도 한다.
그런데, 이것은 역시 임원들만의 착각인 것인가?
샌프란시스코의 Workshop Cafe는 가장 멋진 사무실에서도 직원은 루틴에 빠질 수 있다고 그리고 그 루틴은 창의력의 적이라고 말한다.
워크숍 카페는 집중적으로 업무를 볼 수 있는 공유 오피스 개념의 카페인데 샌프란시스코에 두 개의
매장이 있다.
소마 지역과 다른 한 군데는 FIDI점으로 모두 비즈니스의 중심지역에 위치한다. 한국으로 보면 테헤란로나
광화문 정도 되는 오피스 밀집지역이다. 카페의 면적이 상당히 큰데 앞쪽에 일부 공간과 뒤쪽으로 나누어서
앞쪽에는 장소 이용료를 내지 않는 커피숍이 있고 뒤쪽으로는 시간당 사용료를 내는 집중적으로 일을
할 수 있는 공간이 있다.
운영방식이 코워크스페이스와 비슷하기도 한데, 자세히 들여다보면 상당히 다른 면이 있다.
코워크스페이스는 월 단위 혹은 연간 단위 등으로 일정기간을 계약하고 사용하는 곳이다.
그 안에 카페와 회의실 개별 오피스 등이 있어서 매우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는 점이 매력적이다.
인원이 적은 스타트업 회사의 경우에는 작은 사무실에서 구비할 수 없는 카페와 회의실 등 편의시설을 이용할 수 있는 점도 장점이다. 반면 워크숍 카페는 월 단위 등의 장기 계약을 하지 않고 가볍게 하루에 사용한 시간만 결제하면 되는 시스템이다. 아티스트나 혼자서 움직이는 사업을 하는 경우에는 훨씬 유동성이 좋다.
그리고 기업에서 워크숍 카페와 계약을 하고 직원들이 사무실이 아니 카페에 와서 회의를 하거나
일을 하게 하는 경우도 있다.
이렇게 사무공간에 경계를 두지 않고 다른 곳에서 일을 하게 하는 것은 직원들이 루틴에 빠지지 않게 하고
업무에 몰입하게 한다.
워크숍 카페의 전체 구조를 살펴보면 출입구 쪽에 음료와 간단한 스낵을 제공하기 위한 바가 위치해 있다.
간단히 먹을 수 있는 그랩 앤 고 냉장고가 있고 바로 옆에 주문을 위한 카운터가 있다. 이곳에서 주문을 해서 일반적인 커피숍처럼 이용을 할 수도 있다.
포틀랜드의 대표적 카페인 스텀프 타운 원두를 사용하고 전문 바리스타가 커피를 만들어 준다. 음식도 매장에서 직접 만들어서 신선하고 건강하다. 이른 아침식사도 가능한데 일을 할 때 활력을 줄 수 있는 메뉴로 구성했다고 한다. 와인과 맥주도 구비되어 있어서 간단히 일하며 마실 수 있는 점도 매력적이다.
워크스페이스를 이용하지 않아도 좋은 커피와 음식이 준비되어 있고 공간도 좋아서 일부러 들러서
즐길 만하다. 안쪽의 워크스페이스는 생산성 향상을 위한 여러 가지 기능들을 있는데. 개별로 이용할 수 있는
충전기가 제공되는 좌석과 2인 3인 4인이 이용할 수 있는 단체 좌석, 대형 모니터를 이용할 수 있는 자리 등이
있다. 미팅룸도 다양하게 있고 폰부스 스캔과 출력을 위한 공간 등의 편의를 제공한다.
그리고 워크숍 카페는 예약과 자리 지정을 앱을 이용해서 할 수 있는데 어느 좌석에 누가 사용하는지 알 수 있게 프로필을 공개해서 실제 카페에서 다양한 사람과 교류를 하면서 네트워크를 만들 수 있다. 물론 공개하고 싶지 않은 사람은 비공개로 설정도 가능하다.
일반적으로 카페를 이용하는 고객들은 조용히 자기의 일을 하거나 사적인 미팅을 위해 찾는 경우가 많지만 특별히 ‘집중적으로 창의적인 작업에 몰두할 수 있게 ‘ 일을 하기 위한 카페에서는 좀 다른 방식의 디자인이 필요하다. 장식적인 디자인보다는 기능에 충실한 작업이 필요하고 사용자가 일에 집중할 수 있는 적절한 조명과
조도가 있어야 한다. 음악 선곡도 중요하고 소리의 조화와 크기를 일에 방해가 되지 않게 설정하는 것도
디자인의 한 요소라고 할 수 있다.
그리고 워크숍 카페처럼 네트워크를 목적으로 하고 있다면 좌석을 배치할 때 서로를 볼 수 있게 되도록
파티션을 설치하지 않고 벽이나 막히는 공간을 만들지 않는 점도 중요하다.
좌석 간의 간격도 일반적인 치수보다는 사람들 사이를 좀 더 가깝게 설계하는 것이 좋다.
요즘 을지로의 한 건물의 상업공간을 설계하고 있는데, 건물에 입주할 직원들의 경우에는 카페에서 일을 보는 경우가 상당히 많고, 회의실이 부족해서 상가 쪽의 카페에서 외부 미팅을 하게 되는 경우도 많다고 한다.
일하기 위한 도구가 더욱 간편해지고 장소성에 구애받지 않는 시대에서 한 장소에 꼭 앉아서 일을 해야 한다는 것은 어쩌면 직원들의 창의성을 붙잡고 있는 건 아닌지 생각해봐야 할 시점이 된 것 같다.
반복되는 일상에서 벗어나 늘 보던 직원이 아닌 다른 업종의 다른 사람들과의 접점을 늘리고, 생생한 정보 교류를 할 수 있다면 분명 폭넓은 아이디어가 나올 것이다.
또 공유경제에 대한 시도와 논의가 활발한 때에 고정적인 비용을 지출해야 하고 직원들에게 매력적이지 않는 회의실 공간을 100% 회사에 배치해야 하는 걸까? 일에 집중할 수 있도록 최적화된 워크숍 카페 가 그 대안이
될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