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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moonnight 왕송희 May 14. 2018

팜투테이블의 대명사 De Kas

콘셉트를 위해 존재하는 공간   De Kas    

15년간 외식공간을 설계하면서 알게 된 것은 시각적인 디자인뿐만 아니라 문화와 심리적인 부분 등 다양한 분야에서 검토하고 적절한 적용이 필요하다는 것이었다.    

쉽게 생각하면 주방 만들고 슥슥 의자 놓고 돈을 받을 수 있는 카운터만 만들면 식당이 완성될 것 같지만 현실은 그렇지 않았다.


투자비와 주변 환경, 음식, 고객, 오너, 스탭에서부터 설비와 여러 공사 환경 등 씨실과 날실처럼 얽혀서 이러한 내용들이 잘 짜여야만 하나의 외식공간이 완성되는 것이었다.

이 중 하나라도 올이 맞지 않으면 무언가 부족한 공간으로 되는 것이 너무나 명확해서 프로젝트 하나하나에

온 힘을 썼던 기억들이 생생하다.    

그래서 외식공간을 운영하시는 분들이 조금 더 실수를 줄이고 좋은 공간이 만들어지는 데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고자, 지금까지 쌓아온 자료 중에서 의미 있는 공간을 바탕으로 외식공간의 인테리어에 대한 정보를 공유하고자 한다.    

이번 연재에서는 이론의 나열보다는 실질적으로 아이디어를 얻고 영감을 받을 수 있게 여러 프로젝트를 진행하면 실제 스터디를 했던 공간으로 한정해서 소개하려 한다.    


De Kas 암스테르담  

http://www.restaurantdekas.nl/    

콘셉트를 위해 존재하는 공간!    

처음 소개할 외식공간은 팜투테이블 콘셉트의 식당이다.

농장에서 식탁으로 라는 의미인 팜투테이블은 현지 농부가 직접 재배한 유기농 채소 과일을 식탁에 올려놓자 는 의미로 시작한 운동이다. 이러한 콘셉트의 식당들은 식당에서 직접 사용할 채소나 과일 등을 재배하거나 그 지역의 농산물을 구입해서 요리의 재료로 쓰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이에 가장 적합한 콘셉트를 가진 외식공간이 있는데 바로 암스테르담의 De Kas이다.    

월페이퍼 등 여러 곳에서 네덜란드의 꼭 방문해야 할 대표적 레스토랑으로 꼽는 식당이기도 하다. 


미슐랭에서 스타를 받은 셰프 하게만(Gert Jan Hageman)이 ‘식당에 공급하는 식재료를 직접 생산하는 신개념 레스토랑’을 구상했고, 시의 어린이집으로 쓰이던 건물을 매입해서 그중에 식물을 기르던 낡은 온실을 식당으로 개조하고, 식당 안과 바깥에 텃밭정원을 만들었다.     

지금도 하게만이 직접 텃밭 정원의 모든 채소와 허브 재배를 직접 담당하고 있으며, 식당에서 일하는 요리사를 포함한 모든 직원들도 식물 재배에 동참한다.     


지난해에 암스테르담의 드카스를 직접 방문했었는데, 트램에서 내려 찾아가는 길이 숲길처럼

좁게 나 있었고 그 길을 따라가다보면 갑자기 드넓은 공원이 나타난다.    

공원의 초입에 자리 잡은 드카스는 안정된 박공지붕 형태의 글라스하우스이고.

붉은색이 선명한 굴뚝이 인상적이다.     

입구를 찾아 출입구에 들어서면 요리에 쓰일 각종 채소들이 자라고 있는 정원을 지나게 되는데, 고객은 채소를 보며 이 싱싱한 재료들로 만들어질 음식이 어떨지 상상을 하며 설레게 된다.     


출입구에서 다이닝 홀까지 좁고 긴 통로를 지나며 채소라 자라는 정원을 보게 되어 있는 구조 인데 이 좁고 긴 통로가 사람들의 마음을 움직이는 이유는 디스플레이가 아닌 실제 음식에 쓰이고 있는 채소들이 싱싱하게 햇살을 받으며 자라고 있는 모습을 보여주기 때문이다. 

이 공간은 고객들에게 내가 먹을 음식이 어디서 오는지 보여줌으로써 신뢰와 안정을 느끼게 한다. 이  식당에서 마케터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는 곳이다.    

좁은 통로를 지나 홀로 들어서면 드라마틱 하게 8m에 이르는 천정과 구조가 절로 탄성을 자아낸다.    

온실로 사용되던 공간을 리노베이션 한 곳이라 억지로 만들어 낼 수 없는 세련된 자연스러움이 느껴졌다. 그야말로 이 식당의 콘셉트를 위해 존재했던 공간이다. 1) (사진)    


전체적으로는 업스케일 다이닝 다운 구조를 가지고 있다.    

테이블과 의자가 캐주얼하지 않고 안정된 스타일로 코스요리를 즐기기에 편안하게

디자인되어 있다.    

4인용 테이블과 2인용 테이블 6인용 테이블이 적절히 배치되어 있어 좌석 활용도를 높였다.     

오너 셰프의 레스토랑이기 때문일까? 오픈된 주방과 그 안의 셰프 룸이 인상적이다.    

다이닝 홀 한편에는 전혀 다른 스타일의 공간이 있는데, 이곳은 막혀있지는 않지만 

벽체를 일부 세우고 디자인을 달리 함으로써 프라이빗한 식사를 즐길 수 있게 설계했다. 

그리고 이 공간이 재미있는 것은 각 공간을 연결하고 기능을 분담하는 버퍼링 공간으로 최적의 자리에 배치를 했다. 2) 도면 숫자 2


홀에 음료를 서비스할 수 있는 역할과 프라이빗 파티가 열릴 때는 바(bar)의 역할을 할 수 있는 베버리지 스테이션, 파티룸으로의 음료 서비스도 가능하다.

그리고, 테라스에 고객들을 접객하기 쉽게 되어 있고 테라스 고객들도 소외된 느낌이 들지 않도록 식당의 엔터테인먼트적인 요소를 가까이 배치하여 배려했다. 아주 훌륭한 이 식당의 요소라고 생각이 된다.

이런 공간을 만날 때 즐겁다. 식당의 곳곳이 면밀히 채워지는 느낌이 든다.      

오너 셰프의 식당답게 주방의 위치도 홀을 바라볼 수 있는 위치에 자리했다.     

주방의 벽체를 프레임을 설치해서 유리로 만든 점이 좋았다. 

안을 볼 수도 있고, 전체적으로 유리로 지어진 건물의 디자인을 해치지 않게 설계되어 있다

또 채소가 키워지는 온실에서 바로 주방으로 들어갈 수 있게 되어 있어서 동선 구성이 

아주 원활하다. 3) 사진   


고객들은 식사를 하다가 옆 온실로 요리사들이 요리에 쓸 재료를 직접 따러가는 모습을 

보기도 한다.

셰프에게도 고객에게도 이상적인 경험이다.  

(팜투테이블: 

2000년대 들어 미국에서 시작한 사회운동으로 농장직거래 운동의 한 종류이다.)  

(월간 식당 2017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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