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셜티 커피 제3의 물결(Third Wave Coffee)
최근 커피로 가장 유명한 곳은 아마도 미국의 샌프란시스코가 아닐까 싶다.
다른 어느 지역 보다도 명확한 아이덴티티를 가진 브랜드들이 포진되어 있고, 샌프란시스코의 몇몇 커피숍
들은 소위 제3세대 커피의 대표주자로 불리고 있다.
이번 출장에서는 샌프란시스코의 간판 커피 브랜드 매장을 방문해 볼 수 있었다.대표적인 곳은 사이트 글라스, 포 배럴 , 리츄얼, 블루보틀 등으로 샌프란시스코의 4대 커피숖으로 불린다.
이들은 각자의 모토를 지켜내며 지금까지도 그 명성을 유지하고 있다. 먼저 가장 먼저 찾아간 곳은 소마 지역에 위치해 있는 사이트 글라스이다
자유로운 영혼이 넘치는 이 지역의 공장을 개조해서 만들었다. 이 매장은 국내의 많은 커피회사 및 기업에서
가장 많이 참고하고 적용한 곳인 것 같다.
복층 구조의 넓은 천정과 매장 안으로 들어서자마자 보이는 거대한 커피 스테이션이 인상적이다.
커피 스테이션이 중앙에 위치해 있고, 그 앞쪽으로 로스팅기가 배치되어, 출입구부터 커피 향이 강하게 공간을 채우고 있다. 전반적으로는 인더스트리얼 스타일의 인테리어로 설계되어 있다.
커피를 주문하고 복층으로 올라가니 1층을 시원하게 내려다볼 수 있고 천정이 약간 낮은데, 오히려 아늑한
느낌을 주었다. 1층을 내려다볼 수 있는 1인용 바에 앉아 보니 아래쪽으로 바리스타들의 커피를 내리는
역동적 모습들이 재미있었다. 오랫동안 머물러도 전혀 지루 하지 않을 것 같았다.
대화를 나누는 사람 아래를 내려다보고 있는 사람 등 고객들의 행동은 다양하게 나타났다.
2층에는 아포가토 바가 있어서 2층에서만 느낄 수 있는 경험의 요소가 되고 있다.
1층이 멋있긴 하지만 자칫 지루해질 수 있는 2층의 공간을 잘 활용해서 오히려 더 매력적인 공간으로 만들어 낸 것이 좋은 시도라고 생각된다. 한정된 공간을 다각도로 연구해서 모든 공간에 역할과 활력을 만들어 주는
것이 중요하다. 두 번째로 찾아간 곳은 미션 지역에 위치한 포 배럴이었다. 들어서자마자 커피 바와 주방이
넓게 보이고 뒤편으로 로스터기가 있다.
포 배럴은 아날로그 방식으로 로스팅하고 있다. 숙련된 기술을 익힌 로스터가 꼭 필요한 방식을 고수하는
것이다. 포 배럴이 지향하는 가치가 무엇인가를 느낄 수 있는 대목이다.내부의 분위기도 기본적으로는 터프하고 창고 같지만 원두의 패키지나 부분적인 아트웍 등을 사용해서 예술적인 분위기를 잘 드러내고 있었다.
이런 요소들이 공간의 캐주얼함과 조화를 이루며 안정적인 감성을 전달해 준다.
중앙의 커피 바는 사방으로 오픈되어 있어서 고객들은 바리스타의 움직임을 놓치지 않고 볼 수 있고 바리스타들은 가끔씩 고객들과 눈을 마주치며 대화할 수 있도록 설계했다. 커피를 주문하는 카운터 측면에 원두와 포 배럴의 에코백 컵 등을 구매할 수 있는 공간을 마련해 놓았다.
커피에 집중되어 있는 매장 이어서 인지, 이곳은 커피와 곁들일 수 있는 베이커리는 작은 쇼케이스에 간단히
준비되어 있다. 그에 비해 포 배럴에서 운영하는 더 밀이라는 샌드위치 카페는 포 배럴과 비슷한 구조의 공간인데 카운터 옆쪽으로 과감하게 빵 트레이를 놓아서 구매욕을 자극한다. 고객에게 어떤 것을 판매할지 어떤 목적인지에 따라 공간 디자인은 달라진다.
리추얼 커피는 가장 대중적이고 기능에 충실한 디자인의 매장이었다. 붉은색의 강렬한 깃발이 인상적이다. 편안한 분위기의 맛있는 커피를 찾는다면 리추얼이 적합할 듯하다.
카페를 찾는 목적은 다양하기 때문에 디자인적인 부분에서 보면 트렌디한 공간은 아니지만
오히려 군더더기 없는 이런 곳을 선호하는 고객도 분명히 있다고 생각한다. 오히려
다양한 층을 흡수할 수 있는 것은 장점이라고 생각된다.
마지막으로 사실 블루보틀은 큰 기대를 하지는 않았던 곳이었다.
최근 대기업에서 인수를 하게 되면서, 약간 작은 커피 로스터리로서의 개성을 잃지 않았을까 하는 것이 그렇고 앞서 방문한 일본의 매장과 브루클린의 매장이 크게 감동적이지는 않았기 때문이다. 그런데, 샌프란시스코의 블루보틀은 대반전이다.
사실 개인적으로는 이번 출장에서 가장 좋았던 곳으로 꼽을 수 있을 것 같다.
샌프란시스코에서 태어난 브랜드라서 일까? 모던하면서도 따뜻한 지역의 감성을 풍부하게 가지고 있으면서 강한 인상을 남기는 블루 컬러의 적절한 사용이 세련되게 느껴졌다.
화려한 디자인이 적용된 것도 아닌데 모던한 공간이 조명과 적절한 배치로 꽉 찬 공간으로 느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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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에도 커피시장이 커지고 경쟁이 심화되면서 커피숍 공간에 대한 고민도 많아지고 있다.
공간 투어를 마치고 나니 근본적인 의문도 생겼다.
왜 잘되는 매장과 안 되는 매장이 생기게 될까? 다른 공간들과 겹치는 내용도 있지만
커피숖에 한정해서 공간 디자인적인 관점으로 몇 가지 고려해야 할 사항을 메모해 봤다.
첫 번째, 공간
목적을 정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두 번째, 가구
다양한 형태의 가구를 배치해야 한다.
세 번째, 조명
자연광과 인공조명의 조화가 중요하다.
네 번째, 창
자연이 작품이다.
다섯 번째, 향기
커피 향이 나게 하자
여섯 번째, 경험
고객이 어떤 경험을 하게 할지 고려해야 한다.
위의 내용은 다음호에 조금 더 자세히 설명해 보려 한다.
블루보틀
www.bluebottlecoffee.com
사이트 글라스
리츄얼
www.ritualroasters.com
포 배럴
www.fourbarrelcoffe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