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남 나인원 고메 494
코로나 19의 대유행으로 전 세계가 패닉에 빠져 있는 가운데, 우리나라도 외식업과 관광관련업 등이 직격탄을 맞아 힘든 시기에 있다.
아직은 섣부른 생각 일지 모르겠지만 우리나라는 조금씩 코로나 19를 관리하며 일상으로 돌아갈 준비를 하고 있는 듯하다.
세계의 석학들은 코로나 19를 계기로 세계의 질서가 바뀌고 전혀 다른 세상이 올 것이라는 이야기를 하고 있다.
그리고, 기존의 산업은 변화를 겪으며 급격히 디지털화가 될 것이고, 그 흐름에 뒤처지면 살아남기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이다.
그렇다면 큰 타격을 입은 외식업은 코로나 19 이후의 상황을 어떻게 대비해야 할까? 이번 원고를 준비하면서
여러 자료를 찾아보았지만 눈에 뜨일 만한 해결책은 보이지 않는다.
사실 해결책을 말한다는 것 자체가 어불성설 일지 모르겠다.
하지만 가만히 손 놓고 앉아 있을 수는 없는 상황, 최근 오픈해서 핫플레이스로 외식 지형을 바꾸고 있는 한남 나인원 고메 494를 방문해서 트렌드를 살펴보았다.
나인원 고메 494를 방문해 보면, 생각보다 고객이 많아서 놀라고, 규모가 크고 지금까지의 상업 공간과는 차원이 다른 MD구성에 감탄을 하게 된다. 요즘 같은 때에 고객이 찾는 이유가 있을 텐데 몇 가지 측면에서 외식공간이 발전해 나가야 할 방향과 맞추어서 살펴보려 한다.
첫 번째는, 기존의 틀을 깨고 입체적인 시각으로 다시 식당 운영을 바라봐야 한다.
나인원이 보안과 프라이버시를 중요하게 생각하는 고급 주거 단지임에도 불구하고 상업 공간을 적극적으로 개발한 것은 건물의 수익성을 높이고 예전과 달리 슬세권('슬리퍼로 생활 가능한 세력권'의 줄임말)의 편의 시설을 중요하게 생각하는 부동산 시장의 트렌드와도 맞는 전략이다.
기존의 틀에 메여서 폐쇄성만을 강조하는 것이 아닌 열린 공간을 만들어서 주거공간의 상업시설을 핫플레이스로 만들었다.
이런 전략은 입주민의 편리성도 높이고 주거 브랜드의 가치를 높이는 효과가 있다.
확실히 기존의 틀을 깨서 새로운 형태의 상업시설을 시장에 제시한 점을 높이 살만 하다.
우리가 운영하는 식당들도 기존의 방식이 아닌 새로운 시각에서 다시 점검을 해볼 필요가 있다.
고급 식당인데 배달을 할 수 있을까? 우리는 작은 식당인데 인터넷 판매를 할 수 있을까? 이런 고민은 다 어제의 고민이 되었다.
“우리는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의 필요성을 느끼고 있었지만 전통적인 유통방식에 머무르고 있었다. 하지만 코로나 19는 과거의 방식을 더 이상 생존 불가능한 환경으로 만들었다 디지털에 올인해 새로운 길을 개척하는 것 외에는 선택의 여지가 없다 고객의 변화에 맞춰 좌표를 옮겨야 한다.”
는 중국 화장품 회사 칭수안의 창업자 쑨라이준의 말처럼 고객은 빠르게 다른 차원으로 옮겨 갔다.
한국에도 시대에 맞춰 발 빠르게 움직이는 식당들이 있다. 청담동의 정통 프랑스 식당인 레**아는 배달 서비스를 하고 있고, 홍대의 작은 식당인 미* 식당은 서비스로 손님께 제공하던 떡볶이를 출시해서 마켓 컬리에서 판매를 하고 있다. 떡볶이 전문점에서 만든 제품보다 훨씬 판매량이 많다고 한다. 두려워하지 말고 시작해 보자.
두 번째는, 고객의 니즈를 흡수할 수 있는 다양한 장치를 마련해야 한다는 것이다.
한남 나인원은 상업공간의 구성을 다양하게 구성했는데, 화랑과 라이프스타일 샵, 오디오 매장, 고급형 슈퍼마켓, 캐주얼 식당, 프리미엄 식당, 베이커리 카페, 전문 커피숖, 쿠킹스튜디오 등의 비율을 적절히 구성해서 고객이 지속적으로 찾을 수 있는 요소를 포진시킨 점이 장점이다.
식당 운영에 적용을 해 보자면 고객이 매장을 찾았을 때 다양한 활동을 할 수 있는 요소를 만들어 놓는 것이 중요하다. 아름다운 디자인도 중요하겠지만 콘텐츠가 더욱 중요한 시대가 되었다. 매장으로 나와서 식사를 해야만 하는 이유를 만들어야 하는데, 운영하는 식당을 찾는 고객에 맞는 좌석 배치 룸의 배치들을 적극적으로 적용한다든지, 식당의 콘셉트와 맞는 이벤트를 만들어 보는 것도 좋을 듯하다. 단순히 아름다운 포토존을 만들어 놓는 것은 일차원적인 접근으로 보인다.
즉 변화하지 않는 하드웨어보다는 변화할 수 있는 소프트웨어에 집중해야 변화에 대응할 수 있다. 좀 더 섬세한 계획으로 고객에게 매장으로 와서 식사를 해야 하는 이유를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
세 번째, 수익 창출을 위한 공간을 매장 내에 만들어 보는 것이 어떨까?
나인원에 오픈한 심영순 선생님의 따님이 운영하는 일상 담 미는 프리미엄 레스토랑임에도 계산대 옆에 다양한 소스와 반찬을 판매하고 있다. 깨끗하고 고급스러운 공간에서의 식사도 기분이 좋았고 계산을 하 기 위해 카운터 앞에 섰을 때, 정성껏 마련해 놓은 디스플레이 장의 소스와 반찬 등을 구매할 수 있는 점이 편리하고 믿을 수 있는 음식을 먹었다는 안정감을 가질 수 있었다.
하나를 보면 열을 안다는 말처럼 작은 공간의 디자인도 이렇게 깨끗하고 신경을 많이 쓰는데 음식은 오죽하랴 라는 마음이 드는 것이다. 매출이 좋은 식당일수록 적극적인 수익창출을 위한 테이크아웃코너를 만들어 보기를 권하고 싶다. 판매대를 구성할 때는 미리 냉동음식과 냉장음식이 어떤 아이템이 있는지, 제품을 진열했을 때 어떻게 조명을 비추어야 돋보이는지를 고려해서 디자인하는 것이 중요하다.
그리고 포장재도 디자인을 의뢰해서 식당에 어울리고 콘셉트에 맞는 안으로 맞추어 놓으면 매장의 완성도를 높이고 매출도 올릴 수 있다. 사실 요즘 같은 때에는 선택이 아닌 필수요소가 되었다.
몇 달 전 일본 출장에서는 3년에 걸쳐 리뉴얼한 시부야의 PARCO쇼핑몰을 방문했었는데, 1층에 위치한 럭셔리 매장의 계산대 옆에 게임기가 있는 것을 보고 재밌어했었다. 매출에 큰 기여가 되는 것은 아니지만 고객에게 재미 요소를 주고 없으면 안 생길 부가수익도 만들어 낼 수 있다는 점에서 좋은 시도라고 생각한다.
앞으로의 외식공간 인테리어는 이제 시각적인 아름다움을 넘어서 기능과 효율성을 갖춰야 하고 매장에서 운영하는 콘텐츠를 담아낼 수 있어야 한다.
쉽지 않은 일이지만 방향을 정하고 그에 맞는 노력을 한다면 분명히 콘셉트에 일치하는 매장을 만들어 낼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