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은 이파리들의 치열한 생태계
출근길
인도와 화단의 경계에 회양목이 있다.
우듬지를 손으로 쓸어본다.
이맘때 손에 닿는 회양목 이파리는
연약하고 물기가 많다.
여리여리한 연두빛의 새 줄기와 잎
그 밑에 단단한 옛줄기의 진초록 잎
새줄기와 잎은 애써 아둥바둥하지 않는다.
넘치는 햇살의 애정을 누린다.
고개를 늘어뜨리고
바람에 흔들흔들 몸을 맡긴다.
옛가지는 진한 초록으로 무장하고 자못 비장하다.
새줄기와 잎이 흔들릴때 만들어지는 날카롭고 좁은 공간
그 작은 틈으로 들어오는 햇살을 놓치지 않아야 한다.
수수하고 덤덤한 회양목
그 안의 생기와 긴장감으로 넘치는 생태계를 엿본 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