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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주드 Oct 28. 2022

폭력과 상처

폭력이 있으면 상처가 있다.
폭력이 없이 상처만 있을 수는 없다.

그런데 때때로 가해자 없는 상처가 생기기도 한다.
지금 내 상처는

나로 인해 비롯된 것.
내가 잘못해서, 내가 어리석고 부족해서

스스로 망가진 것.
상처받은 이는 자해하고 자책한다.
내가 받은 것이 폭력이었음을 인지하지 못한다.

이때 필요한 것은
상처받은 이를 위로해주는 일이 아니다,
폭력을 당했음을,

가해자가 분명히 존재함을 깨닫게 하고
그를 위해 고발해주는 것이다.


나의 상처는 나 개인이 감내해야 할 문제가 아니다!  
내 인격이 공격당했고, 그로 인해 나의 자존감의 뿌리가 상했고, 이 모든 게 그럴 만한 일이었노라고 나 자신을 기만하도록 만든 것에
가해자가 책임을 지고 해결하고 보상해야 한다!


그런데 가해자를 특정 짓기 힘들거나

가해자를 기억하지 못하는 경우도 있다.
그렇다면 그때는 누구에게 책임을 지을 것인가.

여기에서 예술가의 역할이 필요하다.
상처 입은 자들이 발견하도록 한다.
그들이 성찰하고 자신의 목소리를 듣고 깨닫게 한다.
깨달음은 결심으로 이어지고
결심으로 얻은 에너지는 밖으로 향하기 마련이다.
나의 에너지가 타인에게 가닿을 때
비로소 피해자의 굴레에서 완전히 벗어나게 된다.

그리고 그때가 예술가의 소명이 다하는 순간이다.

상처가 회복되려면
그 과정을 거쳐야 한다.
그래야 상처를 입힌 이를 용서하는 것도,
모든 책임을 떠안고 자학하던
나 자신과의 화해도
가능해진다.

그리고 그 지점에서 새로운 나를 만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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