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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주드 Oct 29. 2022

달이 비추는 곳

취한 김에 글을 쓰는데

정말 드문 일이니까 쓰는 건데

왜 이렇게 맛있나 이 와인

내일 아침에 수업 가야 하는데

큰일이네


내가 말이지

취했으니까 말이지

나의 내밀한 취향의 한 조각을 공개하자면 말이지

이 노래 들어봐

‘누구라도 그러하듯이’

자우림의 연주와 노래로

기타 리프가 엄청 멋져


되게 웃긴 게

사람 마음을 들었다 놨다 해놓고선

앞으로 너 알아서 하라고 한다?

자기들이 할 일은 여기서 끝났대

나 같은 경우는 안경을 껴서 말이야,

이런 황에서 안경을 한번 이렇게 추켜올리면 좀 뭐랄까 덜 뻘쭘한데 말이야

안경 안 끼는 사람들은 이럴 때 어떻게 행동해?


오케이 좋아

내가 이성적으로 분석해볼게

왜 ‘누구라도 그러하듯이’인 건데?

모든 사람들이 다 같은 줄 아나 봐?

오만하네?


‘나는 이제 돌아다본다’

왜 돌아봐야 돼?

라고, 오마이갓, 나의 20대가 신경질을 낸다!

근데,

나도 모르게 돌아보게 된다?

라고, $÷*#*=@# 나의 40대가 읊조린다!

아 뭐야

그렇게 뒤돌아보고 싶어?

뭐, 뭐가 알고 싶어서?

다시 젊어지고 싶어서?

두고 온 것이 후회돼서?

뭔데 뭐가 알고 싶어서 그러는데?

돌아보긴 뭘 돌아봐!


나는

사실 아무것도 알고 싶지 않아

다시 태어나고 싶어

지금 이 순간 초시계를 세팅해놓고

이 순간부터 새롭게 시작하는 거지


모든 젊음이 주름을 포함하고 있다면

그러면 불안이란 것도 없겠지

모든 늙음이 주책을 포함하고 있다면

그러면 눈치 볼 것도 없겠지


나는 그것을 존중해

수십 억 년간 동일하게 비추던 달빛이었지만 말이지

오늘과 내일의 달빛이 내게 다른 의미이듯

짧은 인생 내가 사랑한 것이

그 달빛이라면

이사 가야지!

신축 아파트 단지 말고

저기, 나도 모르겠어, 달빛 말고는 아무것도 없는 곳

찾아가야지!

떽, 너는 입 그만 놀려

저기, 친구야, 네가 살고 싶은 곳 어디야

여기 여기여기

달빛 없이는

한 걸음 떼기 어려운 깊은 곳

가봤어? 가봤어?

못 가봤을 걸

못 갔을 걸

뭣 같은 곳

그런 곳은 아무나 갈 수 없는 곳이

되어 있어

이미


(또 모르지?

너를 사랑하는 누군가가

개구멍을 파놓았을지도?

그리로 들어와 친구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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