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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Moon Roa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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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민지 Apr 04. 2020

호주 워킹홀리데이 요약


호주에 온 지 어느덧 17개월이 다 되어간다.

1년 반도 안 되는 짧은 시간 동안 너무 다채로운 일들이 많았기 때문인지 그보다 훨씬 더 오래 있던 것만 같다.

대학 졸업 후 1년 반 동안 한국에서 교사라는 직업으로 직장생활을 했지만 남아있던 학자금 대출금을 모두 갚고 노트북을 구입하고 비자 신청 및 비행기표를 구매하고 가까스로 남은 400만 원을 들고 호주에 왔다.


전공도 직장도 관련이 전무했던 내가 모튼 섬에 있는 탕갈루마 리조트의 투어데스크 및 한국인 게스트 담당 직원으로 채용이 된 것으로 호주에서의 생활을 본격적으로 시작.

탕갈루마를 떠난 후 세컨드 비자 연장을 위해 울며 겨자 먹기로 작은 시골마을 인버렐에 있는 빈다리 소고기 공장에서 살면서 가장 힘들게 느껴졌던 3개월 버티기.

그러던 와중에 시드니 본사 공개채용을 거쳐 한국에서부터 간절히 바라고 꿈꿨던 해밀턴 섬의 리프뷰 호텔 호스트로 취업 성공.

그러나 불미스러운 사건으로 인해 일을 시작한 지 얼마 안 되어 나간 후 호주의 심장으로 불리는 울룰루에 위치한 5성급 호텔 리셉셔니스트로 취업.

그리고 차근차근 부딪히고 배우며 경력을 쌓던 중 예기치 못한 코로나 바이러스 사태로 호텔 운영이 중단되어 갑작스럽게 무급휴직상태에 놓인 반 백수가 되기까지.


다시 돌이켜봐도 험난하기 짝이 없다. 워킹홀리데이를 어느 누가 만만하다고 했는가.

사람마다 다르겠지만 내게 있어 호주 워킹홀리데이는 다른 경험들과 마찬가지로 끝없는 도전과 역경, 그리고 극복의 연속. 물 흐르듯 평탄하기만 하면 편하고 좋겠으나 최저점과 최고점을 쉴 새 없이 오르내리며 지금까지 달려온 내가, 아무리 백수가 되었다 해도 지금은 스스로 대견할 뿐. 다만 앞으로도 헤쳐나가야 할 길이 왜 이렇게 많은 걸까, 인생 참 길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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